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5살의 평범한 잉여오덕입니다.
먼저 사연에 앞서 공감을 얻기 위해 사설을 좀 집어넣었습니다.
요즘 대부분이 아파트고 또 복도식이 아닌 계단식으로 알고있는데요.
저역시도 중학교때까지는 복도식 아파트에 살다가
지금까지 계단식 아파트에 살고있습니다.
어렸을때는 옆집이랑도 친하고 아파트 동 주민의 대부분을 알고
인사도 자주하고 교류가 꽤 있었습니다. ( 어려서 더 그랬을지도..;)
근데 계단식 복도로 이사오고 나서는 마주칠 일도 거의 없고
왕래할 일도 별로 없는거같아요.
고등학교때 이사간곳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6층짜리 계단식 아파트입니다.
저희집은 6층이구요. 아직까지도 술좀 먹고 올라갈려면 죽을거같습니다.
가끔 기어올라갈때도...;;
자전거를 산지 1년정도 됐는데, 혹 누가 훔쳐갈까봐 매일 업고 다닙니다.
조심해서 손해볼일은 없으니까요 ^^; 이제 사설은 끝이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저는 지금 집에 이사온지 거의 6년 정도 됐지만 아직 옆집 가족이 어떻게 되는지,
어떤 분들이 사는지도 모릅니다.
꼭대기 층이기 때문에 계단옆에 작게 재털이를 만들어놓고 담배를 피러 나가거나,
출퇴근, 놀러갈때 등등 마주친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가끔 들려오는 애기 울음소리에 젊은 부부인가 생각만 했을뿐이죠.
그러던중 제가 밖에 나갈려고 계단에서 신발끈을 묶고 있었습니다.
그때 계단밑에서 30대 중반정도로 보이시는 남자분이 트레이닝복을 입고 올라오시더군요
아 옆집 남편분이신가보다 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많이 추워졌네요
그러자 그분은 좀 쑥쓰러운듯이 인사를 받아주시더라구요.
사설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갑자기 복도식 아파트에 살던 기억이 나는겁니다.
(그땐 맨날 팽이치기하고 유리깨고 그래도 아주머니들이 참 잘해주셨음)
그래서 좀더 말을 걸었습니다.
저 : 애기가 몇살이에요?
그분 : 5살이에요.
저 : 이야 귀엽겠네요 , 괜찮으시면 위에서 담배 한대 태우고 들어가시죠?
(뜬금없는 말입니다만, 제가 담배꽁초만 봉지에 따로 모으고있는데,
저희집에서 안나오는 담배가 지속적으로 그 봉지에 들어있길래 흡연하신다고 생각해서 한말입니다. ㅎㅎ)
그분 : 아..네 뭐 그렇게 하죠
그렇게 담배한대 피면서 거의 70%비율로 제가 말을 걸었습니다.
일이 바쁘시냐, 신종플루가 어쩌고, 결혼하면 어떻냐, 제가 자전거를 업고 다니면서 가끔 아랫층집이나, 옆집 초인종을 바퀴로 툭툭치는데 죄송하다 등등
기억은 다 안나지만 5분정도를 얘기 하고 이제 들어가겠습니다. 담에 또 뵈요
하고 이제 열쇠로 문을 따는데...
아..
계단앞에 중국집 그릇을 들고 내려가시더군요.
저 : ..ㅋ..
그분 : ..ㅋㅋ..
ㅋㅋㅋㅋㅋ
아놔....열쇠는 꽂은채로 멍하니 내려가시는 모습을 보고있었습니다....................
집에 들어가니 어머니가 왜 열쇠꽂아놓고 안들어왔냐고 말씀하셨을때
전 방문을 닫고 한참을 앉아서 천장을 바라봤습니다..
떠나시는 님이여...
밖에서 오토바이 소리가 들렸던거 같기도하고 아닌거 같기도하고 ㅋㅋㅋ
배달하시는분 고생 많으셨구요. 얼마나 황당하셨을까요
이쁜 딸과 행복하시길 바라며, 저희 옆집분 꼭 한번 지나가다 만나보고 싶네요.
저희집은 몇년째 아버지께서 일주일에 4번은 닭시켜먹습니다.
전 집에서 닭 안먹은지 1년됐어요..ㅠㅠ
옆집은 짜장면을 매주 드시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다가
그 배달하시는분 또 뵐듯....
출처 : [네이트 판] 계단에서 만난 옆집사람.. 알고보니ㅠㅠ
작성자 : 우엉남
작성일 : 2009.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