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중학생 때 일입니다. 수련회비를 내려고 학교 행정실에 찾아갔습니다. 간 김에 아들을 보려고 기다리는데 저 멀리서 아들이 부축받으며 걸어왔습니다.
“어떻게 된 거니?”
“밥 빨리 먹으려고 뛰다가 바닥에 물이 있는 걸 못 보고 미끄러졌어요.”
진료 결과, 뼈가 부러져 일주일 동안 깁스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또 아들에게 일이 생겨 학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익철이 담임인데요. 아이가 등교하다 버스 문에 머리를 부딪쳤는데, 좀 어지럽다고 해서요. 지금 학교로 오실수 있으세요?”
나는 직장에서 중요한 일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아들에겐 미안했지만 일을 처리한 뒤에 급히 학교로 향했습니다. 양호실에 들어가자 아들을 보살피던 선생님이 나를 이상한 눈초리로 보더니 거듭
“익철이 잘 부탁드립니다.”
라고 당부했습니다. 병원에서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익철아, 선생님이 널 부탁한다고 두번이나 말씀하시더라.”
“엄마가 계모인줄 아세요. 문밖에서 담임선생님과 양호선생님이 하시는 말씀 엿들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아니라고 말했어요.”
나는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아이가 아픈데도 당장 오지 않으니 오해받을 만하다 싶은 한편 속상한 마음을 감출수 없었습니다.어느덧 아들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직장 다니느라 잘 챙겨 주지도 못하는데 아이는 엄마를 이해하는 착한 아들로 자랐네요.
“아들아! 항상 고맙다.”
<좋은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