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 아들
아버지와 저는 사이가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무뚝뚝하고 말이 없으시며 누굴 칭찬하는 법이 없는 분이었습니다.
부잣집 도련님으로 태어나 학교 교감으로 계신 아버지의 눈에 저는 부족하기만 한 자식이었습니다.
공부도 못했고, 대학도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중퇴했습니다. 장사를 해서 성공한다고 큰소리쳤지만 크게 빚만 진 뒤 6개월도 되기 전에 접어야 했죠. 레스토랑에서 일하겠다고 말씀드리자 아버지는 미래가 없다며 재떨이까지 던지면서 반대하셨습니다. 하지만 전 아버지 말씀을 듣지 않았죠.
외식산업은 일하기 힘든 분야였습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거칠었고, 욕 듣고 주먹으로 맞는 일도 있었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주방을 책임지는 입장이 되긴 했지만, 선택을 잘한 것일까 저 스스로도 궁금해지더군요..
"돈도 안 되고 쉬지도 못 하는 거, 뭐 때매 하느냐!" 화가 나서 소리치는 아버지의 음성이 자꾸만 들리는 것 같더군요.
최근에 여동생이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예식이 열리던 날 당일, 처음 뵙는 아버지의 친구 분들이 저를 보며 한마디씩 하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