"선배님 제발... 풀어 주세요!!! ㅠ.ㅠ"

벤큐1300 작성일 07.11.09 23: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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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군대 얘기들이 재미있네요... 저는 군대같지 않은곳에 있다와서 님들 얘기에 끼지는 못했지만...

동원예비군은 동일하게 받았으니... 그때 에피소드 하나...

 

이제는 나라에서도 쓸모가 없던지 부르지도 않는.. 동원예비군 때 일입니다..

다들 동일하게 아시겠지만.. 선배님 고무링 착용하십시요..

선배님 줄서십시요..

선배님 총 끌지 마십시요... 등등 선배님.. 선배님.. 참 불쌍한 동원부대 후배들입니다..

 

우리 중대는 점심들을 먹고 늘어지게 쉬다가

오후 첫 교육으로 시가지훈련장 옆의 교육장에서 적포로 취급(?)법을 배우러 모였습니다..

오~ 여기는 별로 중요하지도 따라하는것도 없었는지 동대장과 중대장들이 다른 훈련장으로 이동합니다..

한마디로 교육사병과 우리 예비군들만 모여있었습니다.. ㅋㅋㅋ

다들 늘어지더군요..여기저기서 예비군들이 굴러 댕깁니다.. 교육중에 담배불도 땡기고..

 

아.. 우리 불쌍항 교육사병.. 일병이던데... 너무 불쌍합니다..

아무도 듣는이 없는 적 포박하는 방법을 혼자 떠들고 말을 마칩니다. 

예비군들의 너무한 상황에 오기가 생겼는지..

"선배님들중에 나와서 제가 했던것을 시범 보여 주실분 계십니까??"

여기저기서 야유가 나옵니다.. 어이 후배~~ 수고했어 너도 좀 앉아서 쉬어~ 등등등..

씨알도 안먹히는 예비군들이 미웠는지..

 

"제일 태도불량이신 선배님께 시범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잠시 긴장감이 돕니다.. 현역이 나오라면 시선이 모아질텐데 그 시선들도 싫고.. 개기고 안나가기도 난처 할테고..

그때.. 그런 협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역 앞에서 벽에 등을 기대고 줄기차게 자고 있는 예비군에게 시선이 모아집니다..

현역 녀석이 그 예비군을 불렀기 때문입니다..

선배님.. 나와서 시범을 보여 주십시요~~

선배님~~

선배님~ (한 대여섯번을 부른것 같습니다..)

 

그때 그 잠만자던 예비군 성질을 버럭 내며.. 앞으로 나갑니다..

그리고는 현역의 포박줄을 건네 쥐고는...

네가 적군이 되라.. 고 무뚝뚝하게 말하고는

척... 척... 촥~~~ 착~~~

헉!!! 저건 교육사병이 가르쳐준 포박술이 아닙니다..

현역의 몸에 오밀조밀하게 줄을 걸치더니

좌우각이 가지런하게 여러겹의 줄이 서로 정돈되어 마치 일본 애니에 나오던 묶인 여자들처럼 잘 묶어버린 겁니다..

그렇게 묶고나서 줄이 여유가 있자.. 밑에 발목까지 묶어버립니다...

이제 교육사병.... 한마리의 미이라가 되었습니다..

 

지켜보던 우리 예비군들도...

몸을 꽁꽁 묶인 현역도..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아니 저 인간이 잠만자더니 이런건 어떻게 이리 귀신처럼 잘할까??

 

꼼짝달짝 못하던 현역사병.. 울상입니다...

 

선배님~~ 어디서 근무 하셨어요???? ㅠ.ㅠ

 

몰라도 돼!!..

 

에이!! 아저씨 어디부대 나오셨어요?? 여기저기 다른 예비군들이 묻습니다..

 

"육군교도소에서 근무 했습니다.."  크헉.. ㅋㅋㅋㅋ 그럼 그렇지...

 

묶여있던 현역 얼굴이 띵~~ 해집니다... 뻔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았구나......

"선배님 이제 풀어주세요!!!!"

"선배님 제발... 풀어 주세요!!! ㅠ.ㅠ"  울쌍입니다.. ㅋㅋㅋ

 

다시 벽에 기대고 자려던  그 예비군...  

 

 

"끝날때까지 그러고 있어라"........

 

 

 

 

p.s. 물론 금방 다른 예비군들이 풀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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