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우연히 어떤 할아버지를 만났다.
"저기, 학생, 내가 말이야...혼자사는데 말이야...정부 보조금 20만원으로 사는 독거노인인데 말이야... "
"..아, 네, 그러세요"
( 아; 드물게도 오늘, 돈 많은거 어떻게 알았지? )
"..내가 말야, 혼자 살아... "
"..네... (...?) "
"..저기. 그래서 내가 사진이 한 장도 없어. 나도 사진 한 장 찍어주면 안될까..? "
"..네. 찍어드릴게요. (...!...) "
-사진을 찍었다.
".내가 고향이 이북이야. 여기와서 가족도 없어. 내가 사진 한 장이 없어. (우신다) "
"울지마세요. 약속대로 다음 주에 현상해서 아저씨 고시원에 가져다 드릴게요. "
내 앞에서 우는 성인 남자, 정말 오랜만에 봤다. 나도 괜히 따라 울었다.
요즘 나는 맨날 운다.
하지만, 몸의 수분이 빠질수록
내 마음은 오히려 차곡차곡 차고 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대략 악어의 눈물이랄까...대략 이런 것도 나르시즘인가....흠.
바람은 쌩쌩 불지만, 나른한 봄 날, 육교에서 용산 할아버지 만나다.
"..할아버지, 이 사진들 제가 제 홈페이지에 올려도 돼요? "
"..그게 뭔데? "
"음..,그러니까..."
"..괜찮아 괜찮아. 사진은 꼭 주는거지? "
"네."
주머니에서 꺼내주신 감자, 마음만은 감사히 잘 받아먹었어요.
냠냠. 꿀꺽. 쩝. ..오래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