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선생님은
아이들의 이름을 누구보다 빨리 기억해
불러 주는 선생님.
수업시간에는 그 이름 하나하나를
높낮이 없는 눈으로 바라볼 줄 아는 선생님.
뿔난 송아지 같은 아이들은
학년 초에 꽉 잡아야 1년이 편하다고
떠벌리고 다니지 않는 선생님.
점심시간에 무슨 맛있는 음식을 먹을지
고민하기보다는 아이들이 모두 도시락을
싸가지고 왔는지 늘 관심을 가지는 선생님.
부모의 직업이나 아파트의 평수,
혹은 자가용의 배기량에 따라
아이들을 구분하지 않는 선생님.
학급 환경 정리를 하는 데
화분이며 거울이 필요하다고
부모들에게 전화를 걸지 않는 선생님.
잘 노는 것도 중요한 공부라고
아이들 앞에서 한 번이라도
자신 있게 말한 적이 있는 선생님.
학부모를 만났을 때
아이들의 성적 이야기를
제일 중요한 화두로 삼지 않는 선생님.
영화'여고괴담'을 보고 나서
교사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불순한 영화라고 벌컥 화를 내지 않는 선생님.
내가 멋진 교육을 해야 학교가 변한다고 믿는
소박하지만 신념이 강한 선생님.
전교조나 참교육이라는 말을 들을 때
색안경을 끼고 대하지 않는 선생님
북녘의 아이들의 굶주리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아이들하고 단 한번이라도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 선생님
바로 그런 선생님이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이다.
- [외로울 때는 외로워하자] 안도현 -
아이의 눈만큼 정확한 눈은 없습니다.
아이의 감정만큼 솔직한 감정도 없습니다.
아이의 눈에 좋은 선생님은
진짜 좋은 선생님입니다.
- 눈은 정말 마음의 창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