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하늘사랑83 작성일 10.10.23 16: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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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목욕탕 /송두환

 

 

두 아들 손을 잡고

동트기 전에 목욕탕에 간다.

밥 먹고 학교 가라며

7시 넘어 깨워도 힘들어하던 녀석이

목욕탕이라는 말에 벌떡 일어나

멀뚱멀뚱 바라보다

컬컬한 변.성.기 목소리로 고함치듯

정말이냐고 물어 온다

 

등을 밀어만 주다

듬직한 아름드리 손에 이태리 타올로

빡빡 밀어주는 이 맛을

딸 자랑에 입이 귀에 걸린 아무개는

아는지 모르겠다.

늦둥이라도 하나 더 나라며

흘려주고 싶어 피어나는 간지러움

 

아들 셋 키우신

내 아버지와 가본 적 없는 공중목욕탕에서

고추에 털이 났다며 자랑하는

아들이 씩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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