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저와 오락실과의 인생에 인연(6)

pwknai 작성일 06.06.16 03: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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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내공 : 어중간


집에서 다니긴 그렇고... 시내에 있는 동사무소라 예전보다 아저씨댁에 더 가까운 곳에 자취방

얻고 아침이면 동사무소 출근하고 5시되면 집에와서 사복 갈아입고 오락실로 출근했습니다.


말로는 이제 고1이 된 아저씨 딸 과외인데...


이건 미리 말씀드리는건데... -_-

그 꼬마애 이제는 예전 꼬마애가 아니었습니다.;;;

키도 제법 큰 편에 속하고 숙녀티가 나면서 많이 예뻐졌더군요. 물론 그 전에도 생각해보면

이뻤습니다.

사실 과외래봤자 또 수학, 영어인데...

저도 예전에 제가 아니었습니다. -_-;;;

제가 그렇게 공부를 못하는 애가 아니었는데, 높아진 난이도의 고1 수학과 영어 수준도 있지만,

1년동안 철모쓰고 쥐어터지다보니...

어느때인가... 중.고등학교 수학 첫장에 나오는 '집합'이 헷갈리더군요...;;;

ㅋㅋㅋ 덕분에 뻘쭘한일 한 번 있고해서 낮에 동사무소에서 간간히 고등학교 수학책을 봅니다.

다행이 영어실력은 가르칠만한 여력은 있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격이 많이 좋아졌더군요. 사실... 아주 어렸을때 엄마가 집을 나가고

아버지 밑에서 혼자 크면서 집안일 다하며 밝은 성격으로 자랄 환경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

지만, 스스로 외로움 타는 성격은 많이 줄인거 같아 다행인거 같더군요. 가끔 서로 보는 어울

리는 친구들도 착하고 건실한 느낌이 들고... 무엇보다 아저씨가 사람이 좋으신 분이니...

아무튼, 토요일날 동사무소 일찍 끝나고 자영이(비슷한 가명입니다. -_-;;;)가 자율학습이

없는 날엔 가까운 영화관도 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도 남자인지라 시간이 흐르고 제대날이 가까워지자...

어느덧 자영이에게 사랑의 감정이 싹트고 있더군요;;; 와... 저 정말 그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때 아버지 도시락 갔다줬다가 저 보고 어색해서 밥도 안먹고 집에간 애가 첫

인상의 전부인데... 어느 순간부터 여자로 보이더군요.

가끔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내가 먼저 말하기 전엔 절대 아는체도 하지 않는애인데 참 신기했

습니다. 사실 일단 이쁩니다. 착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내색않고 집안 살림이나 사람 챙기는걸

아주 자연스럽게 잘 하는게 체질(???)이라... 무엇보다 제가 같이 있으면 편해졌죠...


그런데... 정말 동생처럼 아껴주고 귀여워했던 꼬마애가 어느날부터 여자로 보이기 시작하니

정말 감정이 적응이 안되더군요. 분명히 말해서 사랑인지 먼지는 잘 모르겠으나, 괜히 보기엔

제가 정상적으로 대하긴 힘이 든거 같았습니다. 또 아저씨도 당신의 딸처럼 나를 거의 아들로

대우를 해주는 판이라... 저도 상황파악정도는 할 줄 알기에 도저히 이래서는 안되는 분위기

라는걸 알고 있었던 거죠. 사실 아무래도 그거때문에 제가 좀 괴로웠었나 봐요.

항상 드는 생각이 "이래선 안돼..." 가 전부였거든요.

그렇게 시간이 가고... 서먹해졌던 둘 사이가 어느덧 멀어지게 되더군요. 뭐, 사실 사귄것도

아니고... 채인것도 아니지만... 저 혼자 오바를 좀 했습니다. 이래선 안되겠다... 란 절제심이

어느날 부터인가 걔를 멀리하자... 란 식으로 바뀌었다 생각되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


아무튼, 방위지만 꼴에 예비역이랍시고 말년휴가(푸힛~)를 주더군요. 휴가 받고 나서 하루일

하고 과외도 해주고... 그날저녁 아저씨한테 말했습니다. 저 낼부터 며칠간 못 올거라구요.

말년휴가 실컷 즐겨야죠~ 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아무래도 제 페이스를 분석해본 결과...

아마 틀림없이 오락실에서 풀근무를 할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또 과외를 하겠죠...

중요한건 오락실 풀근무가 아니라... (전혀 신경도 안씀.) 아저씨 딸을 더 오래봐야 할거 같아

덜컥 겁이 나더군요. 어느순간부터인가 조금은 거리감을 두고 대했는데, 제가 사실 좀 잔정이

있는 관계로 뭔지는 몰라도 위험해 질거 같드라구요. 그래서... 걍 서울 친척집에서 휴가를

다 보냈습니다. 근 2주 보내는데... 예의상인지 아저씨 딸 자영이한테 음성 하나 왔더군요. ^^

그 때는 핸드폰이란게 대중화 되어 있지 않아 삐삐를 썼었거든요. 내용도 별거 아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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