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과 두 다리 모두 장애를 안고 태어날 확률, 수 백만 중의 일. 거기다 팔다리 모두 장애를 가진 사람이 일반인과 레슬링을 겨뤄 우승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여기, 그런 경우의 수를 깨고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청년이 있다. 팔꿈치에서 끝나는 팔과 무릎에서 끝나는 짧은 다리. 120 센티미터의 작은 키. 신체적 악조건을 이겨내고 일반인과 동등하게 레슬링 시합을 겨루는 사나이, 카일 메이나드(Kyle Maynard.23.사진).
1986년 선천성 사지절단증이라 불리는 희귀한 병을 안고 태어난 카일 메이나드는 장애인 최고의 스포츠 선수에게 주는 2004 ESPY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었고, 스포츠 인도주의자 명예의 전당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여느 아이와 다른 모습을 안고 태어난 카일 메이나드를 보며 어머니는 “우리 아기가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네요”라고 첫 말을 뗐다. 그리고 아낌없는 사랑과 쉼 없는 기도로 아들을 키웠다. 사람들이 자신을 피한다는 생각에 한숨을 쉬던 카일에게 할머니는 “너는 아주 정상적인 사람이란다. 하나님은 전 세계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는 만큼 너를 사랑하신단다. 다음번에 너는 너를 재미있어 하거나 너와 이야기 하고 싶어 하는 누군가를 만날 거야. 그때 ‘안녕. 나는 카일이야’ 라고 말하렴. 그러면 사람들이 다시는 너와 얘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거야”라며 용기를 북돋워 주기도 했다.
그리고 카일은 자신이 먼저 사람들을 적의를 갖지 않고 대해야 한다고 배웠다. 사람을 똑바로 보며 밝은 얼굴로 이야기 하는 그에게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편견과 차별없는 가족의 사랑 속에서 자라났다.
그리고 짧은 팔과 다리로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던 그가 아버지의 엄격한 훈련으로 혼자서 옷을 입고, 양 팔꿈치를 모아 포크로 음식을 먹고,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아버지는 카일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도록 카일의 몸 상태에 맞게 개조해 주었다. 자전거, 꼬마자동차, 길거리 하키용 스틱, 물총 등 무엇이든지 만들어주었고 혼자서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
뿐만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 광이었던 카일은 친구들과 길거리 하키를 비롯해 레슬링, 수영 등을 즐겼다. 인디애나 주에서 조지아 주로 이사를 하면서 새롭게 친구들을 사귀고 그들과 어울리며 스포츠에 더욱 심취하게 된다. 급기야 NFL 최고의 쿼터백을 꿈꾸며 풋볼선수가 되기로 결심한다. 미국 풋볼의 영웅, 트로이 에크만과 같은 등번호 8번을 달고 5학년 때부터 풋볼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포지션은 디펜시브 라인맨이다.
CNN에서 카일에 대한 특집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지만, 출전기회는 경기가 유리할 때를 제외하고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카일은 시즌에 구애받지 않고 경쟁하며 싸울 수 있는 스포츠가 필요했다. 6학년 풋볼 시즌이 끝나고 체력훈련의 일환으로 레슬링을 시작했다. 운동을 좋아했던 그는 풋볼 선수가 되길 원했지만 필요한 기술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레슬링으로 눈을 돌렸다. 배우는 과정에서 “극복하지 못할 도전은 없다”는 사실을 터득했고 레슬링 매트에 발을 들여 놓을 때만큼은 마음이 강해야 한다는 점도 깨달았다.
그의 레슬링 초반은 힘겨웠다. 불리한 신체적 조건으로 일반인과 일대 일 동등한 대결은 무리였다. 그러나 그는 불굴의 의지로 코치와 함께 짧은 팔과 다리로도 할 수 있는 그만의 레슬링 기술을 만들었다. 이윽고 그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레슬링을 시작하고 한 번의 승리도 이루지 못했던 그가 35연패를 딛고 첫 승을 이룬 것이다. 또한 그는 역도 대회에서 자신의 몸무게 3배인 163kg을 들어 올리며 세계 신기록을 수립한다. 어떤 신체적 조건도 그의 꿈과 목표를 방해하지 않았다. 신체적 장애가 인생의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그가 전 세계에 반향을 일으킨 말은 “변명은 없다!”였다.
긍정적인 성격의 카일은 TV 래리 킹 쇼에 출연해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콜라 캔 뚜껑을 딸 때”라는 재치 있는 대답으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카일은 ‘오프라 윈프리 쇼’ ‘리더스 다이제스트’, 각종 단체와 기관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변명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조지아주 대학에서 방송뉴스학을 공부하며 레슬링도 열심히 하고 있다. 가일은 말한다.
“레슬링 경험은 다른 어떤 것과도 같지 않았다. 이제 내가 있기를 원하는 곳으로부터 나를 떨어뜨려 놓을 만큼 큰 도전은 없다는 것을 안다. 극복하지 못할 도전이란 없다. 나는 배움과 훈련을 통해 어떤 문제든 해결 할 수 있다. 나의 한계를 알지만 그것을 깨뜨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편견의 시선과 신체적 결함을 극복한 한 청년의 열정과 끈기가 빚어낸 감동실화는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기에 충분하다. 또다시 새로운 종목인 이종 격투기에 도전하는 카일 메이나드. 그의 삶은 기적 그 자체이며,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긍정의 소리를 만들어 낸다. 그를 보면 ‘불가능이 없다’는 어휘를 누군가가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변명이다. 최선을 다 하고 나서 안되는 것은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시작도 않고 코를 박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목표를 향해 도전하자. 힘껏 달려가자. 그러고 나서 결과를 논하자.
글 * 나관호 목사(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