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의 이야기..

짝퉁카리쓰마 작성일 13.09.11 21: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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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자존심에 아무에게도 못한 속마음을 풀어놓고 싶어서 이렇게 처음으로 짱공에 글을 씁니다.

제가 평소 즐겨보던곳이 웃긴글터라 이곳에 쓰는거니 양해바랍니다.



제가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5년7개월..2030일이란 시간동안 저와 함께했던 그녀와의 이야기입니다.


21살이던 2008년 01월..

당시에 제가 고등학교때부터 만나던 여자친구에게 배신당하여 한참 힘들어하던 때였습니다.

여느때처럼 친구들과 함께 자주가던 민속주점에서 술을마시고 있었습니다.

그주점에는 작고 아담한 귀여운 알바한명이 있었는데 중학교 2학년때 제친구와 잠시 만났던 한살많은누나였죠..

제 친구들과 잘아는 사이이기도 해서 이런저런 농담도 주고받고 짬 날때마다 우리테이블에 앉아있다 가기도 했죠.

전문대에 다니던 누나였는데 말도 조곤조곤하게 하고 성격도 참 점잖고 참한거같아 괜히 관심이 가더라구요.

저와는 친하지않아 말은 섞은적은 없었고요.. 저는 은근슬쩍 제친구한테 번호도 물어보고 남자친구는 있느냐 물었는데 없답니다.

나좀 들이대도 되겠냐 했더니


"아서라..A랑 만났었잖아~ 어릴때 그냥 잠깐 만났어도 친구랑 만났던여자한테 그래야겠냐~"


그래도 어찌 그리 끌리던지... 더군나나 전여친과 헤어진지 얼마되지않아 빨리 다른여자만나 잊고싶은마음도 컸습니다.



그후로 한번, 두번, 연락도하고 얼굴도 자주보고 그러다보니 그누나도 저에게 정이 붙는거 같았습니다.

내친김에 한번 질러보자 하고 사귀자했습니다.. 역시나 단번에 차였구요..

그래도 포기않고 그녀가 잘시간과 일어나는시간에는 어김없이 문자한통씩 넣어주며 연락을 계속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하루종일 문자를 안했더니 다음날 저한테 연락이 오더라구요..

매일오던 문자가 안오니 생각났나봅니다ㅋㅋ  그때부터 전 확신했죠.. 이누나 나한테 조금씩 관심갖기 시작했구나..


그래서 어느정도 넘어왔다 싶을때 사귀자하니 또 차이고... 며칠뒤에 고백하니 또 차이고..

4,5번정도 차였을때 저한테 말하더군요.

"네 친한친구인 A랑 만났었다.. 어릴때라 진지하게 만난건 아니지만 그래도 너희 친구사이 나빠지는거 싫다..마음정리해라.."


제가 생각할땐 제친구놈도 진지하게 만난사이도 아니고.. 다른여자들 잘만 만나고 다니는데 뭐가 문제일까 했습니다..


겨우겨우 그누나를 설득하여 주말에 친구들에게 말하고 정식으로 사귀자 했었는데 말하기로한날 밤에 그녀한테 문자가 오더군요..

안되겠다고.. 그냥 친한 누나동생으로 지내자고..




술집에서 친구들과 모여 술마시다 그문자를 보고 A에게 서둘러 말했습니다. 친구는 쿨하게 오케이를 해줬고요.

나중에한얘기지만  "친구아니었으면 한대 때렸어" 하더라구요ㅋㅋ


친구도 허락해줬겠다.. 얼른 연락하려고 폴더를 여니 핸드폰은 꺼져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무작정 뛰쳐나와 그녀의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알바가 끝나고 집에 갈시간이라 잘하면 마주치겠다 싶었죠..

미친듯이 헥헥 거리며 뛰어갔지만 결국 못만났습니다.

주변에 공중전화를 찾기위해 열심히 달리던중 그녀집 근처 불꺼진 슈퍼앞에 서서 울던 그녀를 드디어 만났습니다.


친구들과 있었던일 이야기해주고 정식으로 사귀자 얘기했죠..

그렇게 저희는 2008년02월21일에 사랑스러운 연인이 되었습니다.


그저 힘든마음 위로받고 싶은마음에 괜찮아 보이는여자에게 들이댔는데 힘들게 사귀다보니 더 애틋했던거 같네요.

그녀는 생각도 깊고 나이가 20대 맞나 싶을정도로 어른스러웠습니다.

정말 가볍게 생각하고 만나려했는데 저의 반쪽을 만난거 같았습니다.


그후 10월에 군대가기까지 알콩달콩한 추억 쌓으면 만났고

군생활하는 도중에도 일주일에 한번 서울에서 양주까지 면회오고 편지도 400통이나 넘게 보냈습니다.


그렇게 고마운 사랑 받으며 만나오다 2년전부터 저희집에 잇다라 안좋은일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둘째누나 남편의 외도로 둘째누나 이혼.. 부모님두분다 허리디스크 파열로 수술..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가게도 문을닫고요..

곧이어 첫째누나부부의 이혼..

어머니 우울증과 허리수술 후유증으로 수입 제로..

병원비와 대출이자... 누나들은 이미 출가했던 몸이라면 나가서 따로 자취.. 생활비 지원 제로..

내가 회사에서 받아오던 월급으로 감당하기 힘든 부채..


지금 제나이가 26살.. 제가 사랑하는 그녀의 나이가27살..

그녀의 집에서도 슬슬 저에대해 물어보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녀는 혹시나 제가 밉보일까봐 저희집안얘기든 뭐든 나쁜얘기는 한마디도 집에 얘기하지않았습니다.

저희집의 어려운사정때문에 일찍 결혼하고싶었던 저의꿈은 날아갔고 그녀에게 30살이후에나 생각해보자 했죠..


저야 상관없지만 그녀는 슬슬 혼기가 다가오고 그녀의 어머님도 불안했는지 저번주말에 저를 부르더군요.

집은 어느정도사냐.. 결혼한다면 언제쯤 하겠느냐.. 그땐 돈이 얼만큼 생기느냐 등등 이것저것 물어보셨습니다.

조목조목따져서 묻는 질문에 거짓말을 할수도 없고 다 얘기했습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3,4년 뒤엔 안정찾을수 있을꺼라며 저의 사정을 다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그녀 어머님이 내년까진 내딸 시집보낼꺼다.. 굳이 너가 아니어도 다른사람에게 보낼꺼다..

헤어지라고는 안하겠지만 너희둘다 잘생각해보고 결정해라.. 하시더라구요.

그녀는 옆에서 "내가 다른사람 만나면 결혼할꺼같아? 왜 엄마마음대로야!" 하며 울었고...

그녀의 어머님은 그래도 뜻을 굽히지 않으시더라구요..

헤어지라는 뜻이었죠.. 제가 생각해도 딱히 방도가 없더라구요..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는데 3,4년을 더 그녀와 만나야하는데.. 혹시나 그때도 나아지지 않으면 그녀는 어떻게되는걸까..

과연 행복해질수 있을까 싶더라구요..



그래서 그날 잠깐 그녀를 불러내어 이야기 했습니다..

어머님뜻이 어떤지 확실히 알겠다고.. 내생각도 어머님과 같다고.. 확실치않은 미래에 당신인생걸게 하고싶지 않다고..

미안하다고.. 힘들지만 마음정리하고 헤어지자 했습니다..

그녀도 제맘알고 어떤상황인지 알기때문에 저를 잡지는 않더라구요.. 

더좋은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라고..

울지말고 지내자고.. 서로 울지말고 웃을수있는 추억으로 남자며 마지막 인사를 건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모두 잠들고 아무도 없는 새벽에 혼자 배개를 입에물고 소리없이 펑펑 울었습니다..


그렇게 절대 헤어질꺼같지않던 우리는 헤어졌고..

그리고 어제.. 그녀가 그동안 사준선물, 사준옷들, 반지등을 정리하던도중

책상서랍에서 편지한통을 발견하였습니다.. 봉투엔 4주년기념이라 써있었고

뜯어서 보니 4주년이 되기직전 그녀가 제 서랍속에 편지를 숨겨놓고 간거였습니다..

2012.02.14년.. 4주년 기념편지♥.. 1년도 더지나서 발견한 이편지가 저를 더 슬프게 하네요..


이렇게 그녀와 5년7개월, 2030일간의 연애는 끝이났습니다.. 그녀가 부디 행복하길 빕니다..




화장실에서 혼자 울며 핸드폰으로 쓰다보니 엉망이네요..

어디서 퍼온글이 아니라 저의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저와같은 선택을 했을까요?


끝까지 읽어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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