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하다. 내 방으로 향하는 엄마의 발소리가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꽃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손은 엄마보다 빠르니까. 왼손으로 바지를 올리고, 오른손으로 곰플레이어와 incoming 폴더를 닫는다. 그리고...
엄마 : 동작 그만.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대낮부터 개짓거리냐?
아들 : 뭐야?
엄마 : 엄마 잠깐 밖에 나갔다고 야동보고 있었지? 내가 빙다리 핫바리로 보이냐.
아들 : 증거있어?
엄마 : 증거? 있지. 지금 휴지통을 열면 밤꽃 향기가 솔솔 풍길 것이고, incoming 폴더를 열면 야동 avi 파일이 있을 것이여.
아들 : 시나리오 쓰고 있네...
엄마 : 마우스에서 손 떼! 두쪽 잘라붕께. 가위 가지고와!
아들 : 잠깐. 그렇게 아들 고자를 만들어야겠어?
엄마 : 딸치다 걸리면 고자되는거 안 배웠냐?
아들 : 좋아, 내가 딸 안 쳤다는 거에 내 하드디스크와 내 파이어에그건다. 쫄리면 뒈지시던지.
엄마 : 이 새끼가 어디서 약을 팔어?
아들 : 천하의 대한민국 아줌마가 왜 이리 혓바닥이 길어? 후달리냐?
엄마 : 후달려? 으허허허허허허허허, 오냐 난 전재산 모두를 건다. 가위 가져와!
자... 확인 들어갑니다... 쿵짝짝쿵짝짝띠리리리리리리...
갑자기 들어온 동생 : 어, avi 파일이 아니네;
엄마 : 어, 이럴 리가 없어... 내가 똑똑히 봤다니께!
아들 :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걸지마라. 이런 말 못 들었어?
엄마 : (동생한테) 얼른 잘라!
밖에 계시던 아버지 : (동생 손을 잡으며) 형 손 풀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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