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네와 같은 해병이라는게 자랑스럽다네 "
Steve Beck 해병대 소령은 자신이 맡게 된 전사한 해병대원의 관에 성조기를 씌우며 말하였다.
어느 날 출산준비를 하고 있던
만삭의 여인은 노크소리를 듣고 문을 열었다.
문 밖엔 제복을 정갈히 입은 해병대원들이 있었다.
순간 안 좋은 예감이 든 여자가 그들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혹시 남편 때문에 오신건가요? 남편한테 무슨 일이 생겼나요?”
모자를 깊게 눌러 쓴 해병대원이 그녀에게 편지 한 장을 건냈다.
편지를 받아든 여자는 떨리는 손으로 접혀있던 편지를 펴서 읽었다.
정말 애통하고 슬픈소식을 알리게 되어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소중한 전우 한명을 잃었습니다.
그는 해병대원으로서 이라크 알 카르마.....
그녀는 편지를 끝까지 읽지 못한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에게 편지를 건넨 Steve Beck 소령이
그녀를 부축하기 위해 다가가자 그녀는 자신에게 다가오지 말라며 소리를 질렀다.
“오늘 저녁 레노 공항에 부군의 시신이 도착합니다. 저희와 함께 가시죠”
Steve Beck 소령이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그에게 소리치며 거부하였다.
“지미(남편의 애칭)는 안 죽었어요! 얼마전엔 저한테 편지도 썼단 말이에요! ”
그녀는 문을 쾅 닫고 집안으로 들어 가 버렸다.
그녀는 이라크 알 카르마에서 적군의 폭발공격으로 사망한
James J. Cathey 해병 소위의 부인 Katherine Cathey였다.
그녀는 곧 출산을 앞둔 임산부였다.
그녀는 남편이 쓴 편지를 다시 꺼내 읽어보았다.
"어떤 단어로 당신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표현할 수 있을까? 당신한테 약속할께 반드시 집으로 돌아갈께
나에겐 지켜야 할 부인과 아이가 있으니까 당신과 아이는 내 전부야 "
“there are no words to describe how much I love you, and will miss you. I will also promise you one thing: I will be home.
I have a wife and a new baby to take care of, and you guys are my world.”
( James J. Cathey 의 편지 )
닫혀버린 문 앞에서 Steve Beck 소령과 해병대원들은
그녀가 나올 때 까지 기다렸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Katherine Cathey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Steve Beck 소령과 해병대원들은 그녀를 차량에 태워 레노공항으로 갔다.
정체가 있을 법 하지만 전사자 운구팀의 차량임을 알아본 시민들의 양보로
그들을 태운 차량은 한 번의 정체없이 공항으로 갈 수 있었다.
레노공항에 한 여객기가 착륙을 하였다.
탑승자들은 각자 자신의 짐을 챙기고 내리려 했지만 기내에서 방송이 흘러나왔다.
“기내에 계신 승객 여러분들께 양해의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금 이 비행기는 이라크전에서 전사한 해병대원을 운구중입니다.
해병대원의 운구가 끝난 후에 나가주시기 바랍니다. 승객 여러분들께 많은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성조기가 덮힌 관을 조심스럽게 들어올렸다.
활주로엔
Katherine Cathey와 James J. Cathey의 가족들이 서있었다.
남편의 관이 보이자 Katherine Cathey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지려는 그녀를
Steve Beck 소령이 부축해주었다.
해병대원들은 들어올린 관을 운구차량으로 조심스럽게 옮겼다.
Katherine Cathey는 트렁크에 놓인 남편의 관위에 쓰러져서 울기 시작했다.
이윽고
운구행렬이 장례식장에 도착하였다.
해병대원들은 장례식을 위하여 관을 옮기고
물건들을 설치하기 시작하였다.
Katherine Cathey는 남편의 관에 다가갔다.
그녀는 자신의 배를 관에 대고 말했다.
“우리 아기 심장소리 들리지?”
Steve Beck 소령이 그녀에게 물었다.
“부군의 모습을 보시겠습니까? 군장의사들이 부군의 시신을 잘 수습했습니다.”
하지만 Katherine Cathey는 자신이 사랑했던 남편의 모습으로 간직하기 위해서
남편의 시신을 보지 않기로 했다.
다만 눈을 감고 남편의 몸을 만지기로 했다.
Steve Beck 소령이 그녀의 손을 잡고
James J. Cathey의 얼굴에 가슴에 손으로 옮겨주었다.
장례식이 끝나고 내일 있을 입관식을 위해
해병대원들이 관 옆에 불침번을 서 있었다.
그때
Katherine Cathey가 해병대원에게 부탁을 하였다.
“내일 남편을 묻기전 마지막으로 남편 옆에서 자고싶어요”
Steve Beck 소령은 그녀의 잠자리를 만들라 명령하였고
해병대원들은 부부의 마지막 잠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그녀는 자신의 노트북을 켜 남편이 좋아하던 노래를 틀었다.
남편과의 추억을 하나 둘 떠올리며
그녀는 남편과의 마지막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그녀는 하루 먼저 남편을 가슴에 묻었다.
2005년 12월 22일
Katherine Cathey는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남편이 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흔적인
아들 James J. Cathey jr를 출산한 것이다.
이 스토리는 사진작가 Todd Heisler에 의해 알려졌다.
Todd Heisler는 전사한 해병대원의 운구과정을 사진으로 남겼다.
이 사진들은 2006년에 퓰리처상을 수상하였다.
천안함 폭침당시 몇몇 유가족들은 아들의 실종사실을 뉴스를 통해서 알았다.
지난 연평도 포격사건때 우리나라 해병대원 두 명이 전사한 일이 있었다.
그때 두 해병대원의 유가족들은 전화로 전사통지를 받았다.
미국은 전사자의 유가족들에게 운구담당 장교가 직접 방문하여 전사를 통보하고
미국방장관의 서명이 들어간 전사통지서를 전달하게 된다.
시신운구부터 장례까지 모두 책임지고 실행한다.
또한 유가족들에게 전사를 통보하고 난 후에야 언론보도를 할 수 있다.
언론보도로 아들의 실종사실을 알게 된 우리나라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국방비가 560조여서 가능한것이 아니다.
국방비가 30조여서 불가능한것이 아니다.
경험의 부재는 변명일뿐이다.
우리나라도 6.25와 베트남전을 거쳐왔다.
이는 국가에 충성한 군인을 대하는 국가의 마음가짐에 대한 문제이다.
부모는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고
자식은 부모가 죽으면 땅에 묻는다는 말이 있다.
어떤 경우든 평생을 지우지 못할 공허함과 슬픔을 안고
살아가야 할 유가족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위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