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내공 : 상상초월
1995년 여름
아주 오래되고 오래된 게임하나를 구하게 되었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나는
꽤 낡은 흑백 286 AT -
즉 고물 컴퓨터 한대가 있었는데
게임자체가 워낙 오래전에 만들어진것이라 무리없이 작동했다.
솔직히 그당시 시간으로도 8년이나 지난 게임 (87년작) 에
기대감이라곤 전혀 없었지만...
남는게 시간뿐인 방학에
나에게 놀거리는 그다지 다양하지 않았다.
그리고...
게임을 스타트 하고나서
하루 꼬박 4-5시간씩 플레이 했던것 같다.
낡고 오래된 ...
이름도 들어보지못한 이 게임하나가
나를 그토록 오랬동안 한자리에 머물게 했던 이유는
바로 게임속에 녹아있는 장인정신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87년작이라고 보기힘든,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래픽과( 도트노가다 얼마나했을까...)
부드러운 몬스터들의 움직임, 숨겨진 아이템 , 중독성있는 게임진행방식...
그리고 마을이나 무기점 등에서의 이벤트 화면등.
감탄할만한 요소가 쏠쏠히 배어있었다.
때로는 미칠듯한 난이도때문에
같은 맵을 수백번씩 왕복했지만.
때로는 부모님의 구박에
밤에 몰래 컴퓨터위에 이불을 뒤집어씌워야 했지만.
결국 이 멋진 게임,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기전쯤 클리어했다.
엔딩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뭉클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4년후.
게임아츠에서
그란디아를 발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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