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도 채남지 않은 대선 전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아버지 박정희가 피살된 궁정동에서 당대 미모의 연예인들과 자주 만났던 사실, 박근혜 후보와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등 유신시절의 비화가 낱낱이 담긴 저서가 재출간돼 주목된다. 이 저서는 1992년 출간돼 당시 세간의 화제를 뿌렸던 ‘남산의 부장들 1·2’로 현직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충식 상임위원이 동아일보 재직시절 3년 여 동안 지면에 연재한 내용을 모아놓은 책이다. 김 부위원장은 22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재출간의 의미에 대해 “구시대에 대한 막연한 향수만으로도 안된다”며 “(유신시절을) 통째로 흑색으로 칠해서 매도해서도 안되겠으나 그 시대를 미화하려는 것은 지나치다. 건전한 비판을 통한 미래로 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정희가 사망한 10·26 당시 심수봉씨가 궁정동 총성의 현장에 있었다는 것이 단지 그날만의 예외적인 일이 아니었다는 여러 증언이 김 부위원장의 저서에 나와있다. 당시 김 부위원장은 '궁정동'에서의 박정희 사생활을 책에 공개한 이유에 대해 "이제 변호인 접견 기록을 토대로 당시 궁정동 안가운영을 햇볕에 드러낼 때도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예비역대령으로 중정 의전과장이었으나 10·26 현장에 있다가 붙잡혀 1980년 5월 사형당한 고 박선호씨의 육군고등군법회의 재판 당시 증언을 소개했다. “궁정동 식당을 가리켜 어느 검찰관이 ‘그 집은 사람 죽이냐’고 질문아닌 질문을 했다. 그 집은 그런 집이 아니다. 대통령이 오시는 곳이다. 그곳에는 수십 명의 연예인이 드나든다. 그 명단을 밝히면 시끄러워질 것이다. 거기에서 있었던 일을 폭로하게 되면 세상이 깜짝 놀랄 것이다. 박 대통령은 한달이면 열 번이나 그곳에 왔다.” 김 부위원장은 “대통령의 사생활을 관리한 박선호의 재판증언은 결코 엄포나 부풀린 과장이 아니었다”며 김재규가 1980년 1월 15일 자신을 옥중접견한 강신옥 변호사에게 했던 말을 전했다. “궁정동 안가를 다녀간 연예인은 100명 정도 된다. 임신해서 낙태한 사람도 있고…. 징징 울고 불응하겠다고 해서 배우 K모, H모양은 오지 않은 일도 있었지만 간호여성이 임신해서 애먹기도 하고…” (강신옥의 접견메모)
김 부위원장에 따르면, 박선호씨가 이 집에 대해 암살사건으로부터 10년 전인 1960년 대 말 이후락(6대 중정부장)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있을 때부터 그런 용도로 쓰여져 왔다고 진술했다. 박씨의 여인 선정작업에 대해 김 위원장은 “주로 주간지 표지 사진이나 TV시청에서 시작됐다”며 “대상선정이 끝나면 주로 궁정동에서 가까운 내자호텔로 불렀다…1979년 10·26 당일 오후 5시20분 가수 심양은 내자호텔 커피숍에서, H대학생 모델 신양은 프라자호텔에서 각각 궁정동으로 인도됐다”고 전했다. 박선호씨는 또 “차실장이 TV를 보거나 하다 지명한 경우가 30%쯤 된다. 이름을 대고 돈은 얼마든지 준다고 하면서 다음 번에 부르라고 한다. 돈이라곤 10원도 주지 않으면서…”라고 차지철을 탓했다고 김 위원장은 기술했다. 박선호씨는 궁정동을 드나든 여인에 대해 “1979년 겨울 배우, 탤런트가 대부분이어서…저기 걸린 달력에 나온 미녀 모두가 안가를 다녀갔다”고 진술하기도 했다고 김 위원장은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