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자동차 매연 냄새를 맡으며 레이싱게임을 하거나, 피냄새를 맡으며 FPS게임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난 12일 일본과학미래관에서는 도쿄공업대학 나카모토 교수의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컴퓨터에 냄새센서를 장착해 다양한 냄새를 전달해주는 게임 체험 이벤트가 개최됐다.
▲ 향기나는 요리게임. 화면 중앙에 있는 프라이팬 위에 재료들을 끌어오면 해당 재료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요리가 완성될 수록 카레의 향기가 솔솔~
이번에 관람객들에게 선보인 게임은 요리게임으로, 헤드셋 마이크 부분에 장착된 어댑터를 통해 만들고 싶은 요리 재료의 냄새를 맡아가며 요리를 완성해나가는 게임이다.
예를 들어 카레를 선택했을 경우 화면상에 버터, 마늘, 양파, 고기 등 8종류의 재료가 배치되며, 게이머는 재료의 냄새를 맡으며 아이콘을 1개씩 끌어 와 프라이팬에서 재료를 볶으면 된다.
재료의 양은 게이머의 기호에 따라 3단계까지 조정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냄새의 강도도 변한다.
체험결과 요리가 점점 완성되어 갈수록 목표로 하는 요리(카레)의 냄새와 가까워졌으며, 이러한 과정들은 모두 애니메이션 동작으로 연출됐다.
영상과 소리만을 이용해 플레이했던 기존 게임과 달리,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냄새가 전달되는 신개념 게임을 접한 게이머들은 실제 피냄새가 나는 FPS게임이나 MMORPG가 나올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게이머는 “FPS게임이나 MMORPG에서 상대방과 PK를 할 경우 피냄새를 맡으면 어떨지 궁금하다”고 말했으며, 다른 게이머는 “비행기나 장갑차 등의 매연냄새를 맡으며 게임을 하게 되면 더욱 스릴 넘치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이벤트에서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냄새가 영상과 함께 전달되는 애니메이션도 함께 공개됐다.
아이와 개의 산책을 그린 단편 애니메이션에서는 아이가 개를 산책시키며 접하게 되는 꽃, 과일, 고기, 휘발유 등의 냄새가 영상을 보는 관람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그동안 발표된 후각에 관한 연구 결과는 대부분 단일 냄새를 발생시키는 데 그쳤지만, 이번 발표는 다양한 종류의 냄새를 임의의 비율로 제조해 각기 다른 냄새를 전달해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강의를 맡은 도쿄공업대학의 나카모토 교수는 20년 전부터 냄새 센서에 관한 연구를 계속해왔다.
나카모토 교수는 “로봇에 냄새 센서를 장착해 가스누출이나 화재 등을 방지하고 맛있는 요리까지 만들 수 있는 로봇을 연구중”이라며 “앞으로 새로운 게임기나 다양한 예술작품에 후각 센서를 이용한 콘텐츠가 폭넒게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냄새가 확산되지 않도록 헤드폰의 마이크 부분에 설치한 어댑터. 이곳을 통해 냄새가 발산된다
▲ 냄새 조제기의 외관. 다양한 향기를 임의의 비율로 조제할 수 있다. 현재는 32개 성분이 조제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