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매일: 2006년 3월 16일 •발매 회사: SQUARE ENIX •프로듀서: 마츠노 야스미 •연출감독: 준 아키야마 •음악: 우에마츠 노부오 •캐릭터 디자인: 아키히코 요시다 •아트디렉터: 히데오 미나바 •장르: 롤플레잉 •미디어: PS 2, DVD-ROM 디스크 1장 (Collector's Edition은 2장) •온라인 지원: 안함
2006년 10월 31일은 아마 올해 들어서 나에게 있어서는 아마 생일보다도 더 기쁜 날이지 않았을까 한다. 그렇다, 이날은 바로 파이널 판타지12의 북미 발매일 이었다. 2006년 3월 16일 일본 발매일 때는 그저 이 악물고 일본어가 가능한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스샷이나 보고 있어야 했던 필자는 이 날을 6개월 이상 기다려 왔기에 더는 기다릴 수 없어 갓 상점에 들어온 따끈따끈한 파이널 판타지 12(이하 파판12) 콜랙터즈 에디션을 사가지고 부푼 꿈을 안고 집으로 돌아 왔다. 그 후 4일간, 50여 시간의 사투 끝에 엔딩을 본 필자의 입에서는 한마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젠장.. -_-;;;"
파판 12의 오프닝 영상이다. 이 영상을 볼 때만 하더라도 기대에 가슴이 벅찼었는데... ㅜ_ㅜ
2006년, 그리고 플스2 기종 최후의 파이널 판타지.
파판12는 제작 발표가 나왔을 때부터 큰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뭐 가장 큰 이유라고 친다면 파판 시리즈라는 그 이름의 가치 때문이겠지만, 다른 이유를 지목 해보자면 플스2 기종의 마지막 파판이라는 점과 기존 디렉터들의 대거 교체라는 점에 있을 수 있겠다. 2001년 7월 19일 발매한 파판10을 시작으로 플스2 기종을 도입 하였던 스퀘어소프트는 그 뛰어난 그래픽을 맘껏 선보였었으며, 파판 최고 명작들 중 5손가락 안에 든다는 파판 10을 완성 시켰다. 그 예전 파판8이 20세기 마지막 파판으로 주목을 받았듯 (엄밀히 말하자면 파판9가 20세기 마지막 파판이었다. 21세기는 2001부터 시작 하는 것임으로…….), 펄스 2 기종의 마지막 파판 또한 주목을 받는 일을 어찌하면 당연 할지도 모르겠다. 파판12는 기존 파판과 다른 점이 크게 있다. 그것은 바로 디렉터들의 교체다. 비록 디렉터로서 참가는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1987년 12월 18일 파판1을 시작으로 파판10에 이르기까지 거의 16년간을 '파판의 아버지'로써 자리 잡고 있던 사카구치 히로노부가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제는 우리의 눈에 더 친숙해져 버린 파판의 키 큰 미남, 미녀 캐릭터들을 디자인 하였던 노무라 테츠야또한 이번 스태프진에서는 재외 되었다. 대신 아직은 덜 검증된 마츠노 야스미와 Final Fantasy Tactics, Vagrant Story의 캐릭터 디자이너 아키히코 요시다를 기용 하여 파판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려는 의지를 보였다. 과연... 그 성과는 어떤지 보도록 하자...
필자가 산 콜랙터즈 에디션의 겉표지와 안쪽표지다.
파판의 전통... 그리고 파판12
당시 패미콤 시장의 RPG계를 완전 재패 하였던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이하 DQ시리즈)를 잠재우고자 스퀘어 소프트가 내걸은 공략 방침은 2가지, 참신하고 깔끔한 그래픽과 탄탄하고 잘 짜인 스토리의 구성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전통은 거의 20년간 유지 되어왔다. 다른 기종이 출시 할 때 마다 그 기종에 맞는 최상의 그래픽과 2번 이상 플레이 하더라고 지루하지 않은 한편의 잘 쓰인 소설을 읽는 듯 한 스토리라인. 이러한 파판의 기본 틀은 그 동안 수많은 팬들을 만족시켜 주었었다. 허나 이러한 전통은 이번 파판12를 통하여 완전 깨지고 말았으니... 파판12는 스토리 라인보다는 여러 가지 '할 거리'를 플레이어에게 재공 함으로써 기존에 자유도가 낮다는 단점을 보완하고, 게임성을 끌어 올리고자 노력 하였다. 허나 결과는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파판12의 자유도는 놀라울 정도로 상승 하였다는 점은 인정해야 갰다. 기존의 파판이 정해진 루트를 강요하는 느낌이 강했던 반면, 파판12는 수많은 맵을 늘리고 던전을 추가 하여 플레이어가 가고 싶은 루트로, 가고 싶은 장소를 갈수 있게 해 주었다. 또한 주점 미션, 클렌 미션, 기존의 소환 수에 해당하는 다양한 에스퍼를 추가함으로써 플레이어에게 많은 '할 것'을 재공 하였다. 그렇지만 진짜 메인 스토리가 이리도 허약한대 그 많은 것이 무슨 소용인가. 어차피 이러한 '할 것'들은 사이드 디쉬, 즉 반찬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기존 파판이 보여준 강점은 강한 스토리 라인이 기본적인 틀을 잡아주고 그의 보조 역할로써 비공정의 입수 이후 플레이어에게 이러한 '할 것'들을 재공 한다는 점에 있었다. 그렇지만 파판12는 완전 주객이 전도 된 느낌이다. 아무리 맛좋은 초밥을 먹어도 그전에 마신 차의 맛이 너무 ?玖? 그 초밥을 완전히 즐길 수 없듯이. 파판12는 너무 이러한 사이드 디쉬들의 맛이 진하여, 메인 스토리가 묻혀 버리는 어이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일단 스토리를 이야기 하자면 히로인 아쉐가 자신의 왕국 달마스카를 재국군의 손에서 부터 구하고, 다시 재건하기 위하여 떠나는 여행이 파판12의 메인 스토리라인 인데. 마치 파판12라는 게임 자체가 '주연은 조연에 묻힌다.' 라는 공식이라도 가지고 있는 듯 주변의 밧슈나 반등의 캐릭터성에 묻혀서 아쉐는 자신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지 못한다. 그 전작 파판10에서 플레이어는 히로인 유우나는 '3차원'적인 캐릭터 성을 보여 줬다. 아버지를 존경 하면서도 그 아버지의 그림자에 눌려 정해진 길을 걸어가야 하는 모습, 한 없이 연약하게 보이고 위태로워 보이지만 언제나 앞을 바라보고 그 길을 걸어가는 모습, 비록 떠밀려 나가는 것이라고 해도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 등은 유우나에게 강한 캐릭터를 부여 하였다. 비록 쓸모없게 보일지는 몰라도 플레이 중간 중간 마다 등장하는 유우나가 주변의 경치를 눈에 넣어두려고 노력하는 모습 등은 플레이어가 그녀의 심정을 이해하는데 크나큰 도움을 주었으며, 이러한 것들은 최후에 엔딩의 감동을 더하였다. 반면, 파판12의 아쉐는 그러한 내면적인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않으며 그저 어느 3류 소설에서도 등장하는 '2차원'적 캐릭터를 보여준다. 왕국의 재건을 위하여 힘을 원하지만, 그 힘을 얻은 후에 연약한 자신이 혹시나 저지를지도 모르는 일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너무나도 부족한 설명과 스토리 전개로 이러한 인격은 그저 주변에 묻혀 버리며, 오히려 플레이어는 조연급인 밧슈에게 더 '3차원'적인 캐릭터를 느낀다. 혹시 영화 '해리포터'시리즈를 보기 전 책을 읽어본 사람들이라면 알 것이다, 아무리 잘 짜인 스토리도 중요한 장면과 줄거리만 보여줘서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이다. 파판12에는 이러한 '살'을 붙여 주는 전개가 거의 존재 하지 않는다. RPG의 동영상들은 대부분 스토리전개를 위하여 사용된다. 이러한 영상들은 플레이어가 캐릭터 하나하나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더욱 그 스토리에 몰입하게 만들어 준다. 허나 (돈이 없어서 이었을까? -_-;;)파판 12의 동영상들은 플레이어를 스토리에 몰입하게 만들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파판의 그 멋진 스토리와 그래픽을 사랑 하였던 필자에게, 파판12의 이러한 모습은 너무나 큰 실망만을 안겨 주었다.
일단은 히로인을 맞고 있는 아쉐다. 전작에 유우나에 비하여 캐릭터가 너무 단조롭다.
어찌 하여 조연인 이놈의 성격 묘사가 더 자세한 거냐!!
플레이어는 도대체 뭘 하라는 건가!!!!! 건비트 시스템
필자가 생각하기에 파판12의 가장 치명적인 결함중 하나는 바로 그 시스템에 있다. 파판에는 거의 매회 그 시스템을 바꾸는 전통 아닌 전통이 있다. (뭐 적어도 파판7 이후에는 계속하여 바뀌어 왔으니...) 파판 역사상 최악의 노가다라고 불리는 파판 8의 마법 정제시스템, 캐릭터의 특징을 완전히 날려버리는 파판10의 스피어 그리드 시스템 등, 그전의 시스템 또한 '100% 완벽하다'라고 볼 수는 없었지만, 필자는 파판 12의 건비트 시스템이야 말로 최악이라고 단언한다 -_-; 파판12는 기존 파판의 약점 중 하나였던 전투시스템을 실시간형태로 변화 시켰다. 기존 작품들은 플레이어가 필드를 이동하다 적과 조우하면 전투 화면으로 변화하여 그 전투를 마치게 하였던 반면 이번 파판 12는 그러한 전투 화면의 변화 없이 '킹덤하츠' 시리즈의 것과 같이 바로 전투가 시작 된다. 비록 파판 전통적인 '액션 타임'을 이용한 턴 방식으로 공수를 반복한다는 점은 같아도 파판12의 전투는 기존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허나.... 이러한 시스템은 플레이어에게 실시간으로 3명의 파티 캐릭터를 조종하게 만드는 부담을 안겨 주었다. 그리하여 그것을 보조하기 위하여 만들어 진 것이 바로 건비트 시스템인데... 플레이어는 미리 건비트를 설정하여 특정 발동조건을 충족시키면 그 액션을 취하게끔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자면 'HP가 20%보다 낮아지면 포션을 사용한다'라는 건비트의 설정으로 플레이어는 일일이 HP가 위험한 캐릭터에게 포션을 먹이지 않아도 된다. 허나 문재는 이러한 건비트가 너무나 많고, 더욱이 무지하게 세세한 설정 까지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단순히 포션을 먹이는 정도의 인공지능이 아니라 불 속성의 적과 조우하면 얼음계 마법을, 물 속성의 적과 조우하면 전기계 마법을 사용하고, 보조 마법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보조 마법을 걸어 주는 등 플레이어가 손 놓고 있어도 알아서 모든 걸 처리해준다 -_-; 애당초 '플레이어에게 높은 자유도를 주겠다'라는 취지로 개발된 작품이 아니었던가.. 그런대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인공지능은 플레이어가 전투 시에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달리고만 있어도 알아서 모든 걸 끝내준다. "그러면 건비트를 안 쓰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허나 만약 건비트를 안 쓰게 되면 플레이어는 전투 시에 일일이 3명의 캐릭터에게 명령을 내려야 하는데, 명령을 내릴 때 전투를 일시 중지 하게 설정하면 한 전투에 적어도 20번이상은 전투가 일시중지 되어 지루하게 만들고, 그렇지 않고 명령을 내리는 동안 전투가 액티브 하게 만들면 조종해야 할 캐릭터나 명령이 너무 많아 전투에서 지게 된다. 만일 킹덤하츠 시리즈와 같이 플레이어가 조종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소라' 1명으로 재한이 되어 있다면 이러한 시스템은 도움을 줄지 모르겠으나, 파판12의 건비트 시스템은 확실히 게임 성을 절감하고 있다.
이번 파판12의 가장 큰 약점으로 생각 되는 건비트(혹은 겜비트)시스템이다. 파란 라인은 아군의 공격 타겟을, 빨간 라인은 적군의 공격 타겟을 보여준다. 단순한 공격뿐만 아니라 보조 마법에서 공격 마법까지 자동으로 사용하게끔 설정이 가능하기에 플레이어는 그냥 손 빨고 있어도 알아서 다 한다. =_=;
화려한 그래픽.. 캐릭터의 생동감 있는 표정...
여태까지 욕만 지지리 하게 했으나, 파판 12에도 장점은 있다. 그 것은 바로 뛰어난 그래픽에 있다. 파판 X-2에서 이미 보여준바 있는 캐릭터들의 진부한 표정들, 파판12의 캐릭터들은 그보다 한층 더 뛰어난 표정의 변화를 보여준다. 파판10에서 스토리 전개 중간 중간 마다 등장 하는 '로우 퀼리티(Low quality)' 동영상에서는 캐릭터들이 한 가지 표정과 한 가지 동작만을 하였기에 '메인 동영상'이라 할 수 있는 하이 퀼리티(High quality) 동영상이 나오면 너무 튀어 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때문에 '동영상 떡칠'이라는 악평을 받았던 파판10의 단점을 보완한 파판12는 로우 퀼리티의 동영상에서 또한 수많은 동작과 표정의 변화를 보여주며, 하이 퀼리티 동영상과의 격차를 거의 없게 만든다. 이러한 그래픽의 발전은 분명 높게 평가 할 만하다.
로우 퀼리티 동영상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뛰어난 그래픽만큼은 높이 사고 싶다.
비록 그 그래픽의 진화와 플레이어에게 자유도를 주고자 하는 노력 등은 파판 시리즈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어주었지만, 단면적인 캐릭터, 평범하고 연약한 스토리 라인, 플레이어가 컨트롤러에서 손을 놓고 있어서 알아서 다 해주는 건 비트 시스템 등은 그러한 장점을 무색하게 만들며 발매일의 발표 이후 거의 1년간을 기다려온 필자와 다른 팬들을 실망시켰다. 이러한 점을 비추어 보아 개인평가 점 10점 만점에 7점을 주며 마무리 할까 한다.
PS. 참 오랜만에 리뷰를 남기게 되는 군요. 그동안 플레이 한 게임이 극히 적어서( -_-;;;) 쓸 만한 게임이 없었다는. 일단 대부분의 정보는 파판 랜드(www.ffland.net)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스샷 및 동영상은 구글, 네이버 등의 검색으로 찾은 것이 대부분이라 확실한 발췌 위치를 알지 못하는 점 죄송하게 생각 드립니다. 또한 오랜 시간 유학을 하여 맞춤법 및 철자 등을 대부분 잊어 먹어버려(-_-;;), 읽는대 불편을 끼쳐 드리는 점도 참 죄송하게 생각 합니다. 정 읽기 드시면 그냥 백스페이스를 때려주세요 (-_-) (_ _) 꾸벅.
PS의 PS. 참 기대했던 파판12 이었는데, 기대한 만큼 실망도 커 버린 것 같네요. 뭐 리뷰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기에 '파판12는 대작이다!'라고 하는 분이 있다면 달리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파판 최악의 졸작이라는 말을 듣는 파판: 크리스탈 크로니클 수준은 아니지만.. 명작은 아님에 분명하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