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포괄수가제

SLNM 작성일 12.06.16 04:41:08
댓글 21조회 6,608추천 11

직접 글을 올렸었는데, 글솜씨가 부족해서 전달이 달 안 되는 듯하여 다른 사람이 쓴 글을 퍼옵니다.

우리나라에서 포괄수가제가 실시되는 배경과 진짜 이유를 알기 쉽게 명확히 정리해 놓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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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료보험제도

포괄수가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료보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네요.

우리가 매달 내는 4대 보험 중 하나가 의료보험이잖아요. 이렇게 돈을 미리 걷어서 의료보험재정을 확충해 놓습니다.
(
사실 액수가 너무 많죠? 저도 볼때마다 후덜덜하네요 ㅠㅠ 이것도 다 정부탓입니다. 다른나라에서는 의료보험재정의 50%를 정부가 부담하는데 우리나라는 20%만 부담하고 나머지를 국민들에게 전가시키고 있어요.)

이제 병원을 갑니다. 가벼운 감기라고 가정할께요. 보통 의사진료만 보고 검사없이 엉덩이주사 한대,2~3일치 처방받고 나오게 되죠. 나오면서 3000원 정도의 금액을 지불합니다. 우리가 내는 건 전체 진료비의 약30%정도되는 본인부담금이구요, 이후에 보험공단에서 해당 병원으로 나머지 차액을 보험재정에서 지급합니다. 약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1)
현재의 행위별수가제란?

만약 폐렴이 의심되서 엑스레이도 찍어보고 혹시 염증수치가 올라있는지 피검사도 해보면 하나하나 항목당 금액이 추가되어 우리는 본인부담금만큼 돈을 더내고 차액은 보험공단이 지급하는 방식이 현재의 행위별수가제입니다.

(2)
시행될 포괄수가제란?

자 이제 드디어 포괄수가제입니다. 포괄수가제는 질병명 하나당 총 금액이 정해져 있는거예요. 맹장수술은 얼마, 백내장 수술은 얼마, 제왕절개술은 얼마 이렇게요. 현재는 몇가지 수술에 한정되어 적용되지만 보건복지부에서는 전 질환에 도입하려는 첫 발걸음일 뿐이구요.



2.
의사는 왜 포괄수가제를 반대하는가?

언론에서는 포괄수가제를 반대한다고 의사들이 나쁜놈이래요.
"
이런 제도 하에서는 수술 못하겠다"고 했더니 환자를 인질로 잡고 자기 이익만 채우는 욕심쟁이들로 매도하고 있네요.
대체 의사는, 저는 왜 포괄수가제를 반대할까요?

집을 뒤져서 꼬꼬마시절 공부했던 책을 꺼냈습니다.
여러가지 의료체계에 대한 표 이건 시험에 꼭 나오는 족보라서 달달 외웠던 겁니다.

행위별수가제의 장점 적극적치료 단점 과잉진료 비용증가
포괄수가제의 장점 비용감소 단점 의료의질저하
행위별수가제와 포괄수가제는 서로 양극간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왜 의료의 질이 저하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네요


1)
몇가지 예시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1)
전국의 짬뽕값이 5000원으로 강제지정됩니다. 동네4000원하던 짬뽕도, 맛집의 8000원짜리 매운 짬뽕도, 호텔 중식당의 12000원짜리 해물짬뽕도 모두 5000원이 됩니다. 맛집은 이돈으로는 매운 짬뽕 못만든다며 이제 그냥 짬뽕만 만들기로 변경합니다. 호텔은 그냥 짬뽕을 파는건 호텔의 자존심 문제라며 그냥 메뉴에서 짬뽕을 없애기로 합니다. 4000원하던 짬뽕집은 신이 났습니다. 갑자기 1000원이 그냥 거저 생깁니다.

(2)
정부에서 서민들도 에어컨의 혜택을 누려야 한다며 에어컨 다는 사람에게 앞으로는 무조건 50만원만 받으라고 합니다. 에어컨 다는 사람은 50만원에 달 수 있는 에어컨을 찾아나섭니다. 50만원에서 에어컨비용 뿐만 아니라 다는 사람의 인건비, 벽에 구멍뚫고 호스를 연결하는데 필요한 재료비가 모두 해결되어야 하므로 에어컨은 50만원보다 훨씬 싼 가격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당연히 김연아에어컨을 기대했다가 10년전 나온 구형 에어컨이 달리는 것을 보고 실망합니다. 돈을 더주고 김연아에어컨을 달아달라고 해봤지만 그것은 불법이라 큰일난답니다.

(3)
정부와 똑같이 떼쓰기 요법을 해보겠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에쿠스랑 마티즈를 동일하게 1000만원에 팔아라! 1000만원에 풀옵션으로 팔아라! 1000만원에 왜 못팔아? 운전자의 생명을 지켜주는 차인데? 이것은 국민의 생명권과 연관된 것이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 우리 국민은 안전한 차를 탈 권리가 있다!!!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너희는 국민 생명권을 해치는 비윤리적인 집단이다. 마티즈는 원래700만원인데 내가1000만원 주겠다지 않느냐. 그런데도 안한다니 너희는 돈만 밝히는 족속이다.



2)
실제 case를 들어보겠습니다.

(1)
최근 있었던 맹장수술의 경우입니다.
맹장염 환자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CT를 찍어보니 이미 맹장이 터진 상태입니다. 터진 염증이 배안으로 흩어져 복막염이 되었고 더 심해져 패혈증 초기 단계입니다. 패혈증이란 염증이 배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피를 타고 돌아다니며 심장,, 신장 등 다른 주요장기의 기능까지 저하시킨 상태를 말합니다. 수술 중에도 vital은 불안정했고 수술을 마치고 바로 중환자실로 갔습니다. 아마 이환자는 최소한 2일은 중환자실에 있을 것이고 일반병실로 옮겨서도 5일 이상 경과관찰 후 퇴원할 것입니다. 그 사이에 염증수치가 떨어졌는지 주요장기의 기능은 돌아왔는지 매일같이 피검사를 할 것이구요.

(2)
포괄수가제 시행 때의 예상 맹장수술의 과정입니다.
CT
는 비싸니까 최대한 안찍습니다. 가능하다면 손으로 만져본 것만으로 진단하고 싶지만 안되니까 초음파로 진단합니다. (초음파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교과서 상으로는 맹장염을 진단할 때 초음파만으로 충분하다고 합니다.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비용입니다.) 피검사도 최소한으로 합니다. 예전에는 조그마한 가능성이라도 미연에 방지하고자 수술전 피검사를 이것저것 추가했었는데 이제 그런 것 없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만, 안하면 안되는 것만 합니다. 이제 수술에 들어갑니다. 인건비를 줄이고자 인원도 최소화하고 재료비를 줄이고자 재료도 최소화합니다. (재료의 최소화에 대해서는 각자의 상상에 맡길께요. 제 상상은 너무 디테일해서 여러분이나 저나 모두가 속상해질 듯 하네요.) 수술하고 나왔습니다. 이제 환자 괜찮은지만 확인하면 빨리 퇴원시킬 궁리부터 합니다. 이때를 위해 수술전 동의서받을 때에 별다른 합병증 없을 시 3일내에 퇴원한다는 각서까지 받아놨습니다.

<옮긴이: 여기 글 쓴 분은 예상되는 Case라 하였지만, 이제껏 실제로 몇몇 포괄수가제를 시범 운영해 오던 병원에서 현실로 일어난 사례가 꽤 많습니다. 그 병원에서 실제 근무하였던 의사의 말을 들어보면, 맹장수술은 반드시 복강경이 아닌 개복 수술이 원칙이며, 봉합되는 실 또한 일반 병원에서 절대 쓰지 않는 매우 저급의 실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장기유착 방지제나, 수술에 쓰이는 모든 재료는 최소화되었구요.>


이것이 바로 의료의 질저하가 아닐까요?




앞서 얘기했던 환자의 경우를 포괄수가제에 대입해봅니다.
맹장이 터져 복막염이 되고 패혈증까지 된 환자가 왔습니다. 그렇다면 간단합니다. 척봐도 압니다. 아 이 환자는 수술하면 병원에 이득은 커녕 손해를, 그것도 막심한 손해를 보는 환자이구나. 그렇다면 두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국립의료원 등으로 환자를 전원시킨다, 또 하나는 환자에게 1인실을 사용한다면 수술을 해주겠다고 제안한다 입니다. (그 어떤 추가비용도 허용하지 않는 포괄수가제에서 단 하나 허용한 것이 상급병실 사용료입니다. 이것도 대학병원과 대형병원 급에서만 허용합니다.), 나중이 되면 영리병원으로 가라고 한다도 포함되겠네요.

또다른 경우입니다. 수술 중 합병증이 발생했습니다. 또는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했습니다. 예산은 이미 한도를 넘어섰습니다. 이때 의사는 어떻게 할까요? 치료를 중단할까요? 아닙니다. 당장은 필요한 치료를 합니다. 그리고 병원은 손해를 봅니다. 이런 경우가 여럿 쌓이다 보면 알게됩니다. 이런 환자는 이제 수술을 안하고 다른 병원으로 보내야겠구나. 그런 환자들은 대학병원으로 대형병원으로 내몰립니다. 수술 예약이 밀리고 밀립니다. 영국을 다녀온 우리 시동생 말처럼 손가락 잘려서 병원에 가면 팔다리 잘려서 병원에 온 사람 둘셋 뒤에 줄서야 합니다.



3)
그래서 의사는 돈 때문에, 돈을 못 벌어서 포괄수가제를 반대한다는 이야기인가요?

의사협회는 포괄수가제를 반대했고 병원협회는 찬성했습니다.
의사협회는 뭐고 병원협회는 또 뭘까요?

의사는 병원에 고용된 고용인일 뿐입니다. 병원의 이득을 위해 일해야하고 매출이 나쁘면 짤립니다. 대형병원들의 소유자 모임이 병원협회입니다. (대부분 의사인 병원장은 그냥 얼굴마담일 뿐입니다. 의료법인이든 무엇이든 실소유자가 따로 있지요.)

그러면 병원협회는 왜 찬성을 했을까요? 쉽게 말하면 병원협회는 갑자기 1000원이 거저 생기는 짬뽕집 입장입니다. 거기다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손해는 상급병실 사용료로 퉁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와 이미 샤바샤바를 끝냈죠. 이제 병원에서 할 일은 의사를 쪼으는 것입니다. 최소한으로 진료해라, 비용절감해라. 예전에는 의사가 일을 많이해서 매출이 높으면 병원측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제 반대가 되겠죠. 최소한으로 진료할수록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변화하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의료의 질저하를 부채질할 것입니다.

의사는 사실 자기만족으로 자존감으로 사는 직업입니다. 다른 의사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습니다. 나는 내환자 이렇게 잘본다, 다른 의사들보다 신기술을 더 일찍 배웠다, 내가 수술하면 다 살릴 수 있다, 최신의료를 도입한다, 내가 이렇게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 또는 앞으로 나는 그런 사람이 될 것이다라는 자부심으로 삽니다. 며칠을 끙끙거려서 죽어가는 사람 살리고나서 보호자들의 고맙다는 말한마디에, 아니 그런 말 없어도 혼자만의 성취감으로도 뿌듯합니다. 그런데 이제 괴리에 직면합니다. 퇴보된 의료를 행해야 먹고살 수 있답니다. 화려한 나의 수술솜씨를 뽐내고 싶은데 이제 그런 것 다 필요없고 비용 덜드는게 짱이랍니다. 어떻게 하면 비용절감해서 병원에서 이쁨받을까를 고민해야 한답니다. 이제까지 사용해왔던 고급재료들은 이제 사용하면 안된다고 병원에서 말합니다.

그래서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납니다.
이러이러해서 안좋다고 이야기하는데, 다들 돈만 밝힌다며 욕합니다. 사실 돈을 밝히려면 포괄수가제에서 티안나게 사람들 모르게 이득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천가지쯤은 압니다. 사실 티가 나도 상관없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무슨 재료를 쓰던 안쓰던 적합한 진료를 했건 안했건 상관하지 않겠답니다. 알아서 하랍니다.

이제 너무 억울한 저희들은 그냥 포괄수가제 시행하고 싶습니다. 나는 반대했고 그래도 무리하게 진행한 정부와 국민들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나중에 저는 그냥 한마디만 하렵니다.
"
거봐라, 내가 반대할 땐 안 듣더니."



3.
정부는 왜 포괄수가제를 도입하는가?

1)
의료보험 재정 악화

의료보험 재정이 바닥나고 있습니다. 12년전 의약분업 당시에 절대 그런 일 없을 것이라며 장담하고 의약분업에 들어갔는데 현실이 이렇습니다. 10년간 30조의 적자가 있었답니다.

의사들이 돈을 많이 받아서 이렇다구요? 의원급 의사 재진 진찰료는 현재 8960원입니다. 약국에서 약사가 혈압약 한달치를 주는데 조제료가 9380원입니다. 의사진찰료는 10년간 2.33%올랐고 약사조제료는 80% 증가했습니다.(통계청에서 발표한 10년간 누적 물가상승률은 30.06%입니다) 보험재정에서 연간 약사조제료(약값 아닙니다)12000억 지급되고, 의사수술행위료가 2000억 지급되고 있습니다. (약사는 본인이 약을 집어서 건네주는 것 뿐이고 수술은 한번 하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 많은 재료가 필요한 일인가요.)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면 현재의 행위별수가제보다100억 정도 절감이 가능하답니다. 고작 100억을 아끼자고 이 무서운 제도를 의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행한답니다. 100억을 아낄 방도는 다른 곳에도 있지 않을까요??

심지어 정부는 정부몫인 의료보험 재정을 6조 연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돈만 있어도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100억을 아끼려고 발버둥 치지 않아도 되잖아요.


2)
의료민영화의 발판

앞으로는 포괄수가제를 앞세우고 뒤로는 영리병원이 들어선답니다. 포괄수가제가 시행되고 나면 돈없는 사람들은 포괄수가제로 수술받아야하고 돈 많은 사람들은 영리병원으로 갈겁니다. 또는 포괄수가제로 감당할 수 없는 금액적인 합병증이 예상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영리병원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영리병원은 송도 경제자유구역에만 들어선다지만, 우리는 알지요. 앞으로 경제자유구역이 온 나라 수십군데가 될 것이라는 걸요. 영리병원에 대한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겠습니다. 저보다도 많은 것을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3)
실비보험사들의 로비

병원에서 일해보면 실비보험으로 의료 행태가 많이 바뀐 것을 봅니다. 아이들이 열이 조금만 나도 엄마들은 응급실로 옵니다. 의사 소견에 필요없다고 해도 실비보험에서 다 지급되니까 인플루엔자 등 원하는 검사를 다 해달라고 합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입원을 해야지 실비에서 비용제한 없이 돈을 준다며 증상도 없이 입원해서 피검사, 소변검사, 머리 CT, MRI, 복부초음파, 위내시경, 장내시경, 무릎CT, 심장부하검사를(검사 종류도 자기가 정해서 옵니다) 하루만에 해내라고 떼를 씁니다. 자기가 1년에 한번씩 하는 건강검진이랍니다. 입원하면 영양제는 기본입니다. 어차피 공짜니까요. 수술도 비싸고 좋은 것만 합니다.
실비보험사들은 손해를 보고 있는 입장이겠죠. 그런데 포괄수가제가 시행되고 나면 달라집니다. 질병마다 어차피 금액이 정해집니다. 영양제 같은 건 꿈도 못꾸죠. 환자가 내는 금액이 정해지면 실비보험사에서 지급되어야 할 금액도 정해집니다. 그로 인해 실비보험사들이 얻는 이득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거짓 자료를 제출하고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포괄수가제를 도입하고자 합니다.
원하신다면 그 자료도 하나하나 모아서 보여드릴 수 있어요.1

마지막으로 짤방하나 올립니다. (천하대 병원의 흔한 회진.jpg)
저는 정말 이런 의사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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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어느 인턴의 호소입니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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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대란이 발전소 직원들의 문제가 아니고
전쟁이 군인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금융위기가 은행직원들의 문제가 아니지만

한 분야의 문제제기는 그 상황을 잘 아는 최일선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나올 수밖에 없다.

... 비보를 알리는 전령의 소식을 남 일처럼 듣지 말라..
수신자는 바로 당신이다.
패전을 알리는 전령의 목을 베지 마라..
다음 번 전령은 패전을 알리지 않고 도망칠 것이다.

우리는 메신저일 뿐이다.

포괄수가제가 의사들의 문제가 아닌데도
제일 큰 피해자가 국민임에도
우리 의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구걸하는듯한 저자세는 이제 바뀌어야 하지 않는가 싶다..


의사협회는 이익집단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의료분야의 최고 전문가 집단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번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쉽게쉽게 내뱉는 의술이니 인술이니
사명감을 가지고 살라느니 하는 뜬구름잡는 소리보다
당장 전신 피부가 벗겨진 환자 붕대를 어떻게 감아줘야 덜 아픈지 고민하는 의사들이 도덕적인 사람들이다.

전날 한시간도 못잔채 오늘 밤에도 새벽 두시에 응급수술에 불려가며 육두문자를 내뱉는 신경외과 의사들이
일곱시간자고 퇴근 후에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아무리 힘들어도 그렇지 환자들한테 이렇게 불친절할수 있느냐'며 키보드를 두드리는 사람들보다 훨씬 희생적인 사람들이다.

누가 이렇게 인내심이 강한 의사들을 참지 못하게 만드는가.

의사들이 전문가로서 내는 우려의 목소리를
이익집단으로서 내는 탐욕의 목소리처럼 들리도록 변조하는 너희들이 누군지

우리 십만 명은 알고 있다.
곧 사천만이 알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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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욕해도 좋으나, 포괄수가제는 의사가 아닌 국민의 건강을 죽일 수도 있는 위험한 정책입니다.

최소한 공공의료 비율이 10%도 안 되고, 매우 저수가인 우리나라에서는 시도하기가 거의 불가능함을 의사들은 이미 일고 있습니다.

포괄수가제를 실시하여 의료의 질이 유지되는 경우는 이미 그 포석을 잘 다져 놓은 국가들에 한해서였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무너져서 가루가 되어 가는 포석, 즉 국민의료보험의 붕괴를 겉으로나마 막으려고 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훗날 더 큰 독이 되어 돌아올 것이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 정책, 이런데도 의사들이 이제껏 해 왔던 것처럼 가만히 있어야 할까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정책이 직접적으로 의사의 이익 피해로 이어지지 않기에(양심을 버리면), 예전처럼 의사가 담합하여 반대를 외치기는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결코 지금 반대를 외치는 자들이 의사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이 아님을 알아 주세요.

단지 이익의 증감의 문제가 아닌, 매우 두려운 미래가 기다리기에 그것을 알리려는 것뿐입니다.

 

이제 와서 MB 정부가 서민을 생각한다고 말씀하시진 않을 겁니다.

그간 해온 언론장악을 아시면서 이제 와서 언론을 고지곧대로 믿는다고 하시지도 않을 겁니다.

더 이상 국민들이 예전처럼 어리석게 당할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대로 알고, 그래도 합당한 정책이라 생각된다면, 그 의견을 피력하신다 하더라도 더 이상 말리지 않을 겁니다.

 

안타까운 것은 아무것도 모르고, 다만 악의 축인 의사가 반대하기에 찬성하려는 태도입니다.

그들은 전문가이기 때문에 분명한 근거를 들고 주장하는 것이고, 최소한 국민들은 그 근거가 합당한지라도 확인하시고 그때 돌을 던지고 반대를 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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