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좋은 기사님 만났구나..' 하며 앉아 있었는데.. 스님 한분이 내리실려 하는겁니다..
"스님! 어디 간다고 하셨지예?"
"아.. 저기.. ㅁㄴㅇㄹㅁㄴㄹ(못들었어요..ㅜ_ㅜ)"
"스님 여기서 내리지 말고, 내가 조금 더 가다가 내려 드릴게 거기서 가면 돼요" 하더니, 정류장 지나치고 길가에 세우시더라구요.. 그리고는 스님 내리게 하시고는 같이 내려가서 길설명을 해드리더라구요.. '우와 기사님 정말 친절하다..좋은분이네'라고 생각하며 저도 기분이 좋아지더군요...ㅎㅎ
한정거장 더 가니 할머니 한분이 타셨습니다.. (오늘이 장날이에요)
"할매! 추운데 뭐뭐 판다고 이래 늦게 타는교? 돈 많이 벌었나?"
"아이고마 내 막차 기다린다고 이때까지 기다렸다 아이가! 내 11시 20분까지 차 안오면 택시타고 갈라 캤다"
"할매 이게 막차다 아입니꺼.. 11시 20분까지 차 없어예" (이때가 11시 5분..) "할매 일단 앉으소.. 차 출발하다가 넘어지면 우얄라 카노.."
"기사양반 고맙구레... 자 여기 2천원 받으소.. 내 택시타고 갈라캤는데 기사양반 2천원 드려야 겠다"
"아 할매 됐고, 천원만 넣으소.. 천원은 집어 넣고..."
"하이고 기사양반 고마워래이.."
"할매! 말만 하지 말고 맛있는거 뭐 없는교? 뭐 그래 사가노?"
"아.. 고기.."
"조기? 조기는 구워야되제.. 지금 먹을수 있는거 없는교?"
"다른건 물미역밖에 없다.."
"물미역? 그거 지금 무쳐주소.. 내 배고프다.."
"안된다~ 이거 우리아들 줘야 된다"
"할매 태우러도 안오는 아들 뭐가 좋다고 챙기는교?"
"우리아들 오늘만 내 태우러 안나온기다.."
"할매.. 뭐 농사 짓는데예?"
"내? 배농사 짓는다.. 와? 내일 갖다 줄까? 내일도 이시간에 하나?"
"아.. 내일 할매 볼까봐 쉴랍니더.."
"나중에 볼때 줄꾸마!"
"내가 할매 볼까봐 이 808번 그만두던가 해야지원.."
승객들 다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버스는 달리고 있었습니다..
할머니가.."기사양반 내 저기 내라주소"
하니깐 "할매는 집 가깝네예.. 저기 아지매는 영천 가는데 차 끊기가 금호가서 택시타고 간답니더.."
하니깐 또 할머니랑 그 아주머니랑 이야기꽃을..
할머니 내릴때... 할머니가 "아.. 내아들한테 가봐야 겠다.. 기사양반.. 정류장 말고 저~ 빨간불 있는데까지만 가주소.." 하니깐 기사양반은 할머니가 말씀하신곳까지 가서 차를 세우고, 일어나서 할머니 부축해 드리고 내려드리더군요..
두정거장 더 가서.. 택시기사들 모이는곳(뭐라하죠?)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아지매! 택시 탄다메..택시 탈라면 여서 타는게 낫다! 택시 잡기도 힘들잖아!"
하면서 버스 세우시고는..
"앞으로 내리소! 저기 딱 택시 있네!"
앞문 열고, 아주머니 내려가실때.. 옆에 있는 택시가 창문을 내리는겁니다..
버스기사 아저씨.. 그걸보고또..
"택시! 영천! Go!" 외치고는 다시 출발...ㄷㄷ '기사님 최고!'를 마음속으로 연속으로 외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