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언짢아져서 바쁘게 자판을 두드립니다. 투표권을 포기하는 사람에 대해서 비난하는 글이 오늘만 몇 건이 올라오는데, 언제부터 투표거부가 부도덕으로 치부되게 됐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어째서 그게 부도덕이냐? 찍을 사람이 없다.”라고 하면 “선거는 원래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다.”라는 자기 신념을 남에게도 강요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투표거부에 대한 구구한 의의는 차치하더라도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를 안 하면 국익에 어떤 위해를 가하는 것인지 누군가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무슨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정치를 도탄에 빠지게 했다거나 하는 추상적인 말씀들 말고요. 개인이 투표 안 하면 세금이 더 드나요? 선거를 치룰 수 없나요?

정말 직접적으로 위해가 된다고 하신다면 “네가 투표를 안 해서 누가 떨어졌다, 혹은 당선되었다.”같은 논리가 성립되어야 하거든요. 근데 이런 논리는 당연히 ‘네’가 '나'의 기준으로 차악인 당에 투표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거죠. 그야말로 위험하고 억지스런 논리입니다.

종합적으로 이런 상황에 나오는 게 국개론이지요. 투표율 낮으니까 국민이 저급하다느니 아주 코미디를 보는 기분입니다. 투표 안 했다고 죄인 취급 당하다뇨. 완전히 전체주의적이고 파쇼스런 의견들입니다.

쿨엔 자게가 이런 물타기 정국인 연유로 일각에서는 투표를 ‘못’했는지 ‘안’했는지까지 따져보고 있네요. 관심법까지 동원해서 어떤 이유에서건 투표를 안 한 사람들에 대해서 집중 포화를 날리고 있어요. 근데 ‘못’했는지 ‘안’했는지에 강박적으로 집착할 필요가 없습니다. 투표거부는 불법이 절대 아닙니다.

글의 힘이 많이 약한 듯 싶어서 저도 관심법 좀 하겠습니다. 오늘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서 많은 분들 뚜껑이 열리고 꼭지가 도셨죠? 이해합니다. 지지하시는 당이 암만 봐도 여당 잡놈들보다 나은 것 같은데 결과가 다르게 나오니 열을 받으실 수 있겠죠. 그러신 분들은 우선 차분하게 주위를 환기시켜보세요. 투표율처럼 좀스러운 이유 말고 훨씬 현실적이고 건설적인 이유들이 떠오르실 거라고 봅니다.

쿨엔 자게의 거센 파도에 이 글이 방파제 역할을 했으면 좋겠는데 벌써부터 댓글이 걱정되네요.

노파심에 또 추신합니다. 절대로 정치 무관심을 독려하는 차원의 글이 아닙니다. 투표권은 천부인권처럼 포기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당장 투표율이 높은 나라만 선진한 국민성과 선진한 가치관을 갖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연유로의 투표거부라도 허용되는 나라가 정말 자유롭고 민주적인 나라입니다.

제가 쓴글은 아니며. 쿨엔조이 게시판에서 퍼온 글입니다.

한번 자세하게 읽어보시고 반박하실부분이 있으면 반박을.. 공감하시는부분이있으면 공감을..

이 게시글은 그 자게에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은 부도덕하다" 로 몰고가는 분위기였고

그에대해서 올린글입니다 .

아. 그리고 아무댓글이라도 다셔도 추천 다 날리고 자러 가겠습니다.

수고들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