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대의 학교마크
전남 나주대학은 "제2의 창학(創學)을 기치로 교명을 고구려대학(高句麗大學)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고구려대는 지난달 21일 교과부로부터 교명 변경 인가를 받고 1일부터 새 교명을 쓰고 있다. 1995년 설립된 이 학교의 이름은 금성환경전문대였다. 관선이사 체제 탈피가 개명(改名)의 계기가 됐다.
그런데 '고구려대'? 학교 위치가 한반도 최남단인데 지역연고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성진 고구려대 대외협력처장은 "지역 한계를 벗어나 고구려의 웅혼한 기상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굳이 따지면 아주 연고가 없는 것도 아니다. 후삼국 때 국호를 '후고구려'라고도 했던 궁예(弓裔)의 태봉(泰封)은 903년 수군을 보내 금성(錦城·나주)을 점령했다. 당시 지휘관이 왕건(王建)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국호(國號)를 딴 학교는 대개 지역 연고가 있었다. 서울 고려대(高麗大)와 광주 조선대(朝鮮大)는 서울·광주가 모두 고려와 조선의 영역 안에 있었기 때문에 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신라대(新羅大)는 부산 사상구에 있다. 부산여자초급대(1964)→부산여자대(1969)→신라대(1997)로 변한 학교의 심벌은 신라 비천상(飛天像)을 응용했다. 505년 신라 거칠산군(居漆山郡)이 이 지역이다.
가야대(加倻大)는 가야연맹의 맹주가 자리하던 두 지역에 캠퍼스가 있다. 금관가야가 있던 김해와 대가야가 있던 고령이다. 1992년 고령에서 가야요업대로 문을 열어 1995년 지금 이름으로 바꿨고 2003년 김해캠퍼스를 열었다.
백제예술대(百濟藝術大)는 전북 완주에 있다. 1991년 백제전문대로 개교했으며 이듬해부터 지금 교명을 썼다. 마한 영토였던 완주군은 555년 백제의 완산주(完山州)가 설치된 곳이다. 탐라대(耽羅大)는 제주 서귀포시에 있다.
발해대(渤海大)는 없을까?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중국에는 있다. 랴오닝성(遼寧省) 진저우시(錦州市)에 있는 국립종합대다. 그러나 글자가 같기는 해도 나라 이름이 아니라 바다 이름(보하이만·渤海灣)에서 딴 것이다.
'고조선대(古朝鮮大)'라는 학교는 없지만 2007년 서울 한남동에서 경기 용인으로 이전한 단국대(檀國大)는 '단군의 나라'라는 뜻이다. 그러나 '고구려대학'만큼은 존재하지 않았었다
마크가 좀 유치한 거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