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남자병실, 할머니는 여자병실로 이웃한 옆 병실에 입원해 계셨다.
그러던 어느날 할머님이 갑자기 상태가 좋아지셔서
나의 촉각을 곤두서게 한 날이 있었다.
일반병실에서 ICU(중환자실)로 내려보내드려야만 했고
의식이 떨어져가는 할머님의 손을 걱정스러운 두눈으로 지켜보시며 기력이 딸리시는 당신의
손으로 할머님의 손을 어루만지시며 눈시울을 붉히시는 할아버님
다음날 아침....
할머님이 다행히 깨어나셔서 말씀도 잘 하시던 시간 할아버님은 할머니 신체상태를 확인하고
밥먹으러 급히 식당으로 가던 나를 붙잡고,
어둑해져서 보청기를 낀 귀로 내 설명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들으시려고 노력하시려다,
"할아버님~! 할머니 좋아지셨어요, 걱정안하셔도 돼요"란 말에 내 손을 꼭 부여잡으시면서
"감사합니다...."를 되뇌이셨다.
그후로 수일간...
할머님은 아직도 중환자실에서 closed observation...상태 관찰중....
할아버님은 오늘도 매점에서 과자며 음료수며 아이스크림 등등을 사서 두 봉지에 나눠 담고는
간병인들에게 한봉지, 간호사분들께 한봉지를
미안하다는 듯이 슬그머니 내려 놓으시고
어김없이 부들부들 떨리는 발걸음을 할머니 앞으로 옮기셨다.
조용히 주무시고 계신 할머니를 깨워보시고 눈뜨시지 않자 안절부절 할머니 이름을 목놓아 부
르셨다. 옆에 조용히 다가가 "할머님 피곤하셔서 주무세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렇게 말을 해야
만 그제서야 안심하시는 할아버지.
수십년을 함께 살고서도 아직은 더 함께 있고자 하는 그 마음.
그렇도록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