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때 아이큐(지능지수) 검사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선생님은 답안지에 답을 어떻게 쓰는지 설명해주면서, 이름이 네 글자거나 외자(한글자)인 사람은 얘기하라고 하셨죠.
그때 친구가 쿡쿡 찌르며 “선생님이 너 부르잖아!” 하는 거예요.
놀라서 손을 들었더니, 선생님이 “그래, 네 이름이 뭐니?” 하고 물으셨죠.
“외자인데요.” 하니 선생님은 “외자야? 이름이 뭔데?” 하셨어요.
“외자인데요.” 라고 다시 말씀드렸죠.
선생님은 빙그레 웃으며 “그래. 외자인데 이름이 뭐냐고?” 하고 물으셨습니다.
“외자라고요, 선생님.”
선생님은 조금 짜증이 나셨는지 “이름이 외자면 성은 뭐니?” 하셨습니다.
“성은 김인데요.” 하니 “그럼 네 이름이 김한자냐?” 하시는 겁니다.
답답한 나머지 “아니요. 한자가 아니라 외자라고요.” 하고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안되겠다며 출석부를 펴내 이름을 찾더니 이내 박장대소하셨습니다.
“네 이름이 외자냐?”
그렇습니다.
내 이름은 김외자입니다.
이름이 한글자인 외자가 아니고요.
이 일로 반 친구들도 내 이름을 확실히 기억했습니다.
나는 내 이름이 좋습니다.
사람들이 한 번 들으면 절대 안 잊어버리니까요.