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의 발찌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저는 외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에서 모시게 된 것이죠.
사춘기가 되면서
잔소리가 많은 할머니를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방이 없어서 제 방에서 지내셨기에
혼자 있고 싶었던 저는 짜증을 내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중학교 때
할머니는 교통사고가 나서 다리를 절게 되셨습니다.
그전까지 참 깔끔하고 옷차림이 단정했었는데
거동이 불편하셔서인지
몸에서 언제부턴가
시큼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나 할머니랑 방 쓰기 싫어!"
왜이리 생생하게 기억납니까?
부모님은 방이 두 개 더 많은 집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방이 달라져도
반갑게 맞아주시는 외할머니의 미소는 그대로였건만
전 왜인지 외할머니가 싫었습니다.
별다른 이유가 없이 내 기분대로...그냥...
세월이 흘러 저도 아이를 가진 부모가 되고 보니
그때의 제가 참 철이 없었습니다.
외할머니는 제가 대학교 때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실 때
외할머니의 발에 제가 초등학교 때 선물했던
발찌가 있는 걸 보고
가슴이 쿵-할 정도로 깜짝 놀랐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지금은 알 것 같습니다.
외할머니가 어떤 마음으로 저를 보듬어 주셨는지
본인이 싫다는 외손녀를 보며 얼마나 가슴 아파하셨을지....
- 한혜진(새벽편지 가족) -
뵐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수도 있는
어르신들께 오늘은 찾아뵈어 따뜻한
인사말씀... 건네 봅시다!
- 내리 사랑!...언제나 뭉클입니다 -
땡글이76의 최근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