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7월쯤 군에서 복무중에 있었던 일이 떠올라서 올려봅니다.
제가 군복무한곳은 3사단 DMZ안이었습니다. 네 보통 말하는 수색중대 라는곳입니다. 즉 GP에서 생활을 했었죠
그때도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요
7월 며칠인지는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김부자 무슨 날이라서 경계강화명령이 내려진 날이었습니다.
제가 그때 후반야 근무를 섰었는데, 근무가 끝나기까지 아무런 일 없이 무사히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전반야와 근무교대를 하고 샤워하고 잘려고 하는데
GP전체가 흔들리면서 쾈콰쾈쾅 폭음이 들리는 겁니다. 자는 사람도 있었는데
전부 놀라면서 일어나고
아 XX 그냥 넘어가나했는데 북한놈들이 일을 하나 내는구나 싶었습니다.
생활관에서 벙커복도로 나가보니 연기가 자욱히 깔려있고 탄약냄새가 나는 겁니다.
아.. 81미리 날아왔나보다 싶었습니다. 그때 때마침 상황실에서도 피격된거 같다면서 방송이 나오고
모든 이들이 부리나케 전투태세에 돌입하고 3분내에 전 소대원이 자기 위치에 도착해서 탄을 보급 받았습니다.
피격된곳으로 보이는 지점은 너무 연기가 짙고 화약냄새가 심해서 가까이 못 갔는데요
날씨도 뭐 같아서 비는 억수로 쏟아지고 시야가 제로 였습니다.
그때 생각나네요. 제 동기중 한명이 K4사수 였는데, 인터폰으로 쏩니까? 쏩니까? 라고 말하던것이요
전 90미리 무반동총 사수라서 벙커가 아니라 상단연병장에서 상황을 살펴봤는데 정말 아무것도 안 보이더라구요
아마.. 그때 우리측에서 무기를 발사했었으면 큰일이 났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상황을 알게됬는데 비가 너무 많이오고 낙뢰가 떨어져서
GP를 둘러치고있는 크레모아가 몇개나 터져버렸던 겁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크레모아가 GP벙커 외벽 가까이에 있기때문에 연쇄폭발하면서 GP전체가 흔들린것이었구요
뭐.. 당시 좀 당황하긴했었는데
훈련의 힘이라는게 정말 무시못하겠더라구요.
매일 힘들다고 욕하면서 그래도 받았던 긴급상황훈련이 빛을 발하는걸 직접보니 뭔가 흐뭇하기도했습니다
몇년이 지난 지금이지만.. 당시 90미리 탄까지 삽탄하고 격발 신호만 기다리고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진짜면 한방 크게 먹여주고 싶었는데말이죠 ㅋㅋ
다 지나간 일이긴하지만.. 제가 몇년전 지킨 그 자리를 지금은 누가 지키고 있나 싶기도하고..이렇게 비가
추적추적내리는 날이면 벙커안에서 곰팡이와 거미줄 습한온도 퀘퀘함..등으로 고생할 현 군인들이 걱정됩니다.
GP에서 근무하면서 힘든점도 많았지만 그만큼 기억에도 많이남는 군생활이 된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