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븐아님
전자렌지아님
러시아 소치에 설치된 안전 박스 표면에는 큰 안내 배너가 있다. 남아공 수도 케이프 타운의 한 마을 회관에 설치된 안전 박스들은 아기를 키울 수 없는 엄마들이 자기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도 아기를 남겨 두고 잠글 수 있다.
남아공에서 이 안전 박스를 운영하는 자선기금의 대표는 “어쩔 때 아기엄마들은 아기들이 들짐승 등의 공격을 받기 쉬운 아주 위험한 곳에 놔두기 때문에 안전 박스는 장점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들은 아기 생모가 아기를 기를 형편이 아니라면 차라리 안전하게 입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
러시아 안전 박스는 별 사정이 없는 한 시베리아의 페름, 톰스크, 옴스크, 노보시비르스크, 키로프 등지에도 설치될 예정이다.
데려갈 수 있게 설계돼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관악구청이 베이비박스가 설치된 주사랑공동체 교회에 장애인 활동보조인 지원을 끊은 계기로 베이비박스 논란이 또 다시 시작됐다.
주사랑공동체 교회는 "구청이 지난해 10월부터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1급 장애인에게 지원되던 활동보조인 4명의 지원을 끊었다"며 "구청이 베이비박스 철거를 요구하며 (우리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관악구청은 "해당 시설은 신고를 하지 않은 시설이기 때문에 지원을 중단한 것 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교회 측은 "활동보조인은 만 8세부터 64세까지 개인이나 시설에 지원되는 서비스로, 우리는 개인의 자격으로 신청한 것인데 미신고시설이기 때문에 지원을 중단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우리는 비영리법인 형태로 고유번호증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이는 장애아동 양육, 전도, 구제 등을 할 수 있는 사업자등록증 같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교회는 "신고시설 조건에 맞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여러 업체에 의뢰해 엘리베이터 등 시설 설치를 계획했으나 건물 구조상 만들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래서 건물을 새로 짓는 방안도 생각 중이다. 교회에서 건축헌금도 하지만 재정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라 구청에 시 소유의 적당한 땅을 지원해주면 조건에 맞는 신고시설을 짓겠다고도 말했지만 구청은 베이비박스를 철거하지 않는 이상 어떤 지원도 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베이비박스 철거를 두고서도 양측은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관악구청은 "물론 아기를 키울 수 없는 형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법한 절차를 거쳐 아동 시설에 보내는 것이 맞다“며 ”베이비박스에 영아를 유기하는 것은 큰 죄다. 베이비박스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영아 유기에 대한 경각심과 죄책감이 없어지는 것도 문제고, 베이비박스를 통해 영아유기가 조장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청에 따르면 2010년 4월과 12월 1년 동안 총 두 명의 아기가 베이비박스에 버려졌지만 2010년 12월 언론보도 이후 2011년 1월에만 4명의 아기가 버려졌다. 2011년 한 해 동안만 21명의 아기가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비박스 철거 요구에 대해 교회는 "철거를 요구하기보다 양육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아기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추운 겨울에 아무데나 버려져 동사하는 아기도 있는데 생명을 살리는 일을 포기할 수 없다"며 베이비박스 철거를 거부했다.
구청은 "물론 교회가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안다. 하지만 베이비박스를 통해 들어온 아기들을 인가시설도 아닌 교회에서 양육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버려진 아기는 어디서 유괴 당한 아기일 수도 있는데 이는 아이들의 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구청은 "현재는 베이비박스에 아기가 들어오면 구청에서 데려와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시설에 보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 15명 정도의 아동이 교회에서 양육되고 있으며 그 중 6명은 목사님이 입양했고, 4명은 후견인으로 돼 있다. 교회가 좋은 일을 한다고 불법을 자행하는 것을 방조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교회는 "더러 아이를 찾으러 오는 부모도 있다. 잠깐의 실수로 아이를 두고 갔지만 정신 차리고 다시 아이를 데리러 온다. 그래서 베이비박스가 더욱 필요한 것"이라며 베이비박스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베이비박스는 주사랑공동체 교회의 이종락 목사가 교회 앞에 버려진 아이가 저체온증으로 숨질 뻔하자 유기된 아기들이 발견될 때까지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2009년 12월 건물 벽면에 난방 시설과 알림벨 기능을 갖춰 만든 공간이다.
외국에서는 독일의 한 산부인과에서 ‘사랑의 바구니’라는 이름으로, 일본의 한 병원에서 ‘신생아 포스트’, 체코의 가톨릭병원에서 ‘베이비 박스’라는 이름으로 아기들을 받고 있다. 이 목사는 체코의 베이비 박스를 토대로 현재의 베이비박스를 고안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