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희 부국제 프로그래머 曰
"봉준호 감독이 수상 결과 발표 이후 인터뷰를 마치고 리셉션 장에 가장 늦게 나타났는데
봉준호 감독이 리셉션 장에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눌 겨를도 없이 감독님이 도착하자마자 모든 심사위원들이 감독님을 에워쌌다.
왜냐하면 심사하는 중간에는 감독님과 심사위원들간 대화도 못하고 굉장히 접촉을 제한한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옆에 살짝 가서 들어보니까 모든 감독들이 "이 장면을 어떻게 찍은 거냐"
"나는 이 장면이 너무 좋았다" "미쟝센이 너무 놀랍다" 이런 질문들을 하고
봉준호 감독님은 거기에 대해 영어로 하나하나 친절하게 답변했다. 그 시간이 무려 20분 정도 걸렸다.
그것만봐도 정말 '만장일치'라는게 느껴졌다."
로빈 캄필로 심사위원 曰
"기생충 시사 직후 모든 심사위원들이 이 작품에 매료됐고,
이 작품을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결정하는데 단 1분도 주저하지 않았다.
탁월한 미장센, 배우들의 연기, 주제의식 등 기생충은 정말 놀라운 작품이다.
봉감독님이 수상 소감의 자리에서 조르주 클루조와 샤브롤 감독님에게
많은 영향을 받으셨다고 말씀하셨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기생충을 이렇게 말하고 싶다. 히치콕 감독 영화의 경지에 오른 작품이다.
장르영화도 정치영화도 아니면서 사회적인 주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갔고,
가장 놀라운 점은 그 어떤 순간도 관객들의 감정선을 끝까지 끌고가는 힘이 있는 작품이었다."
이냐리투 심사위원장 曰
"모든 영화의 심사 과정이 동일했다. 우리는 하루에 2~3편씩 영화를 봤다. 10일동안 21편이었다.
관객들과 함께 본 경우가 가장 많았다. 그것은 대단한 경험이었다.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보는 것과 비교해서.
영화를 보면 보통 우리는(심사위원) 방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영화를 본 우리의 반응과 인상에 대해 즉각 공유했다.
하지만 우린 그 자리에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우리는 즉시 결과를 얻으려고 하지 않았다.
우리는 영화를 보고난 후 항상 그 영화들을 완전히 소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우리가 영화의 어떤 점에 흥분을 했는지 서로 공유하는 과정은 아름다웠다.
만약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작품이라면,
우리는 우리가 왜 좋아하는지, 혹은 싫어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는데 시간을 낭비하려하지 않았다.
기생충, 이 영화는 정말 독특한 경험이었다. 예상할 수 없는 영화였다.
우리는 영화를 본 후 모두 이 영화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여러 장르를 혼합하여
우리를 이끈 미스터리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매우 긴급하고 우리의 삶에 있어 다룰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를 재미있고 유머러스하게,
그러나 어떤 속단도 없이 신중한 방식으로 전달하며
아름다운 효율성과 더불어 진짜 영화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담겨있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매우 로컬 필름적이면서 세계적인 영화였다.
우리 심사위원들은 이 영화의 결과에 마음을 빼앗겨버렸다.
시간이 갈수록 그 마음이 커지고 또 커졌다.
그리고 만장일치의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