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영사건을 보고..(가정폭력에 관한 슬픈 글)

사보이 작성일 07.01.03 02: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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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제 생일이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니었어요

우리는 지난밤 처음으로 말다툼을 했지요

그리고 그는 잔인한 말들을 많이 해서

제 가슴을 아주 아프게 했어요

그가 미안해하는 것도, 말한 그대로를 뜻하지 않는다는 것도 전 알아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우리의 결혼기념일이라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닌 데도요

지난밤 그는 저를 밀어붙이고는 제 목을 조르기 시작했어요

마치 악몽 같았어요 정말이라고 믿을 수가 없었지요

온몸이 아프고 멍투성이가 되어 아침에 깼어요

그가 틀림없이 미안해할 거예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그런데 어머니날이라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니었어요

지난밤 그는 저를 또 두드려 팼지요

그런데 그전의 어떤 때보다 훨씬 더 심했어요

제가 그를 떠나면 저는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 아이들을 돌보죠

돈은 어떻게 하고요

저는 그가 무서운데 떠나기도 두려워요

그렇지만 그는 틀림없이 미안해할 거예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어요

바로 제 장례식날이었거든요

지난밤 그는 드디어 저를 죽였지요

저를 때려서 죽음에 이르게 했지요

제가 좀 더 용기를 갖고 힘을 내서 그를 떠났더라면

저는 아마 오늘 꽃을 받지는 않았을 거예요



*가정폭력과 여성인권을 다룬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정희진 지음·또하나의문화 펴냄)에서 소개한 글이랍니다.

원제는 'I got flowers today'이고

지은이는 폴레트 켈리라는 남편에게 13년간 맞고 살다가

탈출한 미국 여성으로 다른 매맞는 여자에게 보낸 글을

한국여성의전화연합에 누군가 이메일로 보내와

신혜수씨가 옮기며 우리나라에 알려졌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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