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다 .
걷다가 뛴다 .
쉬지않고 뛰어가다,
숨이 막힌다 .
주춤하는 사이에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
넘어진 자리에서 주저앉아 운다 .
주저앉아 울다 문득 뒤를 돌아본다 .
돌아봤지만,
그 곳에 내 몫으로 남겨진 것은 하나도 없다.
시간도, 눈물도, 노력도, 사람도, 마음도 .
한 낱 부스러기처럼,
사라진지 오래다 .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앞을 본다 .
하지만 앞은 적막과 공허 뿐.
'비상구, 비상구.'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보내오는,
나를 위한 작은 신호음을 듣는다 .
어디로 가야하는건지 모르겠다 .
또 한참을 찾는다 .
이리저리 헤메이다 지쳐서,
또 다시 주저앉는다 .
문득 위를 본다 .
"있다...!"
언제든 뛰쳐나갈 수 있는 비상구.
늘 거기있었다 .
그저 앞만보고 달려가느라 보지못했을 뿐이다 .
그래서 다시 일어나 오늘도 걷는다
지나온 시간,
그 어느 때 보다도 씩씩하게,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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