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노가다, 게임 산업 발전의 숨겨진 키워드인가?

로뱀 작성일 06.03.03 08: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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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내공 : 쓰레기


여러분들은 게임을 시작하신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저는, 음 근 이십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초등학생 시절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고 집에서는 친구들과 테이블 게임을 하고, 가끔 친구네 집에서 게임기로 오락을 했었고, 중고생 시절에는 컴퓨터 게임과, 온라인으로는 머드게임(텍스트게임)에 정신이 나가있었고, 군대 다녀온 이후로는 온라인 게임-이른바 MMORPG에 미쳐있습니다.

그런데 참 희한한게, 생각해 보니 게임이란 것이 발전을 하면서 노가다적인 성향이 점점 증가하는군요. 알고 계시겠지만 테이블 게임, 이른바 부루마블-제대로 읽으면 블루마블이 되겠죠-같은 게임이나 오락실 게임에서 노가다가 필요한건 아닙니다. 동전 넣고, 짧으면 몇분에서 길어봐야 몇십분 즐기는 게임은 본인 스스로의 숙련에 의한 순수한 컨트롤만으로 성취감으로 표현할 수 있는 쾌감을 느끼는 게임들입니다.

이러던 것이 ... 게임계의 발전에 의해 콘솔 게임기, 즉 가정용 게임기가 인기를 끌게 되면서, 세이브와 로드 라는것이 생겨나고, 플레이 타임이 조금 길어지게 되었죠. 자, 이것부터 이십세기 말까지의 컴퓨터 게임들, 몽땅묶어 패키지 게임이라고 표현해 보겠습니다. 이러한 패키지 게임들은 세이브와 로드라는 혁신적인 발상에 따라 일정한 스토리(혹은 시나리오)에 따라 보다 서사시적인 구성을 갖게 되었으며, 아시다시피 스토리 중간중간 막강한 공략대상-이른바 중간보스 또는 보스라고 불리우는-이 존재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락실 게임마냥 컨트롤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죠. 체력, 공격력, 방어력 등의 능력치가 중간보스를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하고 이를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경험치의 축적을 통해 레벨을 올려야만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게임계에서의 최초의 노가다 - 즉 레벨노가다죠.

저도 자칭 올드 게이머라고 생각을 합니다만, 스스로 올드 게이머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동감하실 겁니다. 패키지 게임들의 최종적인 목적은 게임의 엔딩을 보는 것이며 그 엔딩까지의 과정을 즐기면서 이것이 명작이다 쓰레기다 라고 평가를 합니다. 스토리와 관계없이 버그만으로 욕을 만땅 챙겨먹은 포가튼사가나 그 왜 또 .. 이건 제목이 잘 기억 안나는데, 그런 게임들은 좀 특이한 경우라고 칩시다.

으아 , 말이 꼬여버리네요.

아무튼 저의 경우, 가장 인상깊었던 게임은 아무래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인데요. 올드 게이머분들은 알고 계시죠? 경험치를 다 모으면, 레벨 게이지의 1/4가 채워지고, 이걸 네번 반복하면 레벨업이 되고. 뭐, 로이드의 레벨이 15가 되면 로이드가 마법을 쓸 수 있다느니 이런 얘기들도 있었죠(확인은 못해봤습니다.). 아무튼 그런 게임을 하면서 '개발세발 레벨노가다' 하면서 궁시렁 댔었는데요,

그 이후 온라인 게임이란게 나왔지요. 집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해 온라인 게임세계의 초창기에 그 자리에 없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만, 솔직히 사람들이 리니지 얘기를 하면서 레벨노가다 란 얘기를 할 때 우습게 생각했습니다. 그때 제 생각은 뭐였냐면, '경험치가 높아도, 다른 누군가와 함께 게임을 서로 즐기면서 하는데 그게 무슨 노가다냐. 혼자 하면서의 심심한 노가다도 경험해 보지 못한것들이!' 라고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직접 경험해 본 온라인 노가다의 세계는 과연 대단하더군요. 고렙이 되니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가 하루 24시간 플레이 기준으로 몇일이 걸리더군요. 와, 그때는 그저 손을 뗄수가 없어 계속 했지만, 스스로 미친짓이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 게임 그래픽 수준이 좀 나아지면서 - 세평으로는 게임의 질적 발전이라고 하더군요 -이제는 숙련도 노가다라는 것이 등장하더군요. 레벨노가다, 숙련노가다, 거기에 아이템노가다까지. 중복시켜서 한다고 해도, 이건 기존의 1.5배 이상이더라 이겁니다. 참, 게임 할 맛 나겠습니까? 오토니 작업방이니 생겨나고, 현으로 이런걸 구매하고 이용하는 것을 비웃을 일이 아니더란 말입니다. 진짜, 내가 게임한다고 저걸 다 한다는게 미친짓이죠.(그리고 우리는 종종 그런 미친 사람들을 보기도 합니다 - 이른바 괴물, 폐인, 중독자 라고 하죠)

그래서 거기서 벗어나 보려고 아케이드 장르로 볼 수 있는 캐쥬얼 게임장르를 해봤더랍니다마나는, 그동네도 노가다가 덜할뿐이지, 마찬가지로 노가다 세상이더군요. 아쉬우믄 캐쉬를 지르던가.

현재는 노가다에 질려, 온라인 게임은 아무것도 않하고 있습니다. 걍 종종 이런저런 시디 게임이나 받아서 해보고 있죠.

노가다, 이것이 정말 게임 산업의 발전 키워드가 되는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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