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안에 일어났던 우연

단군의장손 작성일 06.12.05 21: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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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03년 내가 대학교 1학년 이였을 당시 딱 이맘 때 쯤이였다.
우리집안은 할아버지는 오래전에 돌아가셨고 할머니는 꽤 오래사셨다

우리는 명절때면 꼭 큰집에 모이곤 했는데 어른들끼리 하던 이야기가
할머니 살아게실때 까지만 모이고 언젠가 돌아가시면 그냥 모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그냥 환갑 잔치나 결혼식, 제사 때 얼굴이나 보자고.
(참고로 우리집안은 독실하진 않지만 일제시대 부터 기독교
집안이여서 차례를 지내지 않았다. 제사는 했는데 남들처럼
하는게 아니라 가족끼리 추도예배를 드려왔다. 명절날 모이지
말자고 한것도 사실 차례를 지내지 않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였다. 다만 할머니가 가족들을 늘 보고 싶어하셔서
모였을뿐)

아무튼 03년 이 맘때 나는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중 아버지로
부터 할머니가 쓰러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급히 방향으로 바꿔
바로 큰집으로 내려갔다.

내려가 보니 할머니는 누우신체 크게 숨만 몰아쉬고 게셨고 의식은
완전 불명.., 왕진온 의사는 오늘이나 내일이면 운명하실꺼라고
했다고 한다. 특별히 병에 걸리신건 아니고 그냥 수명이 다하신거라고
했다.

당시 나는 시험기간 이였던 지라 몇일간 큰집에서 통학을 하면서 시험을
봤지만 사실 공부도 못하고 그냥 시험만 봤다.

어쨌거나 의사의 말과는 달리 할머니는 결국 숨이 멈췄는데도 맥이 계속되
나흘간을 누워게시다가 돌아가셨다.

결국 장례식을 치르고 집안 사람들은 다시 흩어졌다.

앞서 말했듯이 어른들이 할머니 돌아가시면 명절때 굳이 모이지 말자고
했었지만 결국 우리 집안은 다음해 설날때 다시 모이고 말았다. 아니 모일수
밖에 없었다. 공교롭게도 설날이 할머니의 49제 날이였기 때문이였다.

결국 어른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했다고한다. 앞으로도 계속 모이자고..,
아무래도 할머니가 예정보다 늦게 돌아가신것 때문에 좀 걸리는 모양이였다.
이야기는 주로 이게 우연인가 필연인가 하는 거였다고 한다.

어른들은 주로 할머니가 돌아가지기 전에 모이도록 점지해준것이 아닌가
생각했고 그래서 결국 앞으로도 계속 꼭 모이자고 했다고 한다.

아무튼 그래서 처음 생각과는 달리 우리집안은 명절때면 꼭 모이게됬다.

나는 이게 순전히 우연이라고 생각하지만 의미있는 우연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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