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별 성격론의 진실

김조일 작성일 15.06.28 17: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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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 성격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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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에 환단고기가 있다면 이과에는 이것이 있다

1. 개요2. 세계에서의 혈액형 성격설3. 역사3.1. ABO식 혈액형의 기원3.2우생학에 바탕을 둔 발전3.3. 현대의 혈액형 성격설4. 혈액형 성격설에서 설명하는 혈액형별 성질5. 여러 반박들5.1. 입증되지 않은 혈액형과 성격의 상관관계5.2. ABO식 혈액형 분류만을 반영함5.3. 통제된 실험에서의 반증 사례들5.4. "기존 과학적 지식도 어디까지나 가설에 지나지 않는다"?6. 혈액형 성격설을 믿게 되는 이유6.1. 근시안적 귀납의 오류6.2바넘 효과6.3피그말리온 효과6.4. 그 외6.5. 결론7. 폐해(弊害)7.1. 편견과 차별7.2. 자기 낙인 효과7.3. 인간관계7.4. 실제 사례8. 혈액형 성격설에 대한 경계9. 혈액형 성격설을 소재로 한 작품10. 혈액형 성격설을 뿌리 뽑아야 하는데 현실은 시궁창11. 혈액형 성격설을 싫어하는 사람12. 여담과 주의점

1. 개요[편집]

abo-bloodtype.gif
구글에 널렸다. 언제쯤 박멸될까...

사람의 성격이 혈액형에 따라 결정된다고 주장하는 도시전설. 변할 수 없는 성질인 혈액형을 이용하여 사람들의 성격을 나누고, 이를 비교하는 행위 자체가 인종차별이나 남녀차별과 같은 차별행위이다. 바넘 효과 + 선택적 기억 + 카더라 통신의 시너지 효과 덕에 살아남아, 현재까지 한국인의 의식에 각인되었다. 변종으로 혈액형이 체질을 바꾼다고 주장하는 혈액형별 식습관 체질도 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헛소리다. 애초에 사람의 성격이 그 사람의 ABO식 혈액형에 따라 결정된다면, 인간의 설정은 4가지 분류로 깔끔하게 나눠질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성격은 사람에 따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는 본격적으로 사람들과 접촉하기 시작하는 초등학교만 다니더라도 알게 되는 사실이다. 자신이랑 완벽하게 성격이 똑같은 인간을 찾는 것 자체도 드문 일이지만, 정작 찾았다 하더라도 세세한 부분에서는 차이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학적 근거가 매우 희박하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1] 학설이 아니라 유사과학이나 도시전설이다. 그 때문에 과학을 전공하는 이과 사람들은 '혈액형 성격설을 뿌리 뽑읍시다. 혈액형 성격설은 이과의 원수'라는 시각으로 이 학설을 적대시한다.[2] 인문학도들이 유사(類似)역사학을 추종하는 환빠 무리를 적대시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사실 인문학도들에게도 적대시당할 만하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인문학에서 혈액형 성격설은 그야말로 개소리. 심리학 전공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은 이를 적대시하고 있지만, 이러한 내용을 배우는 줄 알고 심리학과에 들어오거나 심리학 과목 복수전공하는 학생들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혈액형 성격설 신봉자중 대다수가 자신은 그냥 재미로 가볍게 받아들이니 문제가 없다는 사람들 이지만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이 "재미"로 인간에 대한 편견을 가지는게 문제가 없을리가...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그나마 나은 경우이고 가장 큰 문제는 이를 그냥 가십거리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혈액형 성격설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처럼 논문이나 통계를 내세우고 유사과학의 형태까지 띠고 있다는 점이다. 민방위 교육장에 심리학 교수라는 사람이 와서 혈액형별 인간관계론 강의를 하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다.

2. 세계에서의 혈액형 성격설[편집]

세계적으로 이러한 설이 분포된 곳은 한국과 일본뿐. 일례로 영어 위키백과에서 혈액형 성격설 문서의 표제어는 Blood types in Japanese culture이다. 혈액형별 인물 일람을 보면 알겠지만, 가상의 캐릭터에 혈액형을 설정하는 짓을 하는 것도 일본과 한국뿐이다.[3] 서양 쪽에는 죽을 때까지 자신의 혈액형이 뭔지도 모르고 살다가 가는 사람들도 부지기수.

당연하지만 서양에서 믿는 사람은 거의 드물다. 서양에서는 희귀병 환자가 아닌 이상 자기 혈액형이 뭐든 간에 아예 관심이 없다. 자기 혈액형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며, 자기 혈액형을 알고 있다고 하면 신기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괜히 응급실 치료에 힘들듯. 수혈을 해야 하는데 혈액형을 알리지 않으니까[4]
혈액형 성격설이란 게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런 바보 같은 걸 믿는 사람도 있냐고 반문한다.그럼 한국인이나 일본인은... 특히 독일 같은 경우에는 혈액형을 물으면 혈연관계를 묻는 것 따위로 오해해 기분 나빠한다고 한다. 거기다 독일은 나치즘에 휘둘린 역사도 있어서, 혈액형 성격설 같은 걸 주장했다간 우생학 신봉자로 오해받기 딱 좋다. 오히려 서양에서 동양쪽 혈액형 성격설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것은 별자리 성격설이다. 4개에서 12개로, 보다 풍부해진 분류로 획기적인 설득력 증가! 하지만 이게등장하면 어떨까?

의학에서도 A형 인격, B형 인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니까 의학적으로도 혈액형 성격설을 인정하는 거다! 라고 주장하는 멍청이들이 가끔 있는데... 의학에서 말하는 A, B형 인격은 혈액형의 A, B 형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 울혈성 심부전의 발병률과 환자의 성격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다는 가설에서 나온 표현으로, A형 인격은 일 중독자에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 성격, B형 인격은 그 반대의 느긋한 인격을 지칭하는 용어일 뿐이다. (그래서 O형이나 AB형 인격은 없다.) 게다가 이마저도 근거 없는 낭설이라며 의학계 안에서도 비판을 많이 받는 가설이다. 알파벳 A, B가 들어있다고 해서 혈액형으로 착각하지 말자. B형 간염은 B형만 걸린다 카더라

3. 역사[편집]

3.1. ABO식 혈액형의 기원[편집]

학계에서 인류의 기원은 아프리카로 추정하는데, 그 옛날의 인간들은 모두 O형이었다. 지금도 아프리카의 혈액형 비율은 90%이상이 O형이다. 마야인, 페루 원주민은 99~100% 이상이 O형으로 추정하고 있다. 얼어붙은 바다로 이어져 있던 당시의 대륙을 걸어 아프리카 사람들이 유럽으로 건너가게 되는데,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마 돌연변이에 의해 응집원a를 가지는 혈액A타입이 발생하고, 아프리카에서 중동으로 진출한 인류들은 돌연변이에 의해 응집원b를 가지는 B타입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양 응집원을 다 가진 AB형이 전체 혈액형에서 매우 적은 비율을 갖는 이유는, 역사적으로 중동과 유럽이 사이가 안 좋아서 혼혈이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아이누같이 사이가 나쁠 이유가 적은 지역에서는 AB형이 10%이상인 곳도 있다.

3.2. 우생학에 바탕을 둔 발전[편집]

독일 하이델베르크 연구소의 외과의사 에밀 폰 둔게른은 동물 혈액형 연구에 나선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포유류는 혈액형이 B형이었는데, 사람과 침팬치에서는 A형 혈액형이 발견된다는 점에서 진화와 혈액형의 관계에 주목하게 된다. 그는 함께 근무하는 폴란드 출신의 의사 루드비크 힐슈펠트와 공동으로 여러 가족의 혈액형을 연구하여, 혈액형이 유전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업적을 세우기도 한다. 이후 둔게른과 같이 연구했던 힐슈펠트 역시 혈액형 연구에 경주하였는데, 1918년 세르비아 육군중앙세균검사소에서 근무하며, 1차 세계대전 직후 전쟁으로 인해 마케도니아 평원에 모이게 된 전 세계 16개국의 군인이나 난민 8500여명의 혈액형을 조사했다. 그리고 이 조사 결과를 1919년에 학술지에 발표하였다. 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 서유럽 지역 출신의 백인일수록 A형이 많았고, 동유럽 지역 출신이나 아시아, 아프리카의 유색인종일수록 B형의 비율이 높아졌다. 그리고 우생학자들은 이 조사 결과를 악용하여, A형이 많을수록 진화된 인종인데 백인일수록 A형이 많으므로 백인이 제일 진화한 인종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5]

우생학에선 조사를 바탕으로 혈액형에 따른 인종의 우월성을 수치화하였다. 생화학적 인종계수가 바로 그것. 가령 혈액형 항목의 표를 참고하면, 한국인은 1.18로 '아시아-아프리카형'에 속하고 일본인(1.48)이나 러시아인(1.41)은 '중간형'에 속하며, 영국인(4.09)이나 프랑스인(5)은 '유럽형'에 속하는 식이다.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은 B형이 없으므로 진정한 백인으로 분류된다. 이 이론은 당시 우생학에 심취해있던 일본에서도 다루기도 했다. 조선인은 일본인보다 B형의 비율이 높아 열등하다는 식으로.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나치 독일과 일제는 혈액형 우생학론을 이용해 자신들의 집단이 우월하다는 것, 그에 따라 자신들과 반하는 민족들은 싸그리 정리하야 한다고, 혹은 자신들이 지배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인구 중 A형의 비율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 A형 비율이 조선인보다야 높긴 하지만 일본인도 백인에 비하면 여전히 열등 민족이었기 때문에, 민족 간의 우열을 따지는 부분은 일본에선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혈액형과 성격을 연관시키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혈액형으로 성격을 확실히 구분 짓는 기준은 1927년 일본의 심리학자인 후루카와 다케지가 친척, 지인 등 주위 사람 319명[6]을 대상으로 조사한 논문 「"혈액형에 의한 기질 연구」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혈액형과 기질」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 연구에서 후루카와는 A형은 소극적이고 보수적이며, B형은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후루카와는 더욱이 한발 더 나아가 1930년 우서 사건이 일어난 후 아이누족과 대만 원주민의 혈액형을 비교해, "순종적인" 아이누족에 비해 대만 원주민에게서 O형이 많이 나타난다는 점을 대만 원주민이 반항적인 이유라고 지적하면서, 이들과 일본인간의 통혼을 늘려서 O형 비율을 줄여 반항적인 기질을 순종적으로 만들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쯤이면 인종 간의 우열을 가리지만 않을 뿐, 우생학 뺨치는 수준의 유사과학일 뿐이다.

3.3. 현대의 혈액형 성격설[편집]

세계 2차대전이 끝난 후 오랫동안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970년대 들어 과학자도, 생물학과 계열 전공자도 아닌 방송작가 노미 마사히코가 혈액형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혈액형으로 알 수 있는 상성(血液型でわかる相性)》이란 책을 펴냄으로써 유명해지게 된다. 이것이 오늘날의 혈액형 성격설의 기반이 되었다. 현재에는 그 아들인 노미 토시히코가 그 일을 잇고 있다. 국내에는 각 혈액형별로 《X형 인간의 미학》이란 제목으로 80년대부터 나온 책이 잘 알려져 있다.

노미 부자의 활동으로 인해 일본에서는 한때 혈액형 성격설이 널리 퍼졌는데, 이것이 한국에 그대로 수입되었다. 세계적으로 이와 같은 것을 맹신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비슷한 사례로는 버뮤다 삼각지대나 바이오리듬이 있다. 일본에서는 2000년대 후반 이후 방송이나 대중 매체에서 혈액형 성격설을 다루는 일은 많이 줄어들었으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많이 통용되고 있다.

이 혈액형 성격설과 관련하여 흠좀무한 일화가 일본에 하나 있다. 일본의 전 노동부 장관인 니와 효스케가 1990년 정신이상자의 피습을 받고 사망했는데, 병원으로 후송되어 처치를 하는 과정에서 다른 형의 혈액이 수혈되어 사망하는 의료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국회 편람의 혈액형 기재를 의료진이 그대로 믿고 수혈을 했지만, 이것이 실제 혈액형과는 달랐고, 다르게 기재된 원인은 혈액형에 따른 인상이 득표수에 연결된다고 여겼기 때문 아닌가, 추측된다는 것.# 그러나 이 일화는 사실일 가능성이 낮다. 수혈을 할 때는 수혈 전 교차반응검사(Cross matching test)가 필수인데다, 사망원인도 과다출혈로 인한 심폐정지이니 수혈 실수와는 무관하다.

4. 혈액형 성격설에서 설명하는 혈액형별 성질[편집]

  • A형 : 소심하고 자신이 맡은 일을 묵묵히 일한다.
  • B형 : 다혈질이고, 아이디어가 뛰어나다. 하지만 남자의 경우는 바람둥이라서 여자한테 미움을 받을 때가 있다.
  • O형 : 활달하고 적극적이다.
  • AB형 : 천재 아니면 바보 내지 매드 사이언티스트.[7]

이러한 서술들은 과학적 근거를 가진 가설이 아니라 조작된 증거로 인해 만들어진 편견이다. 그 편견 때문에 《B형 남자친구》 같은 쌈마이 영화도 나왔으며, 한때 《개그 콘서트》에는 이것을 다룬 B.O.A라는 코너도 있었다. 하지만 이 개그는 혈액형 성격설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까는 것에 가깝다. 그리고 싸이 간지글에서 특히 자주 찾아볼 수 있다. 거짓말 안 치고 정말 자주 보인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이러한 분류에 대해 화를 내면, 이 역시 혈액형 성격설에 따라 해석하곤 한다. A형은 소심해서 화내고, B형은 원래 다혈질이라서 화내고, AB형은 내면의 똘기가 발현하는 것이고, O형은 욱해서 화낸다는 식으로. 도대체 뭐 어쩌라고? 그런 오해를 받기 싫어서 가만히 있으면 또 이유를 가져다붙인다. A형은 소심해서, B형은 다른 생각하고 있어서, O형은 자신의 편이 없어서, AB형은 타인에 대해 관심이 없어서 그렇다고 한다. 이는 밑에서 서술할 고무줄 잣대와 관련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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