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하얗게 쏟아지는 가을 밤에 달빛을 밟으며 마을 밖으로 걸어나가보았느냐 세상은 잠이 들고 지푸라기들만 찬 서리에 반짝이는 적막한 들판에 아득히 서 보았느냐 달빛 아래 산들은 빚진 아버지처럼 까맣게 앉아 있고 저 멀리 강물이 반짝인다 까만 산속 집들은 보이지 않고 담뱃불처럼 불빛만 깜박인다 하나 둘 꺼져가면 이 세상엔 달빛뿐인 가을 밤에 모든 걸 다 잃어버린 들판이 들판 가득 흐느껴 달빛으로 제 가슴을 적시는 우리나라 서러운 가을 들판을 너는 보았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