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할 수 없는) 중동을 이해해야 세계를 이해한다 - 3 (무슬람 민족주의)

갑과을 작성일 20.06.20 00:19:28
댓글 17조회 5,821추천 31

돌아왔습니다.

카타르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어쩌다보니 시아파와 순니파 떡밥까지 와버렸네요.

 

 

이제는 큰 고개를 넘었으니,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남은 이야기를 하고, 이번편이나 다음편을 끝으로 중동 전반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중동 인근의 나라를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이 게시글은 “삼프로tv”의 코너 “중세를 이해해야 세계를 이해한다.”를 토대로 작성하였고, 저는 “삼프로 tv”로 부터 어떠한 경제적 후원을 받지 않고 있음을 밝힙니다.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아뤼스트”님, 쪽지에 답장 하였으니 확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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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는 무엇을 다룰 것인가

 

저번 게시글에서 순니파와 시아파의 이야기, 그리고 둘간의 끔찍한 혼종 “ISIL”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ISIL은 “성배찾기”처럼 전설의 무언가를 맹신하는 오컬트 집단같이 보입니다.

 

 

하지만...... 저번 게시글을 읽으시면서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을 받으셨을 것 같아요.

 

 

“과연, 저게 다일까?”

라는 생각 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시아파 순니파 문제 만으로는 지금의 중동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들을 모두 다 설명하는건 논리적으로도 비약입니다.

 

아무리 뒤끝이 쩐다 해도, 1400년 전 앙금으로 지금까지 싸운다는 것도 그렇게 큰 설득력은 없겠지요.

 

 

사실 지금의 중동 상황은 비교적 최근에 (지금으로 부터 약 100년 전에) 중동에 태동했던 또 다른 변수들이 지금의 중동 상황을 만드는데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직접적인 변수” 두개를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 잠깐 시간을 돌려 영국이 SSG했던 때로 돌려보겠습니다.

 

제가 시리즈 첫 번째에서 영국이 1차 세계 대전중에 “오스만 투르크의 땅을 어떻게 요리할까?”를 두고

 

하심가문에 SSG

유대인들에 SSG

프랑스에게 SSG

 

접근해서 꼬드겨 놓고, 결국 자기와 체급이 비슷한 프랑스와 지구본에 자대고 쫙쫙 그었다.....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때 영국은 유대인들은 몰라도 “하심 가문” 만큼은 무시하기가 어려웠어요.

일단 하심가문의 공이 큰 것도 있지만.... 영국 특유의 식민지 경영 스타일이 있었거든요.

 

영국은 “유럽짱깨”로 불리는 프랑스와 달리 인구가 적었습니다. 그래서 식민지에 본국인을 이주시킬 수가 없었어요.

지켜야 할 땅은 넓은데 보낼 사람은 적고..... 그래서 영국은 식민지를 운영할 때 마다

 

좋게 말하면 협력자

나쁘게 말하면 민족반역자

들을 정해서, 그들의 협조를 이끌어 냈지요. (일제 강점기의 친일파 들을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중동의 2인자 하심가문을 깡그리 무시하긴 어려운 상황이었죠.

그래서, 지구본에 자대고 쫙쫙 그어가며 여러 나라들을 만들긴 했지만, 그곳의 왕에는 하심가문의 사람들을 앉힌 겁니다.

 

대충 이런 상황이었겠죠.

”......자니?”

”ㅇㅇ ㄲㅉ”

”에이 화내지 말구 우리 사이에 좀 오해가 있었나봐.”

”스팸 차단 박습니다.”

”에헤이, 이러지 말구. 내가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매력적인 제안 해 볼 참인데?”

”일단 읊어나 보쇼.”

”그니까 니들이 원한건, 예전처럼 하나의 거대한 제국이었던 거잖아. 근데 저기 바게트 놈들도 같이 싸워서 지분달라고 왱알거리는데 나 혼자선 역부족이었어. 나도 우리 하심이 하고싶은대로 하고 싶었지이~ 나쁜건 내가 아니라 바게트 놈들이라고..... 내말 믿지?”

”......”

“그래서 본의 아니게 약속을 어기긴 했지만, 너도 알다시피 내가 바게트 놈들보다 먹은게 더 크잖아 구글 맵 켜보라고.”

”그건 그래”

”그럼 각각의 나라에 니 아들 손자 며느리 다 왕 시켜주면 되지~”

”......”

“아니 뭐 너도 천년만년 살거 아닌데 왕 자리가 하나면 니 애들끼리 전쟁날거 아냐, 보니까 너 부인도 많이 둬서 자식들도 많은데 말야.”

”......”

”거 사이즈는 니 생각보다 좀 작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그만큼 자리가 남아도니까 니 자식들이 동족상잔 안해도 되고 오히려 이게 더 이득이라니까?”

”.....(솔깃)”

 

 

영국의 제안은 솔깃했고, 중동에 그어진 각각의 국가에는 “하심가문”의 자손들이 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른바, 친영 왕국들이 세워진거지요. 지금은 그 친영 왕국들이 대부분 무너졌지만,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있긴 해요.

중동에 요르단입니다. 그곳이 하심가문이 다스리는 마지막 왕정국가이거든요.

 

영국이 중동을 재패하던 시절, 하심가문이 다스리던 국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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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가 계열 국가들)

헤자즈(지금은 사우디의 일부)

시리아

요르단

이라크

였습니다. 대략적으로 봐도 꽤 컸죠?

 

 

하심가문에게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노말 엔딩”이었겠지만..... 아랍 민중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대제국이라는 자부심이 외세에 의해 꺾이고

외세에 빌붙은 기회주의자가 고관대작이 되어 권세를 휘두르니 말이죠.

 

어째 1910년에 시작된 우리 민족의 우울한 역사를 중동 버전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아랍을 풍미한 두개의 변수는 여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3) 여기서 잠깐 근현대사 문제를 풀어보실까요?

 

Q. 서구 열강이 우리 나라를 호시탐탐 노릴 때, 우리나라에서는 정 반대의 방향성을 가진 두 파벌이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A파벌은 “양키놈들이 강한걸 ㅇㅈ하고, 쟤들의 새로운 사상을 배워나가자.”라는 성격을 가졌고

 

B파벌은 “양키놈들이 우리의 땅과 문화에 위협이 되는 놈들이니, 그들과 말도 섞지 말아야 한다”라는 성격을 띄었습니다.

 

A파벌과 B파벌은 각각 무엇일까요? 

 

 

정답은

A - 개화파

B - 위정척사파

입니다.

 

 

동시대의 중동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분명 얼마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오스트리아의 빈을 위협할 정도로, 유럽따윈 귀여운 장난꾸러기로 여기던 대제국 큰 형님이었는데

갑자기 눈깔 퍼런 놈들이 와서 쏼라쏼라 몇번 하더니

우리의 대 제국이 갈가리 찢겨졌다.

그럼 이걸 어떻게 극복하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들고 온 것이 “무슬람 민족주의”와 “무슬림 (근본)주의” 였습니다.

 

“무슬림 민족주의”는 우리나라의 “개화파”와 비슷한 포지션이었고요.

”무슬림 (근본)주의”는 우리나라의 “위정척사파”와 비슷한 포지션이었습니다.

 

앞서의 질문에 대해서 “아랍 민족주의자”들은

 

“저 양키놈들이 ‘민족’이 어쩌고 하면서 지껄이던데..... 그 민족주의라는걸 수입해서 우리걸로 만들면, 다시 옛 제국의 영화를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대답한다면

 

 

“무슬람주의자”들은

 

”우리가 이렇게 개 망신을 당한건, 우리가 알라의 말씀대로 살지 않았기 때문이야. 생각해봐라. 무함마드 시절에는 알라의 말씀대로 사니까 100년이라는 짧은 시간만에 엄청난 대 제국을 만들 수 있었잖아. 신토불이 몰라? 우리 몸에 맞지도 않은 양키 코쟁이들꺼 받아들이지 말고, 알라의 말씀대로 살면 그때의 영화를 찾을 수 있다니깐?”이라고 대답할 겁니다.

 

 

정말 우리나라의 개화파 vs 위정척사파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죠?

 

방향성은 다르지만, 둘 다 “우리가 세계를 호령하던 대 제국 시절”을 노스텔지어 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요.

 

개화파 척사파도 방향성은 다르지만, “외세에서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자”라는 공통의 목표를 공유하는 것 처럼 말이지요.

 

 

이렇게만 놓고 보면.... 

“이거 뭐, 방법론의 차이아냐?” 라고 생각하실 수 있고..... 그게 어느정도 사실이기도 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이 두 사상이 어떻게 전개 됐는지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3-1) 민족주의?

 

저번에는 “민족”을 화두로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민족주의”의 뜻을 다뤄야 할 것 같습니다.

 

민족은 허구의 공동체라고 했는데..... 민족주의는 뭐지?

 

 

그 의미를 명확히 하기위해, 다소 발칙한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1)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을 민족주의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애매하죠? 민족주의자 일 것 같기도 하고.... 아닐것 같기도 하고..... 이순신 장군은 “충”의 상징과 같은 분인데 그 “충”의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서 대답이 갈릴 겁니다.

 

그럼 두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2) 만약, 이순신장군이 노량대첩에서 살아남았다면..... 그리고 왜란 후에 조선의 민초들이 “전쟁 나자마자 한양 버리고 ㅌㅌ한 놈이 왕이랍시고 돌아온다고? 난 그꼴 못본다!”라며 봉기를 일으킨다면.... 이순신 장군은 봉기에 합류할까요? 아니면 봉기를 진압할까요?

 

아마 두번째 질문에서 논란이 커질 것 같은데요..... 전자 쪽을 택한다면, 이순신 장군은 “민족주의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후자를 택한다면 “왕당파”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대목에서 민족주의의 핵심이 도출됩니다.

 

민족주의자들은 “우리는 같은 민족이니, 신분, 재산 상관없이 모두 평등하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왕당파들은 “야, 니 신분에 나랑 겸상을 하려 들어? 팔 달리고 다리 달렸다고 같은 사람인거 같냐? 사람이 어떻게 평등해? 출신 성분이 다른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3.1운동 이전까지는 “민족주의”를 가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고구려 민족주의

백제 민족주의

신라 민족주의

고려 민족주의

조선 민족주의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위에 언급된 나라들은 “신분제”를 베이스로 두고 있었기에, 오늘날의 민족주의 국가가 아니었던 겁니다.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3국은 “일반적인”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있긴 했습니다.

 

동질성을 가진 사람들이 일정한 영역에서 같이 살아왔기에,

 

”내가 듕귁, 쪽바리놈들하고 같냐?”

”반도놈과 섬 왜구들은 사절이라해”

”아랏! 우린 유럽인이다 데스.”

라는 뚜렷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리고 유럽이나 중동처럼 “종교문제”로 치열한 내전을 벌인 적도 없어요. 서로가 서로를 침략하면, 일치 단결해서 싸우기도 했고요.

 

즉, 동아시아 3국은 “신분제”만 무너지면 바로 민족주의 국가로 넘어갈 수 있는 이른바 99%로딩 완료 상태였던 겁니다.

실제로 20세기의 그 난리를 치르고나선, 빠르게 민족주의 국가로 전환하고 국가 발전을 일궈낼 수 있었지요.

이런 동아시아의 특수성을 가리켜 “원형 민족주의”라고 한다는 군요.

 

 

민족주의 개념은 프랑스 혁명의 산물입니다. 그리고 그 개념은, 서구가 민족주의 국가로 전환하면서 그 에너지를 온 세계에 쏟아냈지요.

 

어찌보면, 서구가 만든 발명품들 중에, 지금까지도 세계적으로 제일 인기있는 것은 바로 “민족주의”라는 무형자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4) 아랍 민족주의

 

민족주의의 뜻을 알았으니, 이제 이걸 중동에 적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랍민족주의는

“너도 아랍인”

“나도 아랍인”

“우린 아랍인”

“우린 같은 민족”

“우리 모두가 평등한 하나의 나라를 만들자”라는 운동이었어요.

 

그들은 서양의 나라들이 그러하듯이, 아랍민족이 모두 동등한 민족국가를 만들자는 주장을 했더랬지요.

 

 

그럼, 앞에서 계속 언급했던 아랍인의 개념을 명확히 해보겠습니다.

 

시리즈 첫 편에서 언급했지만 복습을 해 보시죠.

 

아랍인은 “무슬람”이라는 종교를 믿고

”아랍어”라는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입니다.

 

좁게 말하면, 중동 사람들이고, 넓게 말하면, 북아프리카 ~ 중동 ~ 파키스탄 ~ 동남아시아를 아우르는 개념인 겁니다.

 

 

이 사상은 앞서 언급한 영국의 식민 통치기간에 씨앗이 뿌려졌지만, 본격적으로 싹이 터서 자라난 것은 그들이 독립을 맞이한 뒤였습니다.

 

 

 

4-1) 아랍 민족주의 비긴즈

 

아랍민족주의 운동이 시작된 곳은 이집트였습니다.

 

이집트도 왕정국가였지만, 이스라엘의 건국이 확정되는 1차 중동전쟁(자세한건 이스라엘을 다룰 때 언급하겠습니다.) 이후에 군인들의 쿠테타로 왕정이 무너졌어요.

 

 

그 이후에 권력을 잡은 사람은 세계사에 관심을 가져보신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나세르”라는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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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세르)

나세르는 권력을 잡은 뒤에, 자신의 나라 이집트가 민족주의 국가로서 다시태어나 중동을 주름잡을 정도로 강해졌으면 하는 욕망이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있었는데..... 이집트하면 떠오르는 “수에즈 운하”였습니다.

 

분명 이집트는 엄연한 독립국가였는데, 여전히 그 지분은 영국과 프랑스의 소유였거든요.

 

 

그래서 나세르는

 

”똑똑”

”누구십니까?”

”나세르입니다.”

”아 얼마전에 소식 들었습니다 쿠데타 성공 ㅊㅋ”

”땡큐 썰.”

”근데 여긴 무슨 일로...?”

”이집트를 강한 나라로 만들고 싶어서요.”

”근데요?”

”이제 수에즈 운하는 제것 입니다.”

 

 

물론 저렇게 날강도 처럼 국유화를 선언한 건 아니고요. “시세대로 계산 할게요.”라고는 했지만, 영국과 프랑스 입장에서는 “내가 왜?”라고 생각 할 겁니다.

 

당연한게 수에즈 운하를 사용하지 못하면, 그 넓은 아프리카 땅을 빙 둘러서 이동해야 하니까요.

 

애초에 “돈내고 이용한다.”라는 옵션 따위는 없던 바게트와 피쉬 앤 칩스였습니다.

 

 

그래서 영국과 프랑스는..... 얼마전 1차 중동 전쟁으로 중동에 확실히 말뚝을 박은 이스라엘에게 SSG 접근했습니다.

 

“야 샤일록 새기야. 잘 사냐?”

”가스실도 갔다 왔는데 어딘들 못 살겠냐?”

”저번에 너 싸운거 잘 봤다. 이야 우리 샤일록이 머니건만 쏘는 줄 알았는데 실탄도 잘 쏘더라?”

”지금 나라 건설중이니까 별 일없으면 나중에 연락함 ㅇㅇ”

”얌마 그래도 우리집 문간방에 2000년 가까이 세 들어 산 옛정이 있는데 마냥 쌩 까지 말고, 다 너 잘되라고 온 거 아냐?”

“또 무슨 간섭을 하려고 저러시나?”

”너 임마, 아랫동네 이집트놈들이 너네 땅 다 뺏고, 너거들을 그냥 홍해 바다에 빠트린다고 했다면서? ‘모세가 건져주갔지 뭐~’라면서”

”ㅇㅇ 그래봐야 거리도 멀고 빠지면 야훼께서 건져주갔지 뭐.”

”멀긴 뭘 멀어? 지도 똑바로 안보냐? 시나이 반도가 이집트 땅 아냐.”

”저긴 어차피 사람 안 사는 사막임 ㅇㅇ”

”그러니까 문제지. 사막에선 탱크가 짱먹는거 몰라? 탱크로 달리면 며칠만에 니네 예루살렘임 ㅇㅇ”

”어....? x바 듣고 보니 그렇네?”

 

 

그렇게 이스라엘을 꼬드긴 영국과 프랑스는 이집트 엿먹이기 작전을 짰습니다. 이스라엘이 시나이 반도쪽으로 남하해서 이집트랑 한판 뜨는 동안, 영국과 프랑스는 남쪽에서 북상해서 이집트를 쌈싸먹기로요.

 

그게 2차 중동 전쟁인데요. 자세한건 이스라엘에서 다루겠습니다.

 

 

어쨋건 전쟁이 시작됐고 이집트는 3국 연합에 쭈~~~~~욱 밀려났습니다. 이때 나세르는 라디오 방송으로 “저 외세놈들로 부터 나라를 지킵시다!”라고 호소했다고 해요.

 

그리고..... 그의 호소에 따라 이집트 전 국민들이 3국 연합에 맞서 싸웠습니다. 전 국민이 나서긴 했지만 상대는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제국주의 원투 펀치” 그리고 최근에 “17대 1의 전설”이었기에.... 참담했겠지요.

 

이집트의 소년들이 물맷돌(다윗이 골리앗과 싸울 때 썼다는 짱돌 투척도구)를 들고서 자신들을 향해 탱크를 몰고 진격하는 적군에게 돌던져 가며 싸워야 할 정도였다니 말 다했습니다.

 

 

그렇게 이집트는 무너져갔고, 3국 연합의 승리로 마무리 되나 싶었는데..... 이때 두 큰형님들이

 

“아 x바 자고 있는데 왜이리 소란스러워?”라며 의자를 집어던졌습니다.

대충 짐작 되시죠? 미국과 소련이었습니다.

 

 

소련은 러시아 때부터 내려오는 유서깊은 “부동항 성애자”였습니다. 부동항 찾아 극동의 블라디보스크까지 올 정도니 말 다했죠.

 

“어디 부동항 남은거 없나....?”하며 지구본을 돌려대던 소련입장에서 2차 중동 전쟁은

 

“어? 부동항 각 떴나?”하는 천재 일우의 기회였을 겁니다.

 

 

그리고 “소련을 가둬야 미국이 산다”는 표어를 내세우며, 소련이 기웃거리는 곳 마다 SSG 튀어나와 방해하는 “감금 성애자” 미국으로서는

 

자기 동맹국인, 그러나 중동에선 욕을 먹는게 디폴트인 영국과 프랑스가 또 다시 중동에서 깽판치는걸 방관했다간

 

 

중동 사람들이

”저 바게트 피쉬 앤 칩스새기들 발뺀다고 째더니 내 그랄줄 알았다.”라며 소련쪽에 붙을 지도 모르는 아찔한 순간이었겠지요.

 

 

각각 계산속은 달랐지만 목표는 하나였습니다. “이집트를 구해주자.”

 

그래서 큰형님 1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에게

 

”마.....니들 사태파악 몬하나? 팔 다리 다 짤린거 행님 대접 해 주니까 아직도 니들이 햄인거 같나? 마셜플랜 함 빼주까?”라며 윽박질렀고

 

 

큰형님 2 소련은 과묵한 국민성 답게

 

“택배 받을래?”

”무슨 택배?”

“태'핵'배”

 

한 번만 더 제국주의 흉내 내면 런던과 파리가 히로시마 나가사키 꼴 날 거라고 알려줬습니다.

 

 

두 큰형님들이 한대씩 머리 쥐어박으니...... 뭐 어쩌겠습니까? 그냥 철수 해야죠 뭐.

 

 

 

4-2) 아이 엠 나세르맨

 

이런 국제 사정이 있었지만..... 아랍권에선 이 일을 뭐라고 생각할까요?

 

”야”

”ㅇㅇ”

“봄?”

”ㅇㅇ”

”나세르 x바 사롸있네!”

”오이오이 믿고 있었다구!”

 

 

어.....음 뭔가 심각한 오해가 있는 것 같지만, 어쨋건 이 일로 나세르는 아랍세계의 슈퍼 히어로가 되었습니다.

 

전투에선 졌지만 전쟁에선 (어쨋든)이긴 거니까요.

 

 

사정을 모르는 중동사람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나세르는 전쟁의 당사자니, 자신이 어떤 과정으로 승리를 거두었을지 잘 알았을 것이고, 여기서 겸손하게

 

“에이 제가 잘한게 아니라 운이 좋았습니다.”라고 했다면 참 좋았겠지만..... 

 

그러기엔 아랍세계의 “나세르뽕”은 이미 치사량을 훌쩍 넘겨버렸고 나세르는 여기서 한 발짝을 과감하게 디뎌 버립니다.

 

”아이 엠......나세르맨.”

 

나세르는 이집트만의 영웅에서 벗어나서, 전 아랍을 단결시켜서 아랍을 발전시키고, 중동에 잔존하는 서구의 잔재를 몰아내겠다는 강한 포부를 드러냈죠.

 

 

그렇게 “나세르코인이 떡상 가즈아아아아!!!!”하는 판에 기름을 붓는 이벤트가 발생했습니다.

 

 

먼 발치에서 “팝콘이나 깔까?” 하며 VOD를 다운받았던 시리아는..... 자신이 별 생각 없이 다운 받았던 VOD가 “아이언맨”이었단 것을 깨닫고.....

 

“그럼 나도 슈트나 한번 만들어 봐?”하곤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그렇게 “하심가문”의 왕국이었던 시리아의 왕정은 무너지게 되었죠.

 

이렇게 저렇게 슈트를 뚝딱 뚝딱 만든 시리아는 나세르를 찾아갔습니다.

 

“똑똑”

”네?”

”여기가 나세르맨의 나라입니까?”

”맞습니다만 뉘신지...?”

”워 머신”

”.....네?”

”워 머신이라고.”

 

 

비유가 좀 이상하긴 했는데 혁명을 일으킨 시리아는 나세르를 찾아가서

 

“우리 아예 나라를 하나로 합칩시다.” 라고 한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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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시리아 연방국가)

우리 입장에선 “......으응?” 할 일이 벌어진 것이죠. 지도를 보시면 아마 더 큰 의문이 들 겁니다. 저렇게 떨어져 있는데 하나의 나라가 된다고???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이집트-시리아 연방이 생겨난 것이지요.

어차피 우린 하나의 아랍민족이니까라는 사상이 이런 일까지 만든 겁니다.

 

거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이집트-시리아 연방은 그 옆의 이라크에게도 신호를 보냈습니다.

 

“야 늦기전에 나세르 코인 풀매수 땡기라고.”라고 말이죠.

 

하지만...... 이들의 연방은 몇가지 이유로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1) 나세르가 “우린 하나의 아랍민족이다!”라고 떠들어 대긴 했지만, 이집트 민중들에겐 “아닌데? 우린 이집트 인인데?”라는 생각이 디폴트 였다는 것

 

(2) 시리아는 워머신이..... 사이드킥이었다는 걸 몰랐다는 것.

시리아 딴에는 “우린 민족주의 국가니까 동등해”라고 생각하고 연방을 만들었지만, 어째 대우 하는게 “똘마니 2등 국민”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에..... 불만이 누적됐다는 것이죠.

 

결국 이 위태 위태한 동거는 2년만에, 시리아에서 발생한 쿠데타로 끝장이 나고 말았습니다.

 

참고로, 나세르에게 나라를 통째로 갖다바친 정치세력은 지금도 시리아에서 정권을 잡고있는 “바트당”입니다.

159257976622959.jpg(바트당 당기)
 

어디서 많이 들어본거 같나요? 바트당은 시리아 국내 뿐 만 아니라, 중동의 여러나라에 지부를 두고있는 국제 정당입니다. 

 

시리아의 옆나라 이라크에서 독재를 했던 “사담 후세인”은 이라크 바트당의 총 서기를 맡고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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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트당 이라크 지부 총 서기장이었던 사담 후세인)

 

이렇게 천장을 모르고 마냥 솟구치기만 했던 “무슬람 민족주의”는 그 다음에 일어난 사건으로 힘을 잃고 사그라들고 말았습니다.

 

 

 

4-3) 나일강 가즈아 ㅠㅠㅠ

 

앞서 나세르는 “중동에 잔존하는 서구의 잔재를 몰아내겠다”는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고 했습니다.

 

중동에 잔존하는 서구의 잔재......그게 뭘까요?

 

이스라엘이었습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서구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기에 유대인이 여기서 나라를 만들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나세르는 “이스라엘 니네 거기서 딱 기다려 홍해산 코렁탕 먹이러 간다.”라며 불안감을 조성했습니다.

 

나세르가 이렇게 한 데에는 나름 명분이 있었는데요. 지금의 이스라엘이 있는 곳은 “팔레스타인”이었잖아요.

 

어느날 갑자기 이민족들이 그곳을 점령하는 바람에 같은 아랍 민족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고통스럽게 살게되었고..... 아랍민족주의의 대표자인 나세르는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는 포지션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나세르는 계속해서 “팔레스타인을 해방시키자”라는 명분으로 아랍권을 결집시키고 실제로 무기도 구입하고..... 착착 전쟁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스라엘 입장에선 그때의 상황은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이스라엘은

 

“어차피 터질 전쟁이라면, 언제 시작할 지는 내가 정한다.”라며 오히려 이집트에 선빵을 갈겨버렸습니다.

 

그것을 3차 중동 전쟁 혹은 “6일 전쟁”이라고 해요. 이것 역시 이스라엘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왜 6일 전쟁이라고 했을까요? 전쟁이 6일 만에 끝났기 때문이겠죠? 그럼 누가 이겼을까요? 나일강 수온을..... 이스라엘이 잴 필요는 없겠죠?

 

이스라엘의 이니시에이팅은 성공을 거두어서..... 이집트-시리아 연방의 두 수도 “이집트의 카이로”와 “시리아의 다마스쿠스” 코 앞까지 진격해서 포위를 해버릴 정도였습니다. 결국 이스라엘의 승전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독일은 두번의 세계 대전 동안 두개의 전장을 만들어서 패배했다는데..... 이스라엘른 두개의 전장을 만들어서 둘다 이겨버린 것이지요.

 

 

이 사건은 당연하게도 아랍세계를 큰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야”

”ㅇㅇ”

“봄?”

“ㅇㅇ ㅠㅠ”

”전재산 풀 배팅 했는데 x됐네.”

”나일강 수온 측정 ㄱㄱ”

 

그렇게 무슬림 세계를 뒤 흔들었던 아랍 민족주의는..... 

 

“나세르맨 슈트, 양철제 인것 밝혀져 충격”

 

이라는 소식과 함께 떡락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4-4) 아랍민족주의의 문제점

 

드라마틱하게 발흥했다가, 바람처럼 사라져 버리는데는 “나세르가 생각보다 x밥이었다.”는 것도 있었지만.... 아랍민족주의 자체로도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아랍민족주의의 대표주자를 뽑자면.... 이집트는 나세르, 이라크는 후세인 이었습니다.

 

 

이 둘의 공통점은..... 독재자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잘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항일 투쟁기를 제외하고 민족주의가 한창 대두되던때는 503의 부친 시절이었지요.

 

그 시기 학교에선 국민 교육 헌장을 외우도록 했습니다(전 그때 안 태어 나서 정확한 사정은 모르지만)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자주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때다. 이에, 우리의 나아갈 바를 밝혀 교육의 지표로 삼는다.”

 

아이러니하지만 “민족주의”는 독재를 정당화 하는 프로파간다로 활용되기도합니다.

 

“민족의 영광”이라는 명분아래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짓밟히는 사례를 많이 봐 왔습니다.

 

히틀러가 그랬고

Father of 503이 그랬으며

 

가까이는.... 골육종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치료가 필요한 사람에게 “올림픽 메달 딸때 까지 참아”라고 강요하면서 사망할 때 까지 방치 해버린 우리나라의 어느 스포츠 연맹이라든지 말이죠.....

 

이 자리에서 노진규 선수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아랍민족주의의 한계가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세속주의를 채택했다는 것입니다.

 

“세속주의....? 그게 왜 나빠? 너 이x끼 차도르 충이냐?”라고 하기 전에.....

 

각 문화마다 상대성이 있다는 것을 전제 해 두고

 

역사적으로 아랍민족들이 세속주의를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아랍인들은 자신들이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대 제국을 세웠다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자신들의 제국이 외세에 의해 조각조각 나버렸습니다.

 

외세는 자신들의 땅을 차지한 걸로도 모자라, 아랍인들의 전통문화마저 뿌리 뽑으려 들었습니다.

 

이제 외세가 물러나 전통문화를 살리려는 이 시국에, 권력자들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음..... 전통문화라 하기엔 “억압적”으로 비춰 보이지만, 어쨋건 아랍인들 입장에선 그렇게 보인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일제 식민 시절에 전통 문화가 뿌리채 뽑혀나간걸 독립한 후에라도 어떻게든 복구 해야 하는데.....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게다짝을 신고, 영부인은 기모노를 입고 공식행사에 나타난 겁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기모노 참 편하고 좋네요. 우리 모두 기모노를 사랑합시다.”라고 말하는 셈이고요.

 

 

이런 내부적인 문제로 무슬람 민족주의는 힘을 잃고 사그라들고 말았습니다.

 

 

 

5) 마치며

 

허허...... “가벼운 마음으로 해야지~”라고 했다가 지독하게 물려버린 기분입니다. 빨리 치고 나가야 되는데....수렁 속에 빠져드는 것이 괜히 독이 든 성배를 원샷 때렸구나 하는 후회도 드네요.

 

이번편에 “무슬림(근본)주의”도 다뤄보려 했는데.... 허리도 너무 아파서 이제 더는 못하겠습니다. ㅠㅠㅠ

 

아무래도 “무슬림 주의는”는 다음 게시물에서 다뤄야 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마치기 전에, 이 게시글은 “삼프로 tv”의 코너 “중동을 이해해야 세계를 이해한다”를 토대로 하고 있음을 밝혀드립니다.

 

 

아울러서 “아뤼스트”님, 쪽지에 답장 달았으니 확인 부탁드립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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