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벨런스 판타지 (택시기사의 하루)

zhqks 작성일 05.12.05 15: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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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택시 기사다.
오늘은 내가 택시기사로써 처음으로 영업을 개시하는 날이다.
오늘을 위해 그동안 많은 준비를 해 왔다.
멀리는 운전면허를 따는 것부터 친절교육 등등.
나름대로 철저히 준비해 왔다고 생각하지만 선배 기사님들은 못내 불안한 표정이시다.
뭐 그들도 나와 같은 시절이 있었으리라. 그럼에도 지금 베스트 드라이버로 거듭났으리라.
그래서 처음 시작하는 나의 발걸음은 무겁지 않다.

그러나 처음부터 여러가지 난관에 부딪힌다.
일방 통행인 곳으로 잘못 진입하여 후진을 해야 하는 일.
길을 잘못들어 후진하려다 뒷차 운전자에게 욕을 먹는 일..
어떤때는 도대체 내가 어디쯤에 와 있는지 알 수가 없을때가 있고.

나를 기다리는 손님에게 어떻게 가야 하는지 경로를 짤 수가 없어 방황할 때가 있다.
손님이 타면 그 손님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하는 것이 나의 일인데
그렇게 손님을 태운뒤. 가끔은 목적지가 아닌 방향으로 가다가 손님이 그냥 내려
버리기도 하고, 가끔은 나의 운전실력이 너무 미숙해서 손님이 화를 내기도 한다.

때론 뜻하지 않게 차가 고장나서 나를 애먹이기도 하고.
고장난 차를 세우고 고치는동안 많은 운전자들이 불편하다며 나에게 욕을 하기도 한다.
그럴때면 다 포기해 버리고 택시기사일을 때려 치우고 싶기도 하고.
자동차를 버리고 싶기도 하지만.
내가 택시기사를 하므로 나에게 기대하고 나를 바라보는 이들이 있기에
그럴 수는 없다.

다시 운전대를 잡고.
이제는 더 나아지리라 다짐하며 엔진을 가동한다.

지금 내 옆에 타고있는 손님을 목적지까지 모시기위해.
나는 지금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내가 어떠한 잘못을 하고,
또 차가 고장이 나고,
길을 잘못 들어 손님이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나는 택시기사 이니까.

나의 드라이브는 지금이 시작이다.
그래서 나는 즐겁다.
새로운 길을 만나는 즐거움.
새로운 손님을 만나는 즐거움.

언젠간 나도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어 손님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정확하게 모시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그날을 위해서 오늘도 나는 서툴지만 열심히 운전대를 잡는다.

택시기사가 되기위해 지금 열심히 공부하는 분들도.
언젠가 운전을 시작할때 힘들고 지치고 어려운 난관에 봉착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기위한 일련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기사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어어..아저씨 이길로 가는게 아닌데요?"

"아이구 죄송합니다 손님. 제가 오늘 영업을 시작해서요. 헤헷^^"

"아 그러시군요..^^"

"실례가 안된다면 손님이 길을 조금 가르쳐 주시겠습니까?"

"네 물론이죠^^"


나는 손님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시는 것이 일인 택시기사이기때문에..
오늘 내가 초보 택시기사라는 것을 숨기지 않을 것이다.
내가 초보 기사인 것이 조금 불안하고 마음에 걸리는 손님도 있겠지만.
나는 그들을 안전하게 모시기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왜냐면..

나는 택시기사 이니까.

"갑니다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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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래 그분이 지으신거에요

이제 막 수능 마치고 갓 20살이 될 청소년들을 위해 지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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