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로 막을 내렸던 KBS 대하사극 <대왕세종> 인데요.
어제 보았던 마지막회가 너무나 감명깊고 한 회에 많은 것을 담고 있어
마지막회를 리뷰하겠습니다.
(여기는 웃긴글터이지만 가능한 모든 이들이 보셨으면 해서 여기에 부득이하게 올립니다)
<대왕세종 초반부 마지막회를 알리는 자막>
올해 1월 5일 첫 방영을 시작하여 어제까지 총 86부작의 대장정은 마침내 '마지막회' 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세종의 고뇌>
훈민정음(한글)창제 후 반포를 하기에 앞서 앞으로 있을 모든 싸움에 대해 고뇌하는 세종대왕의 모습.
<흐릿한 세종의 눈>
극 중에서 세종은 훈민정음 창제 직전에 당뇨 합병증에 따른 눈병으로 인해 점차 시력을 잃어가고
마침내 훈민정음 창제 후에는 모든 것이 흐릿하게 보이는 거의 실명 직전의 위기에 처합니다.
실제로도 세종대왕님은 항상 공부만 하시고 고기 반찬을 매우 좋아한데다가 운동을 싫어하셔서
몸이 비대하고 말년엔 당뇨병으로 고생하셨다고 합니다.
눈병을 앓으신것도 사실입니다.
<책상에 부딪혀 넘어지는 세종>
극 중에서 세종은 자신이 실명의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철저히 숨기고 있습니다.
오직 아는 이는 어의와 상선(내시), 그리고 세자와 아내 소헌왕후일 뿐입니다.
세종은 자신의 눈이 안 보인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궁궐의 여기저기를 걸어다니며
위치를 몸에 익히려고 노력합니다.
(여기서 갑자기 '말할 수 없는 비밀' 에서 샤오위(계륜미)가 주걸륜을 보기 위해 눈을 감고 한발 한발 걸어가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훈민정음의 반포를 막기 위해 반대상소에 서명을 하는 집현전 학자들>
한편 조선만의 문자를 갖는 것은 오랑캐 나라들이나 하는 비루한 짓이라며 집현전 학자들은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를 필두로 세종의 문자 창제에 반기를 들고 나섭니다.
요즘 잘못 알려진 사실 중에 대부분 국민들이 훈민정음이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이 함께 모여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잘못된 정보입니다.
실제 집현전에서는 훈민정음이 창제될때까지도 그 사실을 몰랐고 오로지 세종 혼자서 만들었습니다.
일부 신진 학자(신숙주,성삼문 등)들이 조금 도와주었을 뿐 사실상 한글의 창제자는 세종대왕 한 분이십니다.
이를 증명하는 사실 중 하나가 집현전의 실질적 수장이나 다름없는 부제학 '최만리' 가 반대 상소를
창제 후에 올렸다는 것입니다.
<분노하는 세종>
세종은 반대 상소를 올린 집현전의 학자들과 직접 면담을 합니다.
세종은 한글을 통해 무지한 백성들을 쉽게 교화시킬 수 있을 거라 설득해보지만
집현전 학자들은 세종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의 천품이란 교육으로 고쳐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
마침내 분노하고 만 세종은 이렇게 일갈합니다
'감히 어디서 과인의 백성을 능멸하고 나와! 백성의 천품이 교화될 수 없다면 니 놈이 정치는 왜 해!
단지 백성 위에서 군림하면서 권세를 누리기 위해선가?!! 그대들이 그러고도 학인이야?! 결국 그대들은
백성들과 한묶음이 되고 싶지 않은거다. 그들이 배우기 어려운 문자, 그것을 내 기득권인 양 행세를 하고 싶은거다!
백성의 마음을 헤아릴 의지가 없는 자! 또한 그들을 섬길 의사가 없는자! 모두 이 집현전을 떠나라!! '
<조선과 명나라의 국경인 압록강에 주둔한 명나라 군대>
한편 명나라(중국)에서도 조선이 조선만의 문자를 가지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압록강 국경으로 군대를 주둔시킵니다.
군사적인 협박으로 조선의 문자 창제를 막으려는 의도입니다.
<명나라 황제의 칙사가 세종을 면담하면서 선전포고를 하고 있다>
세종과 면담을 하게 된 명 황제의 칙사는 문자 창제를 그만두지 않으면 조선에 대한
군사적인 보복을 피할 수 없을 거라 경고합니다.
그러나 명나라에 항상 숙일 수 밖에 없었던 신생국 조선의 군주 세종은 이번만큼은
절대 물러서지 않고 단호하게 맞섭니다.
조선에겐 신무기 '신기전' 이 있고 설사 자기들이 무너지더라도 제2 , 제3의 조선이 일어나
명나라 역시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 경고합니다.
한편 최만리는 세종의 문자 창제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꺾을 수 없음을 알고
명나라와 손을 잡고 세종을 암살하고 새로운 군주를 세우고자 합니다
(이건 명백히 픽션이고 역사왜곡이라 욕먹을 만한 부분인데요, 드라마적 재미를 위해 넣은 구성이지만
지나친 감이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최만리는 반대 상소를 올렸으나 그 전까지 세종의 충직한 신하였으며
세종 역시 그를 아껴 반대 상소를 올린 날 파직하고 하루만에 풀어주었습니다.)
최만리는 홀로 묵념에 잠기다가 지난 날 세종과 함께 했던 날들을 생각하며
깊은 갈등을 하게 됩니다.
<흐릿한 세종의 눈에 비치는 누군가의 모습>
세종은 문자창제를 하느라 1년여간을 머물렀던 '진관사' 라는 암자에 돌아가
자료들을 검토합니다.
그 때 누군가가 찾아옵니다.
<앞이 보이지 않아 상선으로 착각한 세종>
바로 그는 최만리.
허나 세종은 앞이 보이지 않아 그가 상선(내시)인 줄 알고 상선에게 말하듯이 말을 합니다.
<충격을 받아 눈물을 흘리는 최만리>
세종이 앞을 못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눈물을 흘리는 최만리.
허나 끝까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세종을 암살하러 온 명나라 자객>
<세종의 호위무사의 칼을 맞고 죽은 자객>
명나라는 자객들을 진관사로 보냈으나 사전에 조선군에게 발각이 되어 모두 사로잡혔고
단신으로 진관사에 뛰어든 자객은 세종의 호위무사와 결투를 벌이다가 죽습니다
<울며 떠나는 최만리>
최만리는 세종에게 끝까지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조용히 진관사를 떠납니다.
그리고 울면서 독백합니다
'당대는 언제나 난세... 전하와 또한 소신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난세를 건너왔습니다..
허나 소신은 끝내 당신이 만든 문자를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그 헌신만은 인정합니다..
설령 후대와 또한 역사가 내가 옳고 당신이 틀리다 그리 판단한다 해도 오늘의 저는
당신께 집니다.
육신이 무너지고 종당엔 눈을 잃을 지경에 내몰리면서도 헌신을 멈추지 않았던 당신의
이 나라 조선에 대한 당신의 그 헌신에 지는 것입니다....'
<조선왕비의 정성에 감복하는 황제>
한편 세종의 아내 소헌왕후 심씨는 아들 수양대군과 함께 직접 요동 명 황궁에 찾아가
황제를 알현하고 어미의 정성으로 만든 옷이라며 따뜻한 솜옷을 건넵니다.
이에 황제는 감복하여 눈물을 떨굽니다.
<수양대군과 소헌왕후>
조선 땅으로 돌아오기 전 소헌왕후는 자신의 둘째 아들 수양대군에게 어미로써 부탁을 합니다
자신을 보필하여 명 황궁에 무사히 다녀왔던 것 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부왕과 또한 후일의 지존인 세자를 잘 보필하여 달라고...
수양대군은 약속을 꼭 지키겠노라 다짐합니다.
그러나 실제 역사는 그 다짐을 깨고야 맙니다.
수양대군은 후일 형인 문종이 일찍 죽고 어린 조카 단종이 즉위하자 김종서,황보인 등의 재상들을 모두 제거하고
종당에는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스스로 왕위에 올라 '세조' 가 됩니다.
그리고 단종을 노산군으로 강등한다음 결국엔 사약을 내려 죽게 한 장본인입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고 매우 씁쓸하고 안타깝기 그지없었습니다.
<세종이 맞춘 글자 '안해' >
시간이 흘러 1446년 세종 28년 10월.
드라마에서 직접 그리진 않고 간접적으로 그렸으나
훈민정음 반포 직전 소헌왕후는 세종보다 일찍 세상을 뜨고 맙니다.
세종은 금속활자들을 하나하나씩 맞추어 '안해('아내' 의 옛 말)' 라는 글자를 맞추어
아내 소헌왕후에 대한 그리움을 간접적으로 드러냅니다.
<소헌왕후 심씨에 대한 조문과 반포에 대한 명나라의 허락>
명 황제의 칙사는 세종을 알현하는 자리에서
소헌왕후에 대한 명 황제의 깊은 조의를 표하였고 , 또한 훈민정음의 반포를 지지한다는 명을 전달합니다
<알 수 없는 중국어를 하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우는 칙사>
세종을 알현하고 나오는 칙사는 세자 앞에서 혼잣말로 무어라 중얼거린 다음
알 수 없는 미소를 띄우고 지나갑니다.
세자가 무슨 말이냐고 통역 신숙주에게 묻자 신숙주는 해석을 합니다
'한 사람의 눈 먼 자가 만인의 눈을 뜨게 하였다'
<훈민정음을 반포하는 세종>
마침내 경복궁 문무백관이 모인 자리에서 세종은 '훈민정음' 을 반포합니다.
훈민정음 반포 서문은 너무 유명하지요
'나랏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가 서로 맞지 않으니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스스로의 뜻을 능히 펴지 못하는 자가 많으니라.
이에 과인은 새로 28자를 만들었으니 조선 만백성으로 하여금 쉽게 익혀 날로 씀에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뿌듯해하는 영의정 '황희' >
<도포를 입고 어린아이들과 어울리는 세종>
세종은 궁 밖으로 나와 잠행을 하며 어린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주고 놀아줍니다.
<장영실에게 세종의 정체가 무엇이냐 묻는 꼬마아이>
세종이 놀아주던 꼬마아이는 세종을 보필하던 장영실에게 저 할아버지는 뭐하는 사람이냐고
묻는다.
<꼬마의 물음에 대답하는 장영실>
이에 장영실은 대답한다
'이 땅에서 가장 높은 이다. 또한 가장 낮은 자이기도 하지.
단 한 명의 백성도 그에겐 하늘이고 땅이고 우주였다'
<마지막 장면>
이 장면을 끝으로 대왕세종은 막을 내립니다.
지난 10여개월 동안 함께했던 대왕세종을 떠나보내는 게 쉽지가 않네요.
이 리뷰도 세종대왕님이 창제하신 한글 덕분에 쓸 수 있는 것이니
우리는 정말 복 받은 민족입니다.
세종대왕님께 큰 절 올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세종대왕님. 당신은 우리의 오래된 미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