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공유 회원 분들 반응이 이해가 가면서도 조금은 당황스럽네요
먼저 사실 확인을 위해 몇 가지 사항을 짚어 드릴게요.
1. 병원 교육은 의료계나 병원의 사적인 이익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
의사의 실력이 늘어나면? 의사에게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의료교육은 가장 평준화된 교육 중 하나입니다.
결국 전체 의료계의 질이 떨어지고, 하향평준화가 된다고 해서 의료계가 금전적 타격을 입지는 않습니다.
돈을 버는 것에는 실제로 생명과 직결된 술기는 관련이 없습니다.
오히려 피부/미용 등을 통해 의사는 돈을 벌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은 후에 전문의 자격 취득 후에 사병원에서 배웁니다.
아님, 사 강의를 통해 배웁니다.
대학병원에서는 돈 버는 방법은 가르치지 않습니다.
대학병원에서 가르치는 술기와 실습 참관은 거의 대부분 생명과 직결된 것들입니다.
또한 대학병원은 삼성, 아산 병원을 비롯하여 모든 병원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아셨으면 합니다.
삼성이 삼성병원이 적자가 나는 것을 알며서도 유지하는 것은 그것을 발판으로 의료산업과 바이오 산업을 펼치기 위해서일 뿐입니다.
2. 진료비를 절감해 주거나 사례비를 지급하는 것은 병원 재량이 아니다.
병원에서 진료비를 절감하거나 사례비를 지급하면, 그건 의료법에 의해 실형을 사게 됩니다.
의사는 면허 정지를 받게 되죠.
국가에서 그렇게 정해 놨습니다.
공공재이니 멋대로 건들면 다친다고.
이것은 국가에 따져야 할 문제 같습니다.
3. 분만실에 실제로 의대생이 동의 없이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서는 이것이 지켜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가장 민감한 부분이 "산부인과 술기" 이거든요.
환자가 가장 불쾌감을 느낄 수 있기에, 동의는커녕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남자 의대생은 출입 금지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렇게 뉴스에서 문제되는 경우는, 문제될 만 한 곳이니 문제가 되겠죠.
4. 노블리스 오블리제
환자의 인권이 우선시되어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민감한 술기의 경우 대부분 "출입 금지" 혹은 동의가 수반되기 전에는 참관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요.
제가 요구하는 것은 동의 없이 맘대로 참관해도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조금이라도 많은 환자 분들이, 의료를 공공재라는 성격을 인지하고, 자신이 조금 양보해서 의료의 질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계속 강조하지만 양보하지 않는다고 법을 어긴다거나 불이익을 받는 건 아닙니다.
다만 최상의 치료를 받는 대신, 이 치료가 앞으로 후대에도 혜택이 가도록 하는 것은 이 또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일종이 아닐까 합니다.
일화를 하나 들려 드리자면, 싱가폴에서의 이야기입니다.
한 병원 교수가 환자가 분만실에서 참관을 거부하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곳은 교육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다. 만일 이것이 불쾌하여 원치 않을 경우, 나의 사병원으로 가라."
많은 분들이 "나는 상급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지만, 그것을 위해 내 몸을 보일 의무는 없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말이 맞습니다.
다만 도덕적 의무라고 하겠네요.
PS. 쓰다 보니 참... 의료계에 별로 이익이 되지 않는 이런 일에 열을 올릴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학생들이 참관을 못할수록 오히려 더 교육이 편해지고 여유로워집니다.
의료의 질이 떨어진다고 금전적 불이익을 받는 것도 아닙니다.
의료계가 스스로 그것을 유지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러는 것일 뿐, 사적인 이익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무조건 안 좋게 여기는 것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