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어머니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글을 떠듬떠듬 읽기만 할 뿐, 쓰신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못난 아들에게 사랑을 전하기 위해 글쓰기를 배우셨답니다.
“이 언마가 글시 잘 모서 편지럴 하고 십어도 용기 내어서 한다
(이 엄마가 글씨를 잘 못 써서 편지를 하고 싶어도 못했는데 용기 내서 쓴다).”
로 시작되는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많이도 흘렸습니다.
75년 만에 처음으로 편지 쓰시는 어머니 모습을 떠올리니 가슴이 아렸습니다.
“언마 인생 너는 전부이다. 너 떠무내 나는 살고 잇다. 그시러 보지 말고 언마 마음을 일거라
(엄마 인생에 네가 전부다. 너 때문에 나는 살고 있다. 글씨를 보지 말고 엄마 마음을 읽어라).”
어머니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리며, 어떤 일이 있어도 다시는 이곳에 들어오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며칠 뒤 나는 어머니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 감사합니다.”
라는 답장을 보냈습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매주 한 통씩 편지를 보내십니다.
젊은 사람도 편지 한 통 쓰기 쉽지 않은데, 늙은 어머니는 얼마나 힘에 부치실까요.
그럼에도 정성 들여 편지 쓰시는 어머니 사랑 앞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내가 이곳에 들어온 후 생신날 미역국도 드시지 않는 어머니.
내가 출소하는 날이 당신 생일이라 하십니다.
그 큰 사랑, 이제야 깨닫습니다.
어머니 마음 아프게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으며 간절히 기도합니다.
부디 어머니가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