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고양이 아빠된 내 남편~ [펌]
지난 초여름 600원씩 주고 우리부부가 성남 모란시장에서 사온
일곱마리 병아리들은 ~
우리집 진돗개 복님이에게 모두 물려죽고 ~
겨우 두마리 생존한 병아리들은 ~
어엿한 어른 토종닭이 되었다~
나는 불쌍한 병아리를 잡아 먹지 말고 알를 낳게 키우자고 말하고 ~
남편은 잡아먹자 우기다가~
내남편과 나의 끝없는 입씨름에도 불구하고~
토종 닭들은 너무 일를 저질러 대고
나의 텃밭에 채소를 깡그리 먹어 치워서 남편이 원하는대로~
나는 백기를 들고
오늘 잡아서 백숙를 하였다~
남편은 나의 시선를 가능한 피하여 닭을 잡아서
삶은 토종닭를 ~
맛있게 뜯어 먹었다~
나는 인간이라는 동물의 합리적인 사고방식에
머리를 흔들었다~
그런데 내아들이 자동차 밑에서 웅크리고 있는 겨우 눈를 뜬 ~
어른 주먹만한 예쁜 새끼 고양이를 잡아왔다~
아마도 동네에 다니는 도둑 고양이 새끼인듯 보였다~
너무나 작은게 앙증 맞고 귀여워서 나는 수건에 싸서 안고 다녔다~
에전엔 페르시안 고양이를 키운적이 있는 남편은 ~
도둑 새끼 고양이를 목욕시킨 다음
우유를 덮혀 먹였다~
그리고 남편은 침대에 낮잠 잘때도 ~
새끼 고양이를 배위에 안고 잤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날때는 ~
나에게 조심스럽게 넘겨주고
새끼 고양이를
깨진 사기그릇 다루듯이 하였다~
돈도 안되고 병아리처럼 잡아먹을수도 없는 ~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새끼 고양이를
매우 경제적이며 계산적인 남편의 방법으론 이해하기 곤란하다~
고양이는 삶아 먹을수도 없을텐데 ~
비싼 분유 사다가 애키우듯 하는 것이
남편의 경제성 논리하곤 영 거리가 멀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러나~나는
계산적인 남편보다 경제적 논리론 억망 일지라도
작은 도둑 새끼 고양이를 품에 안고 있는 ~
여지없는 고양이 아빠인 내남편이 ~
훨 인간적 이라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