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잣집 영감이 그 해 마지막 날 노비들을 죄다 불러놓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일이 정월 초하루읹데, 내가 내일 너희들을 다 해방시켜 줄 것이다. 그러니 내일부터 너희들은 더 이상 노비가 아니니라.”
노비들은 아주 기뻐하며 주인집 영감이 나눠준 자신들의 노비문서를 태우며 환호했습니다. 이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던 영감은 노비들에게 다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이 너희들과 마지막 밤이니 오늘밤만은 밤을 새워서라도 정성을 다해 새끼줄을 꼬아라. 그리고 될 수 있는 한 가늘고 길게 꼬도록 하여라.”
그리고 노비들에게 똑같은 분량의 짚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짚을 받아든 노비들의 반응은 제각기 달랐습니다.
어떤 노비는 “마지막까지 부려먹다니 영감탱이가 지독하군!”하고 투덜거리며 마지못해서 불평하며 주어진 짚을 빨리 없애려 굵게 새끼줄을 꼬았습니다.
또 어떤 노비는 “이제 이 밤만 지나면 자유의 몸이니 이 얼마나 좋은가. 그러니 오늘은 정성껏 일해야지...”라며 가늘고 길게 온갖 정성을 다해 새끼줄을 꼬았습니다.
다음날 날이 밝자 영감은 광문을 활짝 열어놓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 엽전이 가득 있다. 어제 밤에 꼰 새끼줄에 여기 있는 엽전을 꿸 수 있는 한 꿰어서 가지고 가거라. 단, 새끼줄에 꿰지 못하면 단 하나도 가져갈 수 없다.”
굵게 새끼줄을 꼰 노비는 엽전 구멍에 새끼줄이 들어가지 않아 낑낑대며 씨름을 하였지만 간신히 몇 개 겨우 꿰어서 가지고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밤새 정성스레 새끼줄을 꼰 노비는 평생 살 밑천이 될 만큼 엽전을 꿰어 가지고 그 집 대문을 나설 수 있었습니다.
잘 사는 사람, 성공하는 사람, 공부 잘 하는 사람은 분명 나와는 뭔가 다른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우연한 결과란 절대 없습니다.
오리가 물위를 미끄러져 가는 것이 공짜로 미끄러져 가는 것이 아니라 물밑에 숨겨진 발의 움직임으로 그렇게 잘 미끄러져 가듯이, 드러나지 않아도 물밑작업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이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착각을 하며 자기 마음대로 판단을 내립니다. 하지만 성공자들은 남들이 보지 않는 시간에도 쉬임없이 자기계발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세상은 준비하고 실행하는 이들에게 많은 엽전을 꿰어줍니다. 기회란 것은 결국 준비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것입니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우연히 좋은 기회가 와도 그 기회를 끝까지 거머쥘 수 있는 힘이 없습니다. 곧 능력있는 사람에게 뺏길 수 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예전에 나에게 참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라며 과거를 아쉬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만 이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기회란 것은 그것을 내것으로 만들어 실현하지 못하는 한 그것을 기회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단지 막연한 아쉬움이고 미련일 뿐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