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공무원 출신인 식품 안전 전문가 A씨가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살충제 계란’ 문제를 조사해왔고, 시민단체는 A씨 연구를 바탕으로 지난 4월 ‘유통 계란의 농약 검출 실태 및 대책방안’이라는 보고서까지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해 11~12월 대학 연구소와 함께 계란에 기준치를 초과하는 살충제 성분이 잔류해있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을 벌였다. 앞선 농가 탐문 조사에서 “닭의 몸에 진드기 제거 농약을 뿌린다”는 이야기를 접한 뒤 이를 직접 실험으로 확인한 것이다. 이 실험에선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인터뷰를 극구 사양한 A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식품 단속일을 하다 정년 퇴직한 이후에도 의문이 생기면 일부 사비를 들여서라도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다”며 “나는 단지 먹거리 문제에 까다로운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저는 아직도 번개탄으로 구운 삼겹살, 중국산 다대기를 쓴 고추장, 수입 참깨가루로 짠 참기름을 안 먹습니다. 살충제 계란 문제는 농가에서 닭의 몸에 농약을 많이 친다기에 실험을 해본 것입니다.” A씨는 “이 결과를 소비자연맹에 알렸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지난 1~3월 용인·수원·화성·김천·천안의 농협·유통업체·마트 20곳에서 구입한 표본 계란 51점을 분석해 국산 계란 2점이 농약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한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이런 조사 결과를 4월 토론회에서 발표했고, 지난 9일에도 “국내산 달걀 전면 조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4월 6일 소비자연맹이 주최한 토론회에는 식약처와 농림부 공무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10일 이런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산 계란은 안전하다”고 장담했다가, 결국 16일 공식 사과했다. 이날 오후 현재까지 ‘살충제 계란’으로 판명난 계란은 ‘08마리, 08LSH, 09지현, 08신선농장, 13정화, 11시온’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의 ‘유통달걀 농약관리 방안 토론회’ 자료 전문을 싣는다
그리고 살충제계란 예방 대책 우병우 민정수석실이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