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다큐 영화

쿠라라네 작성일 10.01.09 17: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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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료를 치지 않은 날공포 <파라노말 액티비티>
실제 존재하는 현상을 허구 없이 기록하는 다큐멘터리에 픽션을 업혀 사실성을 훔치는(?) 기법을 페이크다큐 혹은 모큐멘터리라고 한다.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라는 뜻의 <파라노멀 액티비티>는  <블레어 위치>의 순수혈통을 이어받은 작품이다. 어린 시절부터 폴터가이스트(귀신들림)에 시달렸던 주인공이 집안에 카메라를 설치해 초자연 현상과 맞붙는 내용. 2007년에 공개된 인디 호러물로 제작비가 2천만 원밖에 들지 않았지만 영화에 반한 스필버그가 판권을 사들여 작년 말에 재개봉했다. 13개라는 보잘 것 없는 상영규모로 오프닝을 열었지만 폭발적인 매진 사태에 급기야 1억불이 넘는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페이크 다큐물답게 피가 철철 넘치는 고어씬이나 자극적인 사운드 효과 따위의 인공감미료를 일절 활용하지 않고 스멀스멀한 분위기만으로 관객의 숨통을 조인다. 공포의 무대가 ‘집 안’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일상에서 벌어질 법한 초자연 현상들 특히, 우리가 잠든 사이 벌어지는 ‘새벽의 비밀’에 초점을 맞췄다. 자극적인 공포 장면에 내성이 쌓인 관객이더라도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보여주는 날것의 공포에 비명을 질러댈 것. 극장 버전과 다른 오리지널 엔딩이 있다고 하니 그 장면 역시 꼭 챙겨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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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SF 다큐멘터리 <디스트릭트>
남아공 상공에 외계인 모선이 출몰한다. ‘디스트릭트 9 (9번 구역)’에 외계인들을 수용시키고 28년이 지나자 외계인 관리국은 새로운 이주 정책을 계획한다. 인간과 외계인이 뒤섞여 무법천지로 돌변한 ‘9번 구역’에서 외계인들을 강제 철거시키기로 한 것. 순조롭게 진행되던 이주 계획은 외계물질에 주인공이 쏘이면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부상당한 오른팔을 시작으로 주인공의 신체가 외게인 형상으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것. 이제 주인공은 자신을 생체실험하려는 인간들을 피해 ‘9번 구역’으로 숨어들어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하지만 어떻게 유전자 변이를 막을 것인가?  <반지의 제왕>, <킹콩>의 피터 잭슨 감독이 제작해서 화제를 모은 작품. 세미 다큐스타일 영화치고는 값비싼 제작비(3천만불)가 투입되어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외계인 소재 영화라면 곧잘 등장하는 ‘지구정복’ 스토리가 아닌 ‘생존’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에이리언>처럼 괴물이거나 <이티>처럼 친구 둘 중 하나로 그려졌던 외계인이 <디스트릭트 9>에선 아프리카 난민으로 묘사된다. 참고로, 외게인 모델링은 메뚜기와 바다가재를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엄밀히 따지면 페이크 다큐물이라기 보다는 화면 시점과 뉴스릴, 주변인들의 인터뷰를 도입해 많은 장면에서 다큐처럼 보이게 만든 작품. 외계인 관리국 책임자였다 졸지에 외계인과 같은 신세로 전략해 동거 동락하는 주인공 처지도 긴장감이 넘친다. 후반부에 주인공이 머신을 타고 벌이는 액션 시퀀스는 다큐물 화면의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올해 개봉한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이 주지 못한 아드레날린을 무한정 공급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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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 괴수물 <클로버필드>


어느 송별 파티장, 파티가 슬슬 지루해져갈 즈음, 갑자기 창밖으로 거대한 섬광이 솟아오르며 도시 이곳저곳에서 폭발음이 들린다. 뉴스 속보는 정체불명의 괴수가 도시를 공격하고 있으니 속히 피신하라고 경고한다. 도시 밖으로 탈출하던 주인공은 여자 친구의 구조 전화를 받는다. 아파트 벽이 무너져 오도 가도 못한다는 소리에 주인공과 친구들은 괴수가 포효하는 도시 안으로 들어가는데...  <블레어 위치>식의 페이크 다큐 스타일과 <고질라>를 위시한 재난, 괴수물의 흥행 코드를 적절히 섞어놓은 작품. 기승전결 분명한 전통적인 이야기방식을 탈피, 1인칭 슈팅 게임에 나올만한 단선적인 스토리라인을 바탕으로 순간순간의 디테일과 스타일에 주력한다. 출연배우도, 영화 제목조차 밝히지 상황에서 <트랜스포머> 상영 전에 공개된 예고편 클립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현재, 속편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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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들과 하룻밤을. <REC>


‘당신이 잠든 사이에’라는 리얼 다큐 프로그램 진행자인 주인공이 소방서를 찾는다. 소방대원을 따라 화제현장을 카메라에 담는 도중 발생한 습격 사건. 좀비로 돌변한 노인과 소녀가 주인공 일행을 덮쳤던 것. 건물을 빠져 나가려 입구로 달리지만 당국의 폐쇄조치로 막혀있다. 건물에 꼼짝없이 갇힌 주인공은 좀비들과의 사투를 캠코더에 담는데... 폐쇄된 공간에서 좀비들의 공격을 받는다는 흔해빠진 설정을 페이크다큐 스타일과 접목했다. 저만치,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다가오는데 화면 시야는 좁고, 어두운 공간이 많아 식별조차 안 되는 답답함, 그리고 공포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스페인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격리’를 뜻하는 <쿼런틴>이라는 제목으로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되었다. 특공대원이 좀비들과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의 2편이 현재 개봉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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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과 호러의 만남 <목두기 비디오>

여관 몰카에 귀신으로 보이는 한 남자의 모습이 찍힌다. 취재팀은 몰카에 담긴 갖가지 증거와 관련인 인터뷰를 통해 여관 위치를 알아낸다. 20년 전 부산에서 벌어진 일가족 살인사건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었던 것. 살해당한 일가의 주변인을 수소문하며 사건의 실체에 점점 접근해 가는데..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같은 르포 프로그램과 공포장르를 접목한 페이크 다큐물. 52분밖에 되지 않는 러닝타임까지 비슷하다. 인터넷에 처음 공개될 당시, ‘픽션’이라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네티즌을 일대 혼란에 빠지게 만든 작품. 사실 여부를 둘러싼 네티즌의 뜨거운 공방은 결국 <목두기 비디오>가 ‘페이크 다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단락되었다. 그야말로 대국민 낚시질이었지만 <블레어 윗치>의 마케팅과 여러모로 닮은 구석이 있다. 다큐적인 리얼함을 위해 오디션을 본 연기자 가운데 가장 연기력이 떨어지는 배우를 캐스팅했다고 한다. 한편, 몰카에 담긴 귀신 이야기는 감독이 써두었던 단편소설에서 가져온 이야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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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물의 아버지가 만든 페이크 다큐 <다이어리 오브  데드>


단편영화를 찍던 영화과 학생들이 좀비현상을 목격한다. 전 세계에 심각성을 경고하려 카메라에 담지만 국가안보를 이유로 군인들에게 저지당하는데... 좀비물의 정신적 지주, 조지 로메로 감독이 만든 본격 좀비 페이크 다큐. <시체들의 밤> <시체들의 새벽> <시체들의 낮> <랜드 오브 데드>에 이은 다섯 번째 ‘시체’ 시리즈다. 일반적인 페이크 다큐물이 한사람의 시점으로만 진행된다면 <다이어리 오브 데드>는 여러 사람의 카메라로 보이는 이른바 ‘멀티시점’ 페이크다큐. 좀비물에 사회비판 메시지를 담아오던 로메로 감독 성향답게 미디어가 주는 폐허를 좀비와 접목시켰지만 ‘철학성’ 무게에 짓눌려 좀비물 본연의 재미를 놓쳤다. 게다가, 페이크다큐와 좀비물의 결합은 이미 <REC>가 선수 쳤던지라 거장 감독이 ‘아류작’을 만들었다는 악평까지들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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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블레어 윗치’ <노로이>


일본의 지방 토속 미신을 페이크다큐에 결합한 작품이다. 괴담 작가가 ‘노로이(저주)’라는 라벨이 붙은 비디오테이프를 남기

고 실종된다. 실종되기 직전까지 작가가 매달렸던 괴담의 정체를 남겨진 다큐영상을 통해 역추적 하는 이야기. 다양한 뉴스릴 화면과 인터뷰이를 활용해 이야기의 리얼함을 더했다. 중반부까지 뿌려진 개별 단서들이 중반부 이후 한 지점에서 퍼즐처럼 꿰맞춰지는 극적구성이 인상적이다. 다만, 페이크다큐의 규칙을 어긴 반칙 화면이 종종 눈에 뜨인다. 사건 추적 디테일이 너무 세세하게 반복되는 탓에 이야기가 느려지는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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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성공한 페이크 다큐물. <블레어 윗치>
마녀를 찾아 영화학도 세 명이 메릴랜드의 숲으로 들어간다. 200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마녀의 전설을 캠코더에 담으려던 계획은 순식간에 공포로 돌변하는데. 검은 숲에서 들여오는 기괴한 소리와 마녀가 남긴 물건 등등. 다음날, 현장엔 테이프만 남아있을 뿐 젊은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밤 사이, 숲속에선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그들이 찍은 테이프엔 마녀의 실체가 담겨있을까? <블레어 윗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와 호러의 역사상 최고의 결합이다. ‘젊은이들이 오지에 들어가 공포를 겪는다.’는 뻔한 이야기를 ‘리얼타임’ 호러물로 둔갑시킨 테크닉에 당시 영화판이 떠들썩했다. 순수 제작비 6만 불에 불과한 소품이 1억 5천만 불을 벌어들여 제작대비 수익률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깨지지 않았다. (허나, 최근에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기록을 갱신했다.) 영화를 실화로 둔갑시켜 관객들의 호기심을 증폭시킨다는 마케팅 용어 ‘블레어 윗치 마케팅’역시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선 <알 포인트>가 베트남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라고 착각하게 만들어 이슈를 타기도 했다. 젊은 혈기로 큰 성공을 이룬 두 감독은 타임지 표지에 오를 만큼 유명세를 떨쳤다. 하지만, 이들이 <블레어 윗치> 이후 만든 공포물 <썸머 솔스티스>와 <얼터드>는 관객들의 냉대를 받았다.      (펌 다음 I LOVE SOCCER corc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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