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불필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은 그 무엇보다도 끔찍한 가슴 아픈 고통이다. 맹인이 된 한 친구가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내가 공동체에서 하던 일이 내 삶의 유일한 가치였는데, 이제는 눈이 없어졌으니 더 이상 나는 타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되고 말았어." 나는 그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그건 사실이 아니야. 자네에게 수프를 가져다 주는 친구에게 자네가 웃는다면 그 친구가 하루 종일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셈 아닌가. 베풀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네. 자네의 기분을 베풀 수도 있으니 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