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어떻게 다시 돌아왔습니다.
짱공인들의 관심과 사랑에 힘입어 오늘은 주말을 이용해
남은 덴마크 부분을 녹취록 만들다시피 하며 글을 옮겨봤습니다.
제가 직접 조사를 하고 자료를 정리한다면 참 좋겠지만
제 본업이 이쪽도 아니고, 주어진 자료는 한계가 있다보니
이 글이 100프로 진실이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혹시나 짱공에 북유럽 전문가가 계시다면
이 글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을 경우 댓글로 언급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 글은 “삼프로 티비”의 코너 “투자는 책과 함께”에서 발췌 해 온 것임을 밝혀 드립니다.
3)덴마크의 세율
북유럽이 다 그렇지만 세율이 장난이 아닙니다.
소득세는 42~56%정도를 걷어가고
부가세는 25%
교회유지세는 1%
안버세라는 정체 불명의 세금까지 걷으면
전체적으로 60%를 세금으로 낸다고 합니다.
여기서 끝나면 좋겠지만, 매년 재산세를 추가로 5%를 걷어간다고 하지요.
집이 10억이면 매년 5천만원을 세금으로 내야겠죠. 물론 공제는 있겠지만....
또 자동차 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현대 소나타(한국에서, 3,000만원 가량 하는)는 덴마크에서 7~8,000가량 합니다. 대체 왜? 라고 하실텐데요.
차값 (3,000)에 세금이 180% (약 5,400)이 붙어서.... 소나타를 구입하는데 8,400만원이 들어가는 겁니다.
네이버에서 벤츠 e클래스를 검색해 보니 가격이 6,300 ~ 1억260정도 하네요.
뻥을 매우 심하게 보태면, 덴마크에서 소나타는 한국의 벤츠 e클래스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닼ㅋㅋㅋ
괜히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는게 아닌 거겠지요.... 아, 자동차세도 매년 내셔야죠. 평균 100만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덴마크에 사신다면, 세금으로 58~72%를 세금으로 내시면 되겠습니다.
이런데 행복하다고? 하실텐데요. 그렇다고 합니다. 이렇게 걷어서.... 전체 GDP의 30%를 공공부분에 지출하거든요.
이른바 고부담 고복지 사회인 겁니다.
그돈으로 응급차나 무료로 해 주지는...
우리나라가 조세에 저항이 큰 이유가 “세금내서 제대로 쓰긴 하는거냐?”라는 의심이 있는데. (실제로 거하게 말아드신 사례가 있으니...) 여긴 그런게 없다고 합니다. 지금 내 주머니에 돈이 없어도, 걷어간 돈을 확실히 나를 위해 써준다는 확신이 있으니 행복하겠죠.
그래서일까요, 덴마크는 저축률은 유럽 꼴찌 수준입니다. 할 이유도 없지만, 할 돈도 없으니까요..... 크흡 ㅠㅠ
4)과연 여긴 정말로 행복할까?
다만 앞서 이야기 한 걸 반대로 생각해 본다면 이런 결론이 나올 겁니다.
내가 북유럽에 산다면 먹고 살 걱정은 없어. 하지만 내가 열심히 하면 우리 부모님세대보다 더 잘 살 희망도 없어.
맞습니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우리나라보다 더 좁은 셈입니다.
세상엔 모든걸 다 가질 수 없는걸 보여주는 국가입니다. 모두가 소득이 평등화 되어있다면, 쓰는 돈도 비슷비슷 할 거고, 그렇다는건 저축을 하는 돈도 비슷비슷 하겠죠.
또 “내가 열공해서 고소득의 직장을 얻겠어!”하며 변호사, 기업인이 되도..... 그만큼 더 걷어가 버리니까.
앞서 언급한 부동산 폭등건, 어마어마한 가계부채가 어느정도 이해가 되실 겁니다. 전국민의 소득이 고만고만한 나라에서 소득을 제외한 자산 증식 방법은....결국 부동산 일 테니까요. 그래서일까요?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국가 출신 사람들이 많이 이주하는 곳이 미국이라고 합니다.
난 능력있어! 이걸로 내 노력에 따라 돈을 왕창 벌고 싶어! 난 부모님 보다는 더 잘살거야! 하는 사람들에게 미국은 기회의 땅일테니까요.
모두가 살길 원하는 나라로 알고 있지만 역시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인 걸로....
그리고 교육또한....북유럽은 핀란드를 위시해서 교육을 잘 시키는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요. 덴마크는 예외입니다. 여긴 피사(전 세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력시험)시험의 하위권에서 놀고 있다고 합니다.
레고가 지능 발달에 도움이 되는지는 재고해 보시는 걸로...
그리고 북유럽 국가하면 장수와 건강을 모두 잡은곳으로 여길 수 있는데 덴마크는 또다시 예외입니다. 덴마크의 평균 수명은 78.4세 입니다. 우리나라는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었죠. 여성은 84세를 넘었고요.
생각해보니 이상하죠. 응급실도 예약해야되, 엠뷸런스도 돈내야돼, 처방전도 돈 내야돼, 약도 돈 내야돼.
이게 무슨 복지국가인가 싶습니다.
그리고 집값이 12배나 (12프로가 아닙니다) 올라,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부모님 보다 잘 살 자신은 없어. 그나마 애들보고 희망이라도 가지고 싶은데 이놈시키들이 공부도 못해, 아파도 병원에선 제대로 보장도 안해줘.... 나가서 산책이라도 하려고 해도 일년의 절반은 해가 뜨지도 않아.....이토록 삶에 머리 빠지는 일이 다반사니..... 이걸 어떻게 풀겠습니까?
그래서 덴마크가 북유럽 국가들을 넘어, 독일보다 더 많은 맥주를 소비할 뿐 만 아니라..... 설탕을 어마어마하게 소비한다고 해요. 연간 설탕 소비량이 7.8kg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게 얼마나 되는지 비교를 해보자면 우리나라의 연간 설탕 소비량은 1.2kg 정도래요.
백종원 선생님이 설탕을 팍팍 부어버리면서 “이 정돈 괜찮아유. 안죽어유.” 하는덴 다 이유가 있었던 거지요. 우리나라보다 여섯배 이상을 쏟아 부어도 안죽는다는 걸 보여주는 나라가 있으니....
덴마크 다이어트 당신은 대체....
이렇게 먹고 싶은거 먹으니..... 대가를 치러야겠죠. 평균 수명이라는 양적인 측면이 짧을 뿐 만 아니라, 고지혈증, 비만, 당뇨가 어마어마하게 많고, 암 발병률 또한 높아요. 10만명당 328명.... 그렇게 정크푸드로 찌들어 가난한 돼지들이 많은 미국 보다 높습니다. 수명의 질적인 측면도 영 좋지 않은 거지요.
양과 질 모두를 잡아야 한다는데, 덴마크는 평균 수명이라는 양, 생애기간 중 건강이라는 질 모두를 놓쳤다고 봐야겠지요.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어보면 답이 안나오는 나라입니다.
그나마 복지가 잘 되니까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죠. 하지만 복지국가라고 해서 “빈곤층이 없다.”라고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잖아요. 덴마크는 빈곤층의 비율이 4%대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최근들어 7%까지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 세금을 78%정도 걷어가는데 사회가 평평하겠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덴마크는 상위 1%의 부자들이 전체 부의 31%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아니 평평하다며 ㅠㅠㅠ 덴마크 애들은 답도 없이 어떻게 살라는 거냐 ㅠㅠ 불쌍하다 불쌍해 하실텐데요. 여기엔 이유가 있는데요. 덴마크 최대 회사(우리나라로 치면 삼전같은)는 머스크라는 해운 회사입니다. 전세계 해운 1등이니
그럼 좋아 상위 1%의 걔들은 월드 클라스니까 논외로 치고, 그럼 범위를 넓히면 좀 더 평평하겠지. 라고 생각해서 범위를 넓혀보면..... 그래도 답이 안나옵니다.
상위 20%가 보유한 부는 하위 20%가 보유한 부의 약 3배에 달하거든요.
이런데도 계층 이동의 가능성은 우리나라보다 낮으니.....
알면 알 수록 “대체 이 나라는 뭐지?”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그런데도 덴마크 국민들은 1973년 이후로 나는 행복한데요?라고 대답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요 물론 일을 하루에 여섯시간 정도 밖에 안하고, 일년에 42일을 놀고 회사 짤려도 임금의 90%를 2년간 받고 그 이후에도 깎이지만 계속 받긴 해요.
하지만 그것만 믿고 덴마크에서 살 자신이 있냐고 묻는다면
전 솔직히 여권 비행기표 다 찢어버릴 거 같은데 말이죠.
5) 우린 행복합네다.
여기까지 들으면 이나라 사람들의 모습에서.... 휴전선 너머에 있는 동포들의 모습이 어른거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장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런 삶을 살아야 한다면..... 나라가 몇 번이고 뒤집어 엎어졌겠지요.
하지만 덴마크 사람들은 2시간씩 삥땅치고, 실업급여가 많은것 말고도 “정말로 행복하다.”라고 말할 이유가 있긴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40년 가까이 행복지수가 1위를 달리겠죠. 저자도 이 점이 궁금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봤고 나름의 답을 찾았다고 합니다.
이제는 바로 그 점을 다루고자 합니다.
덴마크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남을 잘 믿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사회적 신뢰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거죠.
그걸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해봤다는데요.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현금이 잔뜩 들어있는 지갑을 던져놨는데, 이것이 얼마나 돌아왔을까? 라는 실험입니다.
몇개가 돌아왔을까요?
저자는 40개의 지갑을 던져놓았는데, 40개 전부가 돌아왔다고 합니다. 거기에 있는 현금은 한푼도 빠지지 않았고요.
저자는 덴마크 외의 다른 나라들도 비교군으로 두고 실험을 했는데, 다 돌아온건 덴마크만이 유일했다는 것이죠.
이쯤되면 뭐지? 쟤들 할텐데요. 덴마크 사람들에겐 그게 “당연한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나라가 북유럽처럼 될 수 없는 가장 큰 간극이죠. 사기 범죄1위 국가와 지갑을 다 돌려주는게 당연한 나라 사이에는 국민간 “사회적 신뢰”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겠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래서 안되”라는 자기 비하가 아닙니다. 그냥 다르다는 것을 기술적으로 말씀 드리는 겁니다.
눈뜨고 코 베인다. 하는 속담이 있다는건 그만큼 타인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것이니까요.
어쨋거나 사회적 신뢰가 높다는 것은 도덕적 우위 뿐 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큰 이익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계약을 한다면, 계약서를 써야 하고, 변호사를 불러서 공증을 받아야 되고 그런 과정에서 경제적, 시간적 비용이 든다면.....
저기는
“야 우리 이것좀 해보자”
“오케이”
하고 악수하면 끝나는 겁니다.
변호사의 공증, 계약서 작성 등 이런 시간 경제적 비용은 제로가 되는 거지요.
아니 우린 안되고 왜 쟤들만 되냐?라고 생각하실 분들을 위해 그 배경을 말씀드리자면.....
덴마크의 역사를 언급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덴마크의 역사는 한줄 요약 하자면
“축소지향적 역사”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축소 지향적.... 한자 감각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대충 짐작이 되실텐데요.
그래도 아닌 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 알기 쉽게 말씀드리자면
계속해서 쪼그라들기만 해온 나라란 겁니다.
지금이야 유틀란드 반도에만 있지만 덴마크는 한때 대단히 잘 나가던 나라였어요.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의 배경이 덴마크였죠. 클로디어스 왕이 햄릿을 직접 죽이긴 껄끄러우니 영국으로 보냈는데 영국 왕에게 편지를 쓰는 내용이 나옵니다.
우리나라 왕자가 거기로 갈건데, 편지 봉투 뜯자마자 죽이셈ㅋ
외교적으로 대단히 껄끄러운 부탁? 명령?을 내린겁니다. 타국의 왕에게요. 편지를 읽은 영국왕이 “이거 우리를 무슨 홍어 ㅈ으로 아나?”라고 수 틀리면 전쟁이 날 수도 있는거죠.
극중에서지만 한 나라의 왕이 그런 껄끄러운 부탁이나 명령을 다른 나라의 군주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덴마크는 강국이었다는걸 의미하겠죠. 그걸 증명하는 것이,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와는 관련없는 극작가가 했다는 것에서 역설적으로 “덴마크가 강국임은 당시의 상식이었다.”라는 걸 방증하는 것이고요
덴마크의 전성기때 영토는 유틀란트 반도 + 스칸디나비아 반도 대부분 (그땐 스웨덴도 덴마크의 따까리 1에 불과했습니다.) + 지금의 독일땅인 홀스타인(젖소 품종의 유래가 된 지역) + 아이슬란드 + 그린란드에 이르는 엄청나게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습니다. (덴마크의 전성기 시절 땅크기가 궁금하시다면, 나무위키에 덴마크 역사를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사족을 붙인다면 와 그에 비하면 지금은 완전 코딱지 크기네? ㅋ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지금도 그닥 작다고 볼 순 없습니다. 유틀란트 반도의 본국은 작지만, 그린란드를 포함하면 이야긴 달라지죠. 그린란드 하나만 놓고 따져도 세계 영토 면적 순위가 12위이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잘 나가던 덴마크가 쇠락하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16세기에 스웨덴이 덴마크 왕을 살살 꼬셔서 자기들 본거지인 스톡홀름으로 불러들인 다음에 죽여버립니다. 당연히 덴마크는 개빡쳤고, 스웨덴과 전쟁을 벌입니다.
결과는 덴마크의 패배. 그 뒤로 스웨덴은 독립해 버립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던 거죠.
북유럽에서 방귀깨나 뀐다는 애가, 자기 따까리한테 왕의 목이 밀어서 잠금해제가 되버리고 복수한답시고 전쟁벌였다가 와장창 깨져버리니
“.... 저거 거품 아냐?”라는 의견이 다른 나라들 사이에서 스멀스멀 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그 다음 타자는 영국이었습니다. 영국의 넬슨제독이 19세기에 덴마크 코펜하겐에 와서, 거기에 정박해 있던 덴마크 군함 20척을 싹 가져가 버리는 일이 발생합니다.
비유하자면, 일본 해상 자위대가 인천항에 와서(서울엔 항구가 없으니 부득이하게 인천항이라 했습니다.) 거기에 정박해 있던 광개토대왕함, 을지문덕함, 양만춘 함등을 다 털어가버린 것이지요.
누가 들어도 피꺼솟할 일이겠죠. 덴마크는 당연히 항의를 합니다. (당시 영국 덴마크 러시아 스웨덴 프로이센은 무장중립 동맹을 맺었거든요) 동맹국 배를 무단으로 가져가는데 항의를 안하면 호9인증일테니
그리고 영국은.... 세상 바뀐줄 모르던 덴마크에게 피쉬 앤 칩스의 더러운 맛을 보여주기로 합니다.
넬슨 제독은 영국 함대를 이끌고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을 함포로 두들겨 패버렸습니다.
여기서 사족을 달자면 넬슨제독의 풀네임은 “호레이쇼” 넬슨..... 호레이쇼에 큰 따옴표를 한 이유는 햄릿을 읽어보신 분을 알 겁니다. 호레이쇼가 덴마크 왕자 햄릿의 친구거든요.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쨋거나 ㅈ밥 인증을 확고히 해버리니, 슬금슬금 눈치보던 노르웨이가 “미안해 난 이 난장판에서 탈출해야겠어.” 라고 독립을 해버립니다.
그리고 같은 동맹의 가맹국이던 프러시아가 “야 니들이 그렇게 먹잘게 많다면서?”라고 하면서 덴마크의 주요 곡창대였던, 그러나 프러시아와 너무나도 가까웠던 홀스타인을 홀라당 먹어버립다.
16세기~19세기 약 300년 간 덴마크는 힘좀 쌓은 신흥국들이 “이제 우리도 힘이 쎄진거 같은데 전투력 측정이나 해볼까?”라고 두들겨 패는
야무치, 천진반 신세가 되고 맙니다. 몹을 잡으면 아이템을 떨구듯 덴마크는 영토를 떨구었죠.
“이쯤되면 이 시련도 끝이 나겠지?” 했으면 좋겠지만, 20세기 냉전이 도래하면서 그나마 있던 아이슬란드도 미국 형님이 “마, 러시아를 가둬야 된다니까? 그럴라면 저 얼음땅 니들이 가지지 말고 나한테 넘겨, 미사일 기지 짓게”라며..... 슬쩍 독립을 시켜버리죠.
아..... 그러고보니 300년이 아니라 400년간 이라고 해야할 판이네요. 매번 전투력 측정기 역할을 4년도 아니고, 400년을 그래버리니 사람들은 억하심정으로 부글거리겠죠?
하지만 힘은 빠질대로 빠져버렸으니......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다른 식으로 적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덴마크 사람들의 마인드는 “긍정적 편협주의”로 발전했다고 저자는 보고 있습니다.
“긍정적 편협주의”가 뭐냐... 슬픈 일을 계속해서 당하니, 그래 여기에 에너지 쓸 수 없어 하고, 그런 감정을 닫아버리고 “우리들끼리 행복하게 살자. 아이 행복해.” 하는 겁니다
요즘말로 더 쉽게 이야기 하자면 “정신승리”를 하는거죠.
19세기에 홀스타인을 뺏기고 세력권이 유틀란트 반도로 쪼그라들었을 때, 나온 표어가 “밖에서 잃은 걸 안에서 찾자.”였다고 해요. 잃은건 잃은 거고, 어떻게든 우리끼리라도 잘 살아보자는 겁니다.
눈물나는 표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때 등장한 그룬투비라는 민족지도자가 있어요. 이 사람이 저 표어를 내걸면서 사람들과 함께 모래사장밖에 없던 유틀란트 반도를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꿔 나갑니다. 황무지를 개간해 옥토로 만들고.... 학교를 짓고 도로를 건설하고....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죠? 그룬투비의 활동을 우리나라로 가지고 온게 바로 “새마을 운동”이거든요.
생각해 봅시다. 영토가 쪼그라들어 황무지밖에 안남았어요. 거기서 누군가가 나와 여기라도 살기 좋게 하자.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생각이 다양하니, 개중에는 “야, 이럴 때냐? 복수해야지 복수!! 무슨 정신승리 놀음이냐!”라고 할 사람이 있겠죠.
그런 사람들은 몇차례 논쟁을 하다가 “이 나라는 답이 없어!”하고 떠나버렸습니다. 남은 사람들은 그룬투비를 따라 “그래 뭐 딱히 답도 없는데 이거라도 해야지.”라고 하며.... 크흡..... 열심히 황무지를 개간하고..... 학교를 짓고... 도로를 닦은 겁니다.... “슬프지만 뭐 어쩌겠어.” 하면서요.
듣기만 해도 퍽퍽하네요. 닭찌찌살을 다섯 덩이를 삼킨 것 같은 이 답답함... 어쨋거나 그들은 살아남아야 했고, 그런 속에서 서로 돕고 의지하는 전통이 생긴 겁니다.
여담으로 땅은 쪼그라 들고 남은건 사람이니 자라나는 미래를 생각해야 된다라고 하면서.... 그룬투비의 제자들은 교육개혁을 이러냅니다. 그래서 덴마크는 북유럽 최초로 초등학교 무상교육을 하게됐지요.
어쨋거나 그 전통은 면면이 이어져서 지금은 하나의 유산을 남겼습니다.
클럽이에요.
홍대 NB, 옥타곤 이런게 아니라 “동아리”를 말하는 겁니다.
덴마크 사람들은 평균 3~4개의 서로 다른 클럽에 소속되 있다고 해요. 국민이 400만명인데 클럽 수는 8~9만개 정도라고 합니다.
앞서 “덴마크 사람들은 핑계 대면서 슬슬 도망친다.”라고 했는데요. 다들 어디로 도망갔는지 짐작이 되시죠?
“우리나라도 클럽 많아! 산악 동아리, 향우회, 종친회, 동창회 이런거 많다고!” 하실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와 덴마크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클럽인 “향우회, 동창회”를 예로 들자면, 향우회는 같은 고향, 동창회는 같은 학교 라는 구성원간 공통점에 기반을 둔 모임이라면
덴마크의 클럽은.... 구성원들간에 공통점을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었대요.
저자가 참관한 클럽을 예로 들자면, 클럽 구성원이 “래퍼, 청소부, 대기업 임원, 증권사 브로커, 동네 자영업자”등이었다고 합니다.
저 들에게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런 사람들이 북해 어딘가의 오두막집에 모여서 밤새 술 퍼마시고 떠들고 바다에 뛰어들고 노래부르고 별 짓을 다한다고 합니다.
앞서 덴마크는 7월 한달을 풀로 땡겨서 논다고 했는데요. 그 7월 한달 간 대체 뭘 하냐..... 덴마크 사람들이 많이 사랑한다는 합창 클럽을 예로 든다면
7월에 합창단 클럽의 전국 합창대회를 연다는 겁니다. 대회가 있으니 참가를 해야겠죠. 그래서 전국의 합창 클럽들은 대회를 앞두고 2주간 합창연습(을 가장한 술파티)을 하는 겁니다.
우리나라라면 가능 할까요?
합창대회를 위해 청소부, 자영업자, 증권맨, 래퍼, 대기업 회장들이 동해 어딘가에 팬션을 잡고, 소주 파티를 2주간이나 벌이는게요. 2주간 술파티는 커녕 통성명 하곤 대화 끝 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생활 환경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밤새 놀고 이야기 하고 술마시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회, 사회적 신뢰가 높은 사회가 덴마크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지폐다발이 든 지갑을 유동인구 많은데다 던져놔도 전량이 다 돌아올 수가 있는 것이겠죠.
그래서 인걸까요? 덴마크는 북유럽 국가중에서 투표율이 제일 높다고 해요. (87%)
“야 너 투표했냐?”
“ㅇㅇ 했지”
라고 말 하는게 가능한 공동체 의식이 대단히 공고한 사회니까요.
그런 사회에서 나쁜 짓이라든지, 이상한 행동을 한다면 발을 붙일 수 있을까요?
이런 공동체 의식이 긍정적으로 발현한다면 앞서 언급한 고 신뢰의 사회를 만들 수 있지만 반대로 부정적으로 발현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고강도의 배타성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북유럽 국가들은 타자에게 너그러운 편입니다. 그래서 난민도 많이 받아요. 하지만 덴마크는 다릅니다. 시리아 내전으로 이슬람 난민들이 유럽으로 올 때, 다른 나라들과 달리 덴마크는 ㄹㅇ 핵 쩨쩨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일단 다른 나라들과 달리 난민을 잘 안 받기도 했지만 받을때도 조건을 걸었어요. 조건이 뭐냐.... 간단해요.
“가지고 온거 다내놔”
명분은 그거죠. 니들이 우리나라에 오면 우리나라가 니들 생활 다 책임 져줄건데 (우리 공동체의 일원이 될건데) 그정도 성의는 보여줘야지.
예전에 짱공게시글 중에 귀농인들이 “야 시골 인심 ㅈ같더라.” 하던 게시글이 떠오르실 부분이죠.
그렇게 해서 어찌 어찌 난민이 입국을 해도 일은 끝나지 않습니다. 이슬람 난민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죠.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들은 그럴 때 “그래 뭐 니들은 우리랑 다르니까. 좀 신경 써 줄게.”라고 말이나 거들어 준다면 덴마크는 그딴거 없습니다.
우리는 사람보다 돼지가 많은 나라야. 밥상에 돼지고기는 오를 수 밖에 없어. 싫으면 선택은 두가지야. 굶든가, 이 나라에서 꺼지든가.
즉.... 극우 포퓰리즘이 만연한 사회라는 것이지요.
이건 저자도 마찬가지여서, 저자 자신이 덴마크에 오래 살았지만, 뭔가 덴마크 사람들과 자신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느껴졌다고 합니다.
어쨋거나 덴마크는 여러모로 북유럽 국가 답지 않은 북유럽 국가입니다.
쓰레기도 적당히 굴러다니고(서로가 치울거라도 믿으니까?) 눈치껏 무단횡단 하고, 그렇다고 권위주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총리를 만날 때 별다른 검문검색도 없이 가서 총리가 타주는 차도 마시고, 그런중에 마약쟁이들이 아예 한 블럭을 점거해서 별개의 국가를 선언했지만 경찰들은 쓱 와서 마약을 잡는게 아니라 쌈박질을 하나 안하나 살펴보는 정도(참고로 덴마크는 마약이 불법입니다)
안에선 이렇게 신뢰 사회지만 밖으로는 날선 가시를 내미는 국가입니다.
여담으로 배타성 외에 공동체 주의가 부정적으로 발현되는 또다른 형태는 바로 “튀면 죽는다”에요.
앞서 언급했던 두 가지 (1) 대기업 회장이 외제차를 못끌고 다닌다. (2)남들 놀 때 내가 조금만 더 열심히 일하면 사장 되는거 어렵지 않겠는게?가 불가능 하다가 맞아떨어지는 것이 바로 공동체 의식에서 발현 된 겁니다.
그래서, 덴마크는 북유럽 국가중에서 명품이 더럽게 안팔리는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품은 자랑하는 맛인데, 그런 사회 분위기가 아니니까요.
이걸 간단하게 요약하는게 “얀테의 법칙”입니다.
소설에 나오는 얀테라는 마을에 있는 불문율인데요.
1.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2. 당신이 남들보다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지 마라.
3.당신이 남들보다 똑똑하다 생각하지 마라.
4.당신이 남들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지 마라.
5.당신이 모든일을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6.남들을 비웃지 마라.
7.남들이 당신에게 관심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8.남들을 가르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라는게 그 내용입니다.
우리나라는 반면.... 벤츠 s클라스가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국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강남역 일대에 말이죠.
오죽하면 “외제차의 효능은 승차감이 아닌 하차감에 있다”는 말이 있을까 싶습니다.
6)마치며
덴마크는 참 여러모로 알기 어려운 나라입니다. 객관적으론 행복하기 어려운 나라인데 “사회 구성원에 대한 신뢰”하나로 40년간 행복하다고 자신하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행복이 성적순은 아니잖아요.”라는 말이 있듯이, 행복은 정답이 없고, 남들의 시선에 좌우되지 않고 나만의 답을 찾아나서는게 아닐까 하는 것이 덴마크가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야기의 초입에 했던 말을 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가 북유럽의 제도가 부럽다고 해서 우리나라에 그대로 이식하는건 불가능 하다는걸 인정하실텐데요.
이야기를 듣고나니 “우리나란 이래서 안돼.”라는 씁쓸한 자기 비하가 아닌
“쟤들이랑 우린 아예 다르네.”
“어휴 저런데가 사람 사는 데라고?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가 더 나은데? 난 저렇겐 못살겠어.”라는 생각이 드셨나요?
이제까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의 첫번째이자, 슬픈 정신 승리의 나라 덴마크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다음편을 할지 안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편을 한다면, “우리나라 이상으로 남의 눈치를 보는 나라” 핀란드와, “스웨덴 따까리 노릇 하다가 옛 주인들에게 바나나까기를 시키는” 노르웨이 “어제까지 바다를 보며 시를 낭독하던 양반이 오늘 갑자기 돈이나 벌어 볼까? 하며 은행을 세워 영국 지자체 돈 다 털어먹고 배째라, 등따라 하는 악동” 아이슬란드를 다뤄보겠습니다.
말미에 또 다시 언급 드리자면, 본 게시글은 “삼프로tv”의 코너 “투자는 책과 함께”의 내용을 발췌 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