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울었습니다

MC데몰리션 작성일 08.02.06 22: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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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주일예배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갈 저녁 8시 무렵에
아이들 셋을 낮 예배를 마치고
먼저 보내고 있던 때라서
저녁밥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집으로 향할 때 쯤,
아이들에게서 전화가 왔으며 저녁을 먹었냐고 물으니
반찬이 없어서 못 먹고 있다고 하였고
전 바로 간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어느 덧 집 근처에 이르렀고
인근가게에서 아이들의 먹을 것을 샀는데,
이것저것 고르느라 비교적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게를 나온 후에 곧장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를 오르며 10층으로 향했습니다.

집 앞에 다다르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것이었고
순간 집 대문이 닫히는 것을 보고
아이들을 불렀습니다.
"잠깐만, 아빠야~"
이후 아이들의 한숨 섞인 불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누나가 빨리 들어왔어야지!"
"아빠 차 소리는 한참 전에 들렸는데
늦게 올라와서 그렇잖아"

아이들이 무엇인가 저를 놀라게 하려고
준비하였다가 계획이 어긋나서 아쉬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집안에 들어갔을 때,
아이들 뒤에 보이는 식탁에는 무엇인가가
차려져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하얗고 조그만 케익이었습니다.

식탁에 차려진 케익과 그 위에 놓인
초들은 녹아서 흘러내려있었고
43살을 표시하는지 7살을 표시하는지
모를 짧은 초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리며 수차례 촛불을
켰다 끄기를 반복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밥 한 그릇과 미역국,
계란말이와 소시지 구운 것을 보았는데
순간 눈물이 나려던 것을 꾹 참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우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기로 오래전에
약속한 것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돈이 어디있어서 이걸 샀어?"
"우리들이 모은거야~"
"아빠 생일은 어찌 알았니? 음력이라 변하는데?"
"휴대폰에 음력도 나와~"

다시 초에 불을 붙이고 아이들이 불러주는
생일축하 노래를 들으며 기다린지
오래 된 듯한 차가운 밥과 미역국을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너무나 고맙고 사랑스러운 자식들이 있기에
얼마나 행복한지를 떠올리며,
늘 부족한 저를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고 믿어주는 아이들을
제게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했습니다.

그날 울지 못한 것을 어제 모두들 퇴근한
빈사무실에서 한참동안 울었습니다.

비록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착한아이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꼭 필요한 사람으로 자라길 기도하며,
아이들이 선물해준 달콤한 케익과 감사의
눈물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 김 찬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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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육선이 집에 가득하고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잠언17장1절)."
교훈이 있습니다.

선생님의 가정 안에 이런 화목한 복이 있어서
그 따스한 온기가 엄동설한을
한기를 따스하게 덮여줍니다.

아이들이 사랑과 정성으로
마련한 귀한 생일상에
우리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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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세상의 소금과 빛 같은 존재입니다. -
from:사랑밭새벽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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