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장인 생일 이틀 앞두고 사고로 숨져…심장·신장 기증
가족들 "이별이 아닌 어디선가 함께 살 수 있단 생각에 결심"
3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난 최현수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 뉴스1
생일을 이틀 앞두고 신호 위반 차량에 치어 뇌사 상태에 빠졌던 20대 사회초년생이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한 뒤 하늘나라로 떠났다.
2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고 최현수(25)씨는 지난 12일 새벽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신호를 위반한 차량에 치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최씨는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뇌사상태에 빠졌고 25일 심장, 신장(좌·우)을 기증해 3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1996년 서울 마포구에서 1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난 최씨는 한성과학고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올해 SK에너지에 입사했다.
가족은 최씨가 자신의 일을 스스로 잘해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딸이며 분위기 메이커로 항상 주위 사람을 기분좋게 했다고 회상했다.
가족들은 사랑하는 최씨를 떠나보내는 것이 힘든 일이지만 최씨가 어디선가 다른 이를 통해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증이 사랑을 나누는 것으로 내 가족과 아픈 이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아버지 최명근씨는 "사랑하는 딸 현수야. 짧은 인생이었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가장 예쁜 딸, 좋은 딸이었다. 좋은 곳에 가서 아프지 않고 새롭고 멋진 삶 살아줬으면 좋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최씨의 유가족 예우를 담당한 이호정 사회복지사는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웠을 따님과 갑작스럽게 이별한 가족의 슬픔을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며 "이별 후에도 누구보다 빛날 기증자와 유가족을 함께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최씨와 가족의 마지막 면회 모습과 아버지 최씨의 모습을 담아 추모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은 기증원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