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중학교 2학년때 인거 같네요. 그때 백미터 기록이 조금 좋아서(백미터보다는 오래 달리기를 잘 했었습니다) 반 계주 선수로 뛰게 되었는데 제가 4번 주자였거든요.
근데 그때 학교에서 계주를 좀 특이하게 했어요.
1번주자 100미터 2번주자 200미터 3번주자 300미터 4번 주자 400미터로.......
보통 중딩 체력이란것이 거기서 거기라 다들 2번주자인 200미터까지는 무난히 도는데 300미터부터는 체력 싸움으로 가더라구요.
그때 반 예선전에서 3번주자한테 바통을 넘겨 받을때 우리반이 꼴지였거든요???
그런데 일등과는 이미 100미터 차이.(반바퀴) 2등과 3등과도 차이가 꽤 있었죠.
아 망했구나 속으로 생각하면서도 꼴등만 면하자는 기분으로 죽어라 달렸죠. 체력 분배따윈 생각에도 없었습니다.
근데 참 신기한게요. 만화에서 보면 왜 트렉에서 나랑 주자만 보이고 관중들 안보이고 하얀 세상으로 주인공이 들어가는 거 있잖아요?
그정도는 아니여도 정말 주자는 안 보이고 운동장이랑 관객들만 흐릿하게 보이더라구요. 그러면서 엔돌핀이 돌면서 하나도 안 힘든거에요.(지금 생각해 보면 러너스 하이)
정말 `역전하자 역전하자`란 생각만 들고요. 그리고 짧은듯 긴듯한 시간이 지나고 정신이 들어보니 제가 어느세 일등이 되어있고 결승선 통과할때쯤에는(2바퀴) 제가 꼴등이랑 반바퀴 차이로 들어왔더군요.......
저희 반애들 완전 난리나고........ 저도 신기해서 애들한테 물어보니까 초반 속도 차이는 별 차이 없었는데 후반에는 전 그 속도 그대로 돌고 애들은 점점 쳐져서 역전한거라네요 ㅎㅎ
그냥 요즘 체력도 약해지고 지하철 계단 걸어 올라갈때도 하체가 부실한게 느껴져서 과거가 그리워 적어봅니다.
여러분들의 체력 전1성기는 언제 였습니까?? 문득 궁금하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