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불감증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상념..

htk1019 작성일 05.12.16 23: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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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내공 : 상상초월


(우선 이 글의 내용은 순전히 제 생각이라는 것을 밝히고 나서 시작하겠습니다.)
예전부터 조금씩 느끼고 있었지만 최근들어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게임이 없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본 결과

첫째는 제가 나이가 들어서 게임보다 신경써야할 일이 많아지고 생활에 치여서 여유가 부족하다는 것

두번째는 하나의 게임을 하기위해 들이는 수고가 줄어든 만큼 그 게임에 대한 값어치 역시 평가절하되기에 깊은 플레이는 잘 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

세번째는 온라인 게임이 대세인데도 저는 온라인 게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입니다.

네번째 문제는 게임 원래의 재미가 지금보다 옛날게임이 실제로도 더 재미있지 않았나 하는 것인데 이게 제가 현재 게임과 멀어지게 된 가장 큰 이유라 생각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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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래된게이머 입니다. 1986년 경부터 동네 오락실을 기웃기웃하고 1989년 부터 가정용 게임기를 가지고 게임을 하였고 패미컴 시절부터 정말 미치도록 게임을 하고 살아왔었습니다. 그시절 나온 모든 게임을 다 하지는 않았지만 하고 싶은 게임이 있으면 정말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고 열심히 했더랬죠.

하지만 언제부터 인가 조금씩 조금씩 멀어졌습니다.
그러더니 지금은 거의 게임을 하지 않습니다. (가끔 카트라이더나 스타하는 정도..)
물론 나이가 들기때문에 바쁘기도 하고 그렇지만 남는 시간에 게임보다는 다른데에 시간을 보내는걸 보면 꼭 그런거 같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게임 그 자체의 발전이 저랑 맞지 않아게되어서 그런거 같습니다.

1996년 PS가 나온이래 게임의 화면이라든지 사운드등 모든면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연출력이 한편의 영화와 같은 게임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게임에는 사상이 담기기도 했고 게이머와 두뇌싸움을 하는 듯한 게임들도 나왔고, 현실과 거의 흡사한 게임도 나왔지요. 게임 캐릭터는 온갖 감정을 화면에 쏟아 냈고 그 스케일이 정말 어마어마 해졌습니다. 그 덕에 게임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제작자들의 고생도 커졌고 제작비도 늘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게임들이 예전 게임보다 재미있나 하면 아닙니다.
요즘의 게임은 뭐랄까.. 저를 질리게 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굳이 내가 개입하지 않아도 캐릭터들 끼리 알아서 자신의 희노애락을 표현하고 난 단지 그 뛰어난 그래픽과 구성에 감탄하면서 그 내용에 따라가야 하고 그냥 동의하고 휘둘릴 뿐입니다. 물론 그것도 재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좋아했던 것은
지금의 3D 풀 폴리곤 캐릭처럼 모든걸 보여주고 표현하지 않아도

그 한정된 그래픽 속에서도 모든 감정과 행동을 자신의 상상하는 즐거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2D의 한정된 화면은 게임과 현실과 확실히 다른세계란 것을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잘 알려주었고 나에 의해 움직이는 주인공들에 동화하기가 지금보다는 훨씬 쉬웠습니다.

창세기전 이나 파이날 판타지의 작은 캐릭터들은 굳이스스로 웃거나 슬퍼하지 않으면서 무표정 하게 있어도 나는 그들의 감정을 글을 통해서도 읽을수 있었고 내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해서도 읽을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냥 화면만 멍하게 보고 있으면 다 알아서 해줍니다. (최근에 했던게 귀무자3, 메탈기어 솔리드3)

굳이 여기는 어떤 세계다 라고 내가 재구성 하지 않아도 척 보면 다 알수 있습니다.
그 압도적인 그래픽과 기술력과 구성을 보고 있으면 감탄은 하게 됩니다.

하지만 감동은 아닙니다.

저만 그런가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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