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임진왜란 제2부

drfkmh 작성일 17.07.20 17: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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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를 안 보신 분들은 먼저 보고 오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아! 임진왜란 제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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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임진왜란 제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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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년 7월 1일 <맑음, 개더움>

 

노를 쳐다보기만 해도 토 나온다.

내가 똥개인지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똥개훈련도 이런 똥개훈련이 없어.. 

전속력으로 전진하다가 신호와 함께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라고 한다.

학이 날개를 편 모양? 뭐 그런 모습으로 우리 판옥선들이 대형을 갖춰야 된다는데 진짜 돌아버릴 것 같다.

두 발을 가진 사람들이 대형 맞추는 것도 어려운데, 배로 노를 저어서 어떻게 그 모양을 만드나....

오늘 네 번째 훈련할 때 모양이 조금 괜찮게 나왔다고 들었는데 장군님은 전혀 만족하지 못하신 것 같다.

 

하... 그래도 거북선에 탄 놈들을 생각하며 위안을 삼아야겠다. 우리는 뒤돌아서 자리만 잡으면 되지, 그 녀석들은 충파를 위한 최대속력 훈련을 하루에도 수십 번 반복한다고 하더라.

하지만 여전히 내일 훈련은 또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다. 그놈의 학익진. 학익진. 학을 한 번도 본적은 없지만 길에서 만나면 뺨을 시전해줄 생각이다.

이제까지 왜놈들을 만나 일곱 번을 싸워 모두 이겼는데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되지..

 

 

정말 똥개훈련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생명을 구하는 훈련이 될지

아니면 나라를 구하는 훈련이 될지

그도 아니면 역사를 뒤바꿀 훈련이 될지

아직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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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릉!”

 

묵직한 굉음은 처참하게 구겨지는 목재의 소리를 동반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굉음은 제2진의 기함 아다케에게 종말을 안겨주는 소리이기도 했다. 소경배의 선수에 달려있던 용머리가 아다케의 좌측 선실 격벽을 박살낸 것이었다.

 

제2진의 부장 마리모토가 정신을 차렸을 무렵, 이미 선실 하단에는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의 물이 유입되고 있었다. 하지만, 부장은 아무나 될 수 있다던가?

 

“소경배를 처치해! 거리가 가까운 지금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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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모토는 냉정을 잃지 않고 여전히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소경배가 충파로 인해 기동력을 잠시 잃은 이 순간이 그 괴물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믿었던 것이다.

 

자신들이 보유했던 화포로는 소경배를 막아낼 수 없었다. 이제 남은 방법은 이 괴물의 지붕을 파괴하는 것뿐이었다. 마리모토의 목소리가 울리자, 여러 병사들이 소경배를 향해 몸을 던졌다.

 

하지만, 그들이 몸을 던진 그곳에서 발생하는 것은 분수처럼 솟아나는 피뿐이었으니 마리모토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소경배의 지붕에는 수많은 쇠창살과 철가시가 꽂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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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케에서 건너간 병사들이 가시밭에 관광당하고 있을 무렵, 소경배의 뒤쪽에서 세키 부네 한 척이 배를 맞닿았다. 지뢰밭의 존재를 확인한 그들은 조심스럽게 지붕위로 건너갔다. 10여명쯤이 도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넘어지면 끝장이다. 조금이라도 균형을 잃으면 그길로 솟구치는 자신의 피를 보게 될 것이다.

 

“내려쳐, 어서!”

 

거대한 철추와 망치를 들고 있던 그 병사들이 사정없이 소경배의 지붕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말이지. 철로 나무를 때리면 묵직한 소리라든가, 나무가 패이는 소리라든가 그런게 들려야 하는데 말이지. 철과 철이 맞닿는 소리가 들리는 건 나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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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들은 그 이상한 느낌을 서로 공유할 수 없었다. 폭음과 함께 소경배가 갑자기 흔들렸기 때문이다. 그 진동은 그들의 균형감각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소경배의 좌측열이 동시에 불을 뿜었던 탓이다. 불과 5미터도 남겨놓지 않고 좌측열에서 접근하던 세키부네는 철저히 망실되고 있었다.

 

한편 우측에서 접근하던 세키부네 두 척 중 한 척은 거리가 가까워지자 대형 짚더미를 던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없다. 소경배가 다시 속력을 내기 시작했고, 좌측열이 불을 뿜었듯이 자신들을 향하고 있는 소경배의 우측열이 언제 철환을 쏟아낼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연장질을 하던 병사들은 소경배의 지붕에서 장식품이 되고 있었다. 죽은 것도 아니요, 살아있는 것도 아니되, 비명과 함께 피범벅이 되고 있던 그들은 소경배의 지붕위로 절대 건너오지 말라고 전 왜군 병사들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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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좌측 선실이 완전히 통제 불능입니다. 배가 곧 침몰할 겁니다. 어서 배를 버려야 합니다.”

 

한 번의 충파로 배가 회생할 수 없다는 보고를 들은 제2진의 부장 마리모토. 불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단서가 그 하나의 보고뿐이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소경배의 짚더미를 향해 사방에서 불화살을 쏘고 있을 그 무렵, 소경배의 우측열도 철환을 쏟아낸다. 소경배의 우측에서 접근하던 두 척의 세키부네도 어김없이 하얀 연기와 더불어 목재를 토해내고 있었다.

 

“배를 버린다! 모두 탈출해, 어서!”

 

전방, 좌측, 우측에서 다시 불을 뿜어대기 시작한 소경배는 이미 미끄러지듯 포위망을 벗어나고 있었다. 아니, 사실 포위망이라고 할 수 없었다. 소경배에 대한 포위는 무의미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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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공도 소용없었다. 짚더미가 활활 타오르는 듯 했지만, 배로 옮겨 붙지 않았다. 불을 붙이는 것도, 연장으로 지붕을 파괴하려는 것도, 소경배의 천장이 경철로 덮여 있기 때문에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지휘관은 이 상황에서 무슨 명령을 내려야 하는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도무지 막아낼 방법이 없는, 대적불가의 병기 앞에 어떤 지시를 내려야 한단 말인가. 와카자키와 그의 부장들, 그리고 직속의 병사들은 몇 일전 용인에서 세상의 주목을 한 번에 받는 승리를 일궈냈다. 천 오 백 명이 오만 명을 상대로 승리했다면 그럴 만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여기 한산도 앞바다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수 십 년 동안 전국 통일 전쟁을 치루며 쌓았던 전투의 경험도, 용인전투의 결과로 인해 얻은 자신감도 저 녀석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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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척의 에게.

지붕으로 천정을 덮은 단 한 척의 에게

등허리를 쇠창살로 장식한 단 한의 에게

용의 머리를 가진 단 한 척의 에게

사람의 모습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단 한 척의 에게

지휘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장님과 같은 저 한 녀석에게

 

와카자키의 함대 제2진은 철저히 유린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 그 한 척 뿐이던가. 다른 두 방향에서 접근한 소경배에 맞서고 있었던 왜군 함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자 그럼, 이제 와키자카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가. 사면초가의 이 상황에서 와키자카는 마지막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할 수 있겠는가?

저들을 격파할 수 있겠는가?

 

 

다음 이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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