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고백

온리원럽 작성일 13.03.23 23: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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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데리고 외출했는데, 한 할머니가 웃으며 다가오셨습니다.

“아이고, 고놈 참 잘생겼네! 누구 닮았수?”

“아빠 판박이예요.”

“몇 개월 이유?”

“7개월 됐어요.”

“세상에! 돌 된 애라고 해도 믿겄네. 장군감이야!”

할머니 옆에는 파지가 가득 쌓인 낡은 손수레가 있었습니다.
잠시 손수레를 쳐다보다 아기에게 시선을 돌리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할머니가 아기 볼과 이마를 만지시는 게 아니겠어요.
꺼림칙해서 곧장 집으로 가 아기 얼굴을 닦아 줬습니다.

어느 날 아기를 안고 나갔는데, 아기가 어딘가를 쳐다보며 방긋 웃었습니다.
며칠 전에 본 할머니가 손수레를 끌고 지나가셨습니다.
눈이 마주치자 할머니는 손을 흔드셨습니다.
고개 숙여 인사하고 나니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친정 엄마에게 전화해 할머니 일을 털어놓았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엄마가 말씀하셨습니다.

“난 너 키울 때 거름 만지고 비누칠할 시간도 없어서 물로 대충 씻고 젖 물렸다.
할머니 손이 더럽다고? 네 심보보단 깨끗하겠다! 나는 너를 그렇게 안 키웠는데 왜 그리 마음이 비뚤어졌어?”

그 뒤 매일 아기를 보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부모의 본보기만큼 좋은 인성 교육은 없다는 걸 알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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