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관의 제대날

뭣같은날오후 작성일 14.06.24 02: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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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날 일요일.... 


그 날은 고문관이 2년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던 제대날이었다...


하지만 고문관은 마음이 편하지 못 했다....







고문관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신변정리를 다 해놓았다.


신변정리가 끝날 때쯤 동기새끼들이 부산히 일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동기들은 어제 당직사관과 쇼부를 봐놨기 때문에 7시에 칼로 부대를 나간다카더라...


하지만 동기들 사이에서도 왕따였던 고문관은 동기들과 함께 나갈 수가 없다.


고문관은 새벽같이  짐을 챙겨서 부서 창고에 숨어들었다. 그리고 건빵 주머니에서


물병장 뗏을때 반입했지만 동기들이 신고할까봐 쓰지 못했던 핸드폰을 꺼낸다...


어두운 창고 속에서 스마트폰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고문관... 어느덧 7시가 다 되어간다.


생활관 쪽에서 소란스런 소리가 들려온다... 동기들과 후임들의 환송이 한창이다...


하지만 고문관은 나갈 수 없었다. 이미 후임들에게 병장대우를 못 받은지 석달이 다 되어갔기에...




어둠속에서 눈물을 머금던 고문관에게 갑자기 빛이 쏟아졌다. 


창고문이 열리고 이병 짬찌 새끼가 아침 청소를 하러 들어온 것이다.



'수, 수고하셨습니다!! 정XX 병장님. 여기서 뭐 하십니까??'



고문관은 엉겁결에 마지막으로 부서나 보러 왔다고 둘러댄다.



'밑에서 통신이랑 발전반 환송식하고 있던데 거기 안 계셨습니까?'



고문관은 무언가 되도 않는 별명을 하고 황급히 창고를 빠져나갔다.


뛰어가는 고문관 뒤로 이미 눈치를 깐 이병 새끼가 종나 같잖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괜히 존댓말 해줬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고문관은 상황실까지 곧장 뛰어갔다.







'병장 정XX, 상황실에 용무 있어 왔습니다.'



상황실에서는 반쯤 자다깬 당직사관이 멀뚱멀뚱 고문관를 쳐다봤다.


부대 나갈려고 한다니까 배차가 없단다. 다른 동기들은 이미 콜밴을 불러서


나갔다고... 되려, 너는 왜 같이 안 나갔냐고 타박을 준다...


통신반장이면 그래도 자기 차라도 태워줄텐데.. 하필 수송반 개XX 상사가 걸려서....





할 수 없이 고문관은 혼자서....외롭게 신고를 하고 정문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정문에서는 헌병 일병 한마리가 나와서 경계를 서고 있었다.


문을 열어달라고 하니 일병이 투덜투덜 대면서 초소 쪽으로 다가가


열쇠를 들고 나왔다. 끼익-하고 문이 열리고 고문관은 밖으로 나왔다.


돌아봐도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부대에서 버스 정류장까지는 한참 산길을 내려가야했다.


아직 11월인데도 겨울산은 살에 에일 정도로 추웠다...


고문관은 말없이 황량한 산길들를 계속....계속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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